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21)

같은방향

by seungbum lee

“이번 주말에 독서 모임 열어볼까요?”

준혁이 말했다.

소연은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웃었다.

“좋아요.

책방이 이제 진짜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에요.”


그들은 함께 포스터를 만들고, SNS에 공지를 올렸다.

‘달빛 서재 독서 모임 — 조용한 문장 속에서 나를 만나는 시간’

신청자는 생각보다 많았다.

그 중엔 지난번에 왔던 청년도 있었고,

처음 보는 얼굴들도 있었다.


모임 당일, 책방은 따뜻한 조명 아래 조용한 설렘으로 가득했다.

사람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꺼내놓았고,

소연은 그 속에서 자신이 만든 공간이

누군가의 마음을 열게 한다는 걸 실감했다.


모임이 끝난 뒤, 준혁과 둘만의 시간이 찾아왔다.

“소연 씨, 오늘… 정말 멋졌어요.”

그의 말에 소연은 조용히 말했다.

“이 공간이… 이제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게 좋아요.

함께 만든 거니까요.”


준혁은 잠시 말이 없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소연 씨.”

그의 눈빛은 흔들림 없이 깊었다.

“이제는… 함께 걸어가고 싶어요.

이 공간처럼,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그 말에, 소연은 숨을 고르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요.

준혁 씨가 있어서,

이 길이 더 따뜻해졌어요.”


밖은 달이 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조금 더 가까이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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