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회의
무관의 회의
1875년, 이기영은 마흔다섯이 되었다.
그는 전라도 일대에서 크고 작은 난을 일곱 번이나 평정했다. 조정에서는 그의 공을 높이 사 여러 차례 승진과 포상을 내렸다.
"이 장군, 한양으로 올라가 훈련대장을 맡으시오."
대신들이 권유했다.
하지만 이기영의 마음은 무거웠다.
어느 날, 그는 아버지 이성준을 찾아갔다.
"아버님, 저는... 더 이상 칼을 들고 싶지 않습니다."
이성준은 아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기영의 눈에는 깊은 회의가 담겨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느냐?"
"제가 평정했다는 민란들을 생각해보면, 대부분 탐관오리 때문에 일어난 것이었습니다. 백성들은 너무 배가 고파서 들고 일어난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칼로 문제를 해결했지만, 근본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탐관오리는 있고, 여전히 백성은 굶주립니다."
이성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깨달았구나."
"예?"
"무력으로는 근본을 바꿀 수 없다. 진정한 변화는 백성을 깨우치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성준이 아들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기영아, 너는 이제 칼을 내려놓고 붓을 들어라. 백성을 가르쳐라. 그것이 진정한 무인의 길이다."
"아버님..."
"무인이란 칼을 쓰는 사람이 아니다. 백성을 지키는 사람이다. 칼이 아니라 배움으로도 백성을 지킬 수 있다."
이기영은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는 자신이 평생 고민했던 답을 이미 알고 계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