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변화
마을의 변화 (變化)
다음 날부터 마을은 바빠지기 시작했다.
이산갑의 지휘 아랫사람들이 움직였다.
"자, 이 쌀은 항아리에 담아서 땅 밑에 묻읍시다."
"여기 도토리는 말려서 가루로 만들고요."
"칡뿌리는 전분을 빼내서 보관합니다."
남자들은 산으로 들로 다니며 식량을 구했다.
여자들은 그것들을 가공했다.
지윤도 앞장섰다.
"여러분, 이렇게 하면 도토리묵을 만들 수 있어요."
"칡 전분으로는 칡국수도 만들 수 있고요."
"산나물은 말려서 보관하면 겨울에도 먹을 수 있어요."
부녀회 사람들이 열심히 배웠다.
"와, 이렇게 하는 거였구나!"
"지윤 씨는 정말 대단해요!"
"별것 아니에요. 다 옛날 방식이에요."
한편, 청년들은 이산갑에게 무술(武術)을 배우기 시작했다.
밤마다 산속 움막에 모여 훈련했다.
"호흡을 가다듬고, 기를 단전에 모으시오."
"예!"
"검을 휘두를 때는 온 힘을 한 점에 모으시오."
"예!"
젊은이들은 열심히 배웠다.
그들은 알고 있었다.
언젠가 이 기술이 필요한 날이 올 것을.
한 달이 지났다.
일본인들이 식량 조사를 나왔다.
시마다 켄죠와 순사들이 마을에 들이닥쳤다.
"식량 검사!"
사람들은 준비한 대로 움직였다.
집집마다 산에서 구한 식량들을 내놓았다.
도토리 가루, 칡 전분, 말린 나물들...
"이게 뭡니까?"
순사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도토리 가루입니다. 우리는 이걸로 밥을 지어먹습니다."
"쌀은?"
"쌀은... 별로 없습니다. 다 공출로 내드렸잖아요."
순사는 의심스러운 눈으로 집 안을 뒤졌다.
하지만 쌀은 보이지 않았다. 모두 땅 밑에 숨겨져 있었으니까.
"흠..."
시마다도 직접 몇 집을 검사했다.
하지만 역시 숨긴 쌀을 찾지 못했다.
"이산갑!"
시마다가 이산갑을 불렀다.
"예."
"정말 쌀이 없소?"
"네. 다 공출로 내드렸습니다. 우리는 산에서 나는 것으로 연명하고 있습니다."
이산갑은 침착하게 대답했다.
시마다는 그를 노려봤지만,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좋아. 하지만 다음 달에도 약속대로 공출해야 하오."
"알고 있습니다."
시마다 일행이 떠났다.
마을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휴우..."
"다행이다..."
이산갑은 사람들을 모았다.
"잘하셨습니다. 하지만 방심하면 안 됩니다. 계속 조심해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산갑이 형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