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사 이성준의 아들
첨사 이성준의 아들
1850년, 전라도 영광.
이기영은 스무 살의 청년이었다. 그는 첨사(僉使) 이성준(李成俊)의 아들로 태어났다.
이성준은 무관으로서 지방 진(鎭)의 군사를 통솔하는 첨사 벼슬을 지낸 인물이었다. 겉으로는 온화하고 부드러워 보였지만, 속으로는 강철 같은 원칙을 지키는 외유내강(外柔內剛) 형의 사람이었다.
"기영아."
어느 날, 이성준이 아들을 불렀다.
"아버님, 부르셨습니까?"
"네가 무과에 응시하겠다고 했지?"
"예, 아버님."
이성준은 잠시 침묵했다. 그의 얼굴은 부드러웠지만, 눈빛만은 예리했다.
"무인(武人)의 길은 쉽지 않다. 칼을 든다는 것은 목숨을 거는 일이다."
"알고 있습니다, 아버님."
"하지만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이 있다."
"무엇입니까?"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이성준이 아들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세상에는 두 가지 무인이 있다. 힘만 센 무인과, 의리를 아는 무인. 네가 만약 무인이 된다면, 후자가 되어라."
"명심하겠습니다, 아버님."
"나는 평생 세 가지 원칙을 지키며 살았다."
이성준이 손가락을 펴며 말했다.
"첫째, 약한 자를 괴롭히지 않는다. 둘째, 받은 은혜는 반드시 갚는다. 셋째, 옳지 않은 명령은 따르지 않는다."
"아버님..."
"이 세 가지만 지킨다면, 비록 높은 벼슬은 하지 못해도 떳떳한 무인이 될 수 있다."
이기영은 아버지의 가르침을 가슴 깊이 새겼다. 이 원칙주의는 후에 이기영, 이충헌, 이산갑 三代에 걸쳐 이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