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80)

조룡한리듬

by 이 범

“오늘은 책방에 커피 원두 들어오는 날이에요.”
준혁이 아침 식탁에서 말했다.
“소연 씨가 좋아하는 블렌드도 주문했어요.”

소연은 웃으며 말했다.
“이제는 집에서 커피 향이 나면
책방 생각부터 나요.
우리 삶이 점점 이어지고 있네요.”

그날, 두 사람은 함께 책방으로 향했다.
가을 햇살이 골목을 따라 퍼지고 있었고,
책방 문을 여는 순간
익숙한 공기와 조용한 음악이 반겨주었다.

소연은 창가 자리에 앉아
연재 원고를 정리했다.
그녀의 문장은
조금 더 부드러워졌고,
조금 더 단단해졌다.

준혁은 커피를 내리며 말했다.
“요즘 책방 손님들이
네 글을 읽고 조용히 머물다 가요.
그게 참 좋아.”

소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 공간이
사람들의 마음을 잠시 쉬게 해주는 것 같아요.
그리고… 나도.”

저녁이 되어 두 사람은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마당의 감나무 아래 작은 등을 켜고,
조용히 차를 마시며 하루를 정리했다.

“준혁아.”
소연이 말했다.
“이 리듬이…
우리 삶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소연아,
너와 함께라면
어떤 하루도 조용한 기적이야.”

밖은 가을의 밤공기가 부드럽게 퍼지고 있었고,
집 안엔 잔잔한 기타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조용한 리듬 속에서
서로의 마음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계절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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