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18)

마주보다

by seungbum lee

“여기… SNS에서 보고 왔어요.”
젊은 여성이 책방 문을 열고 들어왔다.
소연은 놀란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이제 이 작은 공간이, 누군가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는 증거였다.

그녀는 책장을 둘러보다가, 한 권을 꺼냈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요즘 너무 지쳐서요.
이런 문장이 필요했어요.”

소연은 그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말은, 예전의 자신과 너무 닮아 있었다.

손님이 떠난 뒤, 소연은 창가에 앉아 조용히 숨을 골랐다.
그때, 휴대폰에 메시지가 하나 도착했다.
“소연아, 오랜만이야. 잘 지내?”
보낸 사람은, 대학 시절 함께 취업을 준비했던 친구.
그 친구는 지금 대기업에 다니고 있었다.

소연은 잠시 망설이다가, 답장을 쓰지 않았다.
그 대신, 책방 안을 천천히 둘러봤다.
책장, 커피 향, 그리고 창밖의 햇살.
이 공간은, 그녀가 선택한 삶의 풍경이었다.

“괜찮아요?”
준혁이 다가와 물었다.
소연은 조용히 말했다.
“예전엔… 누군가의 시선이 무서웠어요.
지금은… 내가 만든 이 공간이 더 중요해요.”

그 말에, 준혁은 조용히 그녀의 손을 잡았다.
“소연 씨는…
자기 삶을 선택할 줄 아는 사람이에요.
그게 얼마나 멋진 일인지, 알아요?”

그날, 소연은 처음으로
자신의 과거와 마주하면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이제,
누군가의 기준이 아닌
자신의 온도로 살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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