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20)

그마음아닿는곳

by seungbum lee

“여기, 요즘 동네에서 소문났어요.”

중년 부부가 책방 문을 열고 들어왔다.

소연은 놀란 눈으로 그들을 바라봤다.

“조용하고 따뜻한 공간이라길래… 와봤어요.”


그들은 책장을 천천히 둘러보며, 서로에게 책을 권했다.

『함께 읽는 사랑』이라는 책을 고른 뒤,

남편이 조용히 말했다.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게… 참 고맙네요.”

소연은 그 말에 마음이 뭉클했다.

이 공간이 누군가의 일상에 작은 위로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

그녀에게는 가장 큰 보람이었다.


손님들이 떠난 뒤, 준혁이 다가왔다.

“소연 씨, 오늘… 정말 멋졌어요.”

그의 눈빛은 따뜻했고, 진심이었다.


“준혁 씨.”

소연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 공간이… 저한테는 단순한 책방이 아니에요.

처음으로, 제가 누군가에게 의미가 될 수 있다는 걸 느끼게 해준 곳이에요.”


그 말에, 준혁은 조용히 그녀의 손을 잡았다.

“소연 씨는… 처음부터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사람이었어요.

그걸 이제야 알게 된 건, 제 몫이에요.”


그 순간, 두 사람 사이엔 말보다 깊은 감정이 흘렀다.

밖은 노을이 지고 있었고,

책방 안엔 부드러운 재즈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소연은 처음으로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리고 준혁 역시,

그 마음을 조심스럽게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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