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흐르는 자리
“소연 씨, 첫 연재 원고 마감이 다음 주예요.”
편집자의 말에 소연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책방을 배경으로 한 첫 글.
그녀는 창가에 앉아 노트를 펼쳤다.
“책방은 조용한 숨을 품고 있다.
그 숨결은 사람들의 마음을 조심스럽게 안아준다.”
소연은 그 문장을 적고 나서
잠시 눈을 감았다.
그 문장 속엔 그녀가 지켜온 시간과
준혁과 함께 만든 온기가 담겨 있었다. 준혁은 커피를 내리며 말했다.
“요즘 너, 글 쓸 때 표정이 달라졌어.
조금 더 단단해졌다고 해야 하나…”
소연은 웃으며 말했다.
“책방이 나를 단단하게 만든 것 같아.
그리고… 너도.”
그날, 두 사람은 책방 구석에 앉아
연재 원고를 함께 검토했다.
준혁은 한 문장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문장…
꼭 너 같아.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
밖은 초가을의 바람이 창을 흔들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재즈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글이 흐르는 자리에서
서로의 마음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이야기를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