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 (193)

오후 수업 - 역사 (歷史)

by 이 범

오후 수업 - 역사 (歷史)
오후가 되자 지윤은 조심스럽게 역사 수업을 시작했다.
창문을 닫고, 문도 닫았다. 혹시 모를 일본인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얘들아,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아주 중요한 거야. 밖에 나가서 함부로 말하면 안 돼. 알겠지?"
"네, 선생님!"
아이들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지윤은 손수 그린 그림을 펼쳤다.
단군(檀君)의 그림이었다.
"우리 조선(朝鮮)은 아주 오래전, 단군할아버지께서 세우신 나라예요."
"단군할아버지요?"
"네. 그분은 곰이 사람이 된 웅녀(熊女)와 환웅(桓雄)님 사이에서 태어나셨어요."
아이들의 눈이 반짝였다.
"와, 신기해요!"
"그리고 우리 조선은 5천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어요. 아주 자랑스러운 나라죠."
지윤은 조선의 위대한 인물들을 하나씩 소개했다.
세종대왕(世宗大王), 이순신(李舜臣) 장군, 유관순(柳寬順) 누나...
"이분들은 모두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이에요."
"우리도 그렇게 될 수 있어요?"
한 아이가 물었다.
"물론이지. 너희들도 열심히 공부하고, 바르게 자라면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할 수 있어."
지윤의 목소리가 떨렸다.
"지금은... 어려운 시대예요. 우리나라가 일본에게 지배받고 있지. 하지만 언젠가는 우리가 다시 자유로워질 거야."
"정말요?"
"그럼. 반드시 그렇게 될 거야. 그러니까 너희들이 열심히 공부해서, 그날을 준비해야 해."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눈에는 희망의 빛이 있었다.
수업이 끝날 무렵.
갑자기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뭐지?"
지윤이 창문을 열어봤다.
마을 어귀에 일본 군인들이 나타나 있었다.
트럭 한 대와 함께.
"저게..."
지윤의 얼굴이 굳어졌다.
김 씨 아줌마가 다급히 달려왔다.
"지윤 씨! 큰일이야!"
"무슨 일이에요?"
"징용 나온대! 젊은 남자들을 데려간대!"
"뭐라고요?"
지윤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드디어... 이 마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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