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당 풍경 (學堂風景)
학당 풍경 (學堂風景)
학당 건물은 소박했다.
기와지붕에 나무 기둥, 그리고 한지(韓紙)로 바른 창문.
마루에는 아이들이 앉을 돗자리가 깔려 있었다.
"자, 청소부터 합시다."
지윤이 빗자루를 들었다.
김 씨와 박 씨 아줌마도 거들었다.
마루를 쓸고, 창문을 닦고, 마당의 낙엽도 치웠다.
한 시간쯤 지나자 학당이 깨끗해졌다.
"후, 끝났다!"
"수고하셨어요, 아줌마들."
"별말씀을. 우리가 해야 할 일인걸."
청소를 마치고 차를 한 잔씩 마셨다.
"지윤 씨."
김 씨 아줌마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요즘 일본 사람들이 더 심하다면서요?"
지윤의 얼굴이 굳어졌다.
"... 네, 들었어요."
"징용도 더 많이 나간다고 하고... 식량 공출도 늘렸다고 하고..."
"우리 마을은 괜찮을까요?"
박 씨 아줌마도 불안한 얼굴이었다.
지윤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우리 서방님께서... 최선을 다하고 계세요."
"산갑이 씨 말이오?"
"네. 일본인들과 충돌하지 않으면서도, 우리 마을 사람들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계세요."
"그게 가능해요?"
"쉽지 않죠. 하지만... 해야만 해요."
지윤은 단호하게 말했다.
"우리가 무너지면 안 돼요. 특히 아이들 앞에서는."
두 아줌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아이들이 희망이니까."
"그래서 우리가 학당을 지켜야 해요. 이 아이들이 제대로 배우고, 제대로 자랄 수 있도록."
세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결의를 다졌다.
해가 떠오를 무렵, 아이들이 하나둘 도착하기 시작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열 살쯤 된 아이들부터 다섯 살짜리 꼬마들까지.
모두 밝은 얼굴로 학당에 들어왔다.
"어서 와, 얘들아."
지윤이 환하게 웃으며 맞았다.
"오늘도 열심히 공부하자."
"네!"
아이들은 제자리에 앉았다.
지윤은 교단(敎壇) 앞에 섰다.
"자, 그럼 시작하기 전에 큰소리로 읽어볼까?"
지윤이 칠판에 글자를 썼다.
"나라를 사랑하자. 겨레를 사랑하자. (愛國愛族)"
아이들이 따라 읽었다.
"나라를 사랑하자! 겨레를 사랑하자!"
목소리가 학당 안에 울려 퍼졌다.
지윤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 아이들이... 미래의 희망이에요,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