작은 용기
“소연 씨, 이거 한번 읽어보세요.”
준혁이 작은 책 한 권을 내밀었다.
표지는 낡았지만, 제목은 선명했다.
『작은 용기』 — 그가 좋아하는 책이라고 했다.
나는 조심스럽게 책을 펼쳤다.
첫 장에는 연필로 적힌 글귀가 있었다.
“누군가의 따뜻함을 믿는 순간, 우리는 조금 더 용감해진다.”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마음이 찡했다.
마치 지금의 나를 위한 말 같았다.
“이 책… 준혁 씨가 적은 거예요?”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대학 시절에요. 그땐 세상이 너무 커서, 나 자신이 작게 느껴졌거든요.”
나는 책을 꼭 쥐었다.
그의 과거가, 그의 현재를 더 따뜻하게 만들고 있다는 걸 느꼈다.
“저도… 그런 기분 자주 느껴요.
면접장에서, 사람들 앞에서,
내가 너무 작고 투명한 존재처럼 느껴질 때가 많아요.”
그는 조용히 내 말을 들었다.
그리고 커피를 내리던 손을 멈추고 말했다.
“소연 씨는 작지 않아요.
적어도 이 공간 안에서는, 누구보다 선명해요.”
그 말에, 나는 숨이 막히는 듯했다.
그가 나를 그렇게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
내 안의 무언가를 흔들었다.
그날, 나는 처음으로
그에게 내 마음을 조금 열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조심스럽게, 아주 천천히.
밖은 맑았고,
카페 안에는 라벤더 향이 은은하게 퍼지고 있었다.
그 향기 속에서, 나는
내가 조금 더 용감해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믿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