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76)

작은변화들

by 이 범

“소연 씨, 이쪽 벽에 책장 하나 더 놓으면 어떨까요?”
준혁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요즘 손님들이 글쓰기 책을 많이 찾더라고.
조금 더 넓게 펼쳐보면 좋을 것 같아서.”



소연은 벽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책방이 조금씩 달라지는 게
우리의 시간도 함께 자라는 것 같아요.”

그날, 두 사람은 책방의 구조를 조금 바꾸었다.
창가 자리엔 작은 화분이 놓였고,
벽엔 손님들이 남긴 메모를 모은 코너가 생겼다.




소연은 그 메모들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이 공간이…
사람들의 마음을 담는 그릇이 되어가고 있어요.”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리고 그 그릇 안엔
너와 나의 시간도 함께 담겨 있지.”

저녁이 되어 책방이 조용해지자,
두 사람은 작은 식탁에 마주 앉았다.
소연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준혁아,
우리… 이 공간을 넘어
진짜 함께 살아가는 걸 시작해볼까?”

준혁은 놀란 듯 그녀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나도 그 생각,
매일 하고 있었어.”





밖은 초가을의 바람이 창을 흔들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클래식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작은 변화들 속에서
서로의 마음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계절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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