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아침 (平和)
평화로운 아침 (平和)
다음 날 아침.
닭이 울었다. "꼬끼오!"
이산갑은 일찍 일어나 마당에서 몸을 풀었다.
검술(劍術) 동작을 천천히 반복했다. 호흡을 가다듬고, 기(氣)를 단전(丹田)에 모았다.
"서방님, 세수물 떠왔어요."
지윤이 대야를 들고 나왔다.
"고맙소."
이산갑은 세수를 하고 마루에 앉았다.
곧 아이들이 하나둘 일어나기 시작했다.
"아부지!"
계오가 먼저 나왔다. 잠이 덜 깬 얼굴로 하품을 했다.
"잘 잤니?"
"네!"
"세수하고 와."
"네!"
계민과 의호도 곧 나왔다.
"아부지~"
"오냐, 우리 아들들."
가족이 다시 모였다.
아침상이 차려졌다. 된장국과 김치, 그리고 보리밥.
"잘 먹겠습니다!"
아이들이 합창했다.
식사를 하는 동안 계오가 물었다.
"아부지, 오늘은 산에 안 가세요?"
"응, 오늘은 집에 있을 거야."
"와! 그럼 저랑 놀아주실 거예요?"
"그래, 오늘은 아이들이랑 놀아줄게."
"야호!"
계오와 계민이 환호했다.
식사를 마친 뒤, 지윤이 학당으로 떠났다.
"애들 잘 부탁해요."
"걱정 마시오. 잘 돌볼게."
지윤이 떠난 뒤, 이산갑은 아이들과 마당에서 놀았다.
계오에게는 글자를 가르쳐주고, 계민에게는 나무칼 휘두르는 법을 알려줬다. 의호는 그냥 아버지 무릎에 앉아 까르르 웃었다.
"아부지, 저도 강해질 수 있어요?"
계오가 물었다.
"물론이지. 매일 연습하면 돼."
"그럼 나쁜 사람들을 물리칠 수 있어요?"
이산갑은 잠시 멈췄다.
"계오야."
"네?"
"힘은... 나쁜 사람을 물리치는 것보다, 좋은 사람을 지키는 데 쓰는 거야."
"좋은 사람을 지키는 거요?"
"그래. 엄니나 동생들처럼,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는 거지."
계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아부지."
"착하다."
이산갑은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후가 되자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찾아왔다.
"산갑이 형님!"
"오, 왔네."
이웃들과 담소를 나누고, 약초도 나눠줬다.
"이거 황기예요. 차로 끓여 드시면 기력이 나실 거예요."
"고맙네, 산갑이."
"별말씀을요."
해가 저물 무렵, 지윤이 돌아왔다.
"다녀왔어요."
"수고했소. 학당은 어땠소?"
"좋았어요.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하더라고요."
"다행이구려."
저녁 준비를 하고, 다시 가족이 모였다.
또 하루가 평화롭게 지나갔다.
이산갑은 생각했다.
'이런 날들이... 영원히 계속되면 좋을 텐데.'
하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폭풍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자신이 그 폭풍을 막아야 한다는 것을.
하지만 오늘만큼은.
오늘만큼은 이 평화로운 순간을 누리고 싶었다.
가족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