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17)

첫손님 첫확신

by seungbum lee

“여기… 책방 맞죠?”
낯선 청년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조심스러운 발걸음, 어딘가 지친 얼굴.
소연은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마음이 쉬어가는 책방이에요.
커피도 함께 드릴 수 있어요.”

그는 책장을 천천히 둘러보다가, 한 권을 꺼냈다.
『지쳤을 때 꺼내 읽는 문장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요즘… 많이 지쳐서요.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게, 참 다행이에요.”

소연은 그 말에 마음이 찡했다.
그가 책을 들고 앉은 자리,
바로 그녀가 처음 앉았던 창가 구석이었다.

그 순간, 소연은 깨달았다.
자신이 만든 이 공간이
누군가에게 처음의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것.
그건 생각보다 더 큰 의미였다.

준혁이 조용히 다가와 말했다.
“소연 씨, 오늘 그 손님…
예전의 소연 씨 같았어요.”
소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그래서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어요.”

그날, 책방은 조용했지만
그 안엔 깊은 울림이 있었다.
소연은 창밖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이 공간이…
누군가의 하루를 바꿀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해요.”

준혁은 그녀의 말에 미소 지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
“소연 씨는…
누군가의 하루뿐 아니라,
제 인생도 바꿔주고 있어요.”

그 말에, 소연은 조용히 웃었다.
밖은 노을이 지고 있었고,
책방 안엔 따뜻한 불빛이 퍼지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의미인지
조금 더 분명히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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