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마음속에 내마음을 담는다(2)

빈공간에 새기는 이름

by 이 범

빈 공간에 새기는 이름
사랑은 비워냄입니다. 내 안의 무언가를 덜어내고, 그 자리에 당신을 채워 넣는 것. 나는 내 마음속 가장 깨끗한 방을 비웠습니다. 먼지를 털어내고, 창문을 열어 바람을 들였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당신의 이름을 불러 담았습니다.
당신의 이름은 참 예쁜 소리였습니다. 입술에 닿으면 꽃잎처럼 피어나고, 혀끝에서는 이슬처럼 영롱했습니다. 나는 하루에도 수십 번 당신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 밥을 먹으면서, 길을 걸으면서, 잠들기 전 어둠 속에서.
당신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내 마음은 조금씩 당신의 것이 되어갔습니다. 마치 물이 땅속 깊이 스며들듯, 당신은 내 영혼의 가장 깊은 곳까지 적셔주었습니다. 그렇게 나는 당신으로 가득 찼고, 당신은 나로 채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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