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78)

함께 꾸미는 풍경

by 이 범



“소연 씨, 이 화분 어때요?”

준혁이 작은 다육이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햇살 잘 드는 창가에 놓으면

아침마다 기분이 좋아질 것 같아서.”



소연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우리 집에 첫 식물이네요.

책방처럼 조용히 숨 쉬는 느낌이에요.”


그날, 두 사람은 새 집을 함께 꾸몄다.

낡은 커튼을 걷고,

작은 책장을 조립하고,

주방엔 두 사람이 좋아하는 찻잔을 나란히 놓았다.


소연은 벽에 작은 액자를 걸며 말했다.

“이 공간이…

우리의 글과 마음을 담는 또 다른 책방 같아요.”


준혁은 그녀 옆에 서서 말했다.

“책방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품고,

이 집은 우리 둘의 이야기를 품겠지.”


저녁이 되어 마당에 앉은 두 사람은

조용히 감나무를 바라보았다.

바람에 흔들리는 잎 사이로

가을빛이 부드럽게 스며들고 있었다.


“준혁아.”

소연이 말했다.

“이 집에서 함께 살아가는 게

생각보다 더 따뜻하고, 더 조용해서 좋아.”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소연아,

너와 함께라면

어떤 공간도 이야기가 되는 것 같아.”


그날, 두 사람은

함께 꾸미는 풍경 속에서

서로의 마음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하루를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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