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71)

다음장을 펼치다

by 이 범

“소연 님, 혹시 다음 달 문학잡지 기획 보셨어요?”
출판사 편집자가 책방을 다시 찾았다.
“‘공간이 품은 문장들’이라는 특집인데,
달빛 서재를 중심으로 연재를 제안하고 싶대요.”

소연은 놀란 듯 말했다.
“연재요…?
책방 이야기를 계속 써나가는 거예요?”

편집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책방을 중심으로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소연 님의 시선이 담긴 글을
매달 실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날, 소연은 책방 구석에 앉아
준혁과 함께 제안서를 읽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 공간이…
이젠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담고 있잖아.
그걸 글로 계속 이어간다면…”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건 책방을 지키는 또 다른 방식이야.
그리고 네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고.”

소연은 창밖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 “책방은 멈춰 있는 공간이 아니라,
> 계속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자리였네요.”

밖은 초가을의 햇살이 부드럽게 퍼지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클래식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다음 장을 펼치는 선택 앞에서
서로의 마음을 다시 확인했고,
그 마음은 더 넓은 이야기를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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