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195)

비상 회의 (非常會議)

by 이 범

그날 밤.

이산갑의 집에 마을 어른들이 모였다.

이장(里長), 유지(有志) 몇 명, 그리고 청년회(靑年會) 대표.

모두 무거운 얼굴이었다.

"산갑이, 자네 오늘 큰일을 했네."

이장이 말했다.

"10명을 구했어. 하지만..."

"하지만 대가가 너무 크네."

다른 어른이 걱정스럽게 말했다.

"식량 공출 20% 증가라니... 어떻게 감당하나?"

"그리고 부역까지..."

방 안이 무거운 침묵에 잠겼다.

이산갑은 조용히 말했다.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자네 혼자?"

"아니요. 우리 모두가 함께해야 합니다."

이산갑이 사람들을 둘러봤다.

"식량 공출을 늘리라고 했지만, 방법이 있습니다."

"무슨 방법?"

"산에서 나는 것들을 활용하는 겁니다. 도토리, 칡뿌리, 산나물... 이런 것들을 모아서 식량으로 대체하고, 쌀은 최대한 숨기는 거죠."

"하지만 일본인들이 조사하면?"

"그래서 우리가 더 조직적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이산갑은 계획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각 가정마다 쌀을 땅에 묻어 숨기고, 대신 산에서 구한 것들로 겉으로 보이는 식량을 늘립니다."

"그리고 부역은... 제가 사람들을 조직해서 최소한의 인원으로 돌아가면서 하게 하겠습니다."

사람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봤다.

"가능할까?"

"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우리 마을이 무너집니다."

이산갑의 목소리가 단호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뭔가?"

"청년들을 훈련시켜야 합니다."

"훈련?"

"네. 언젠가는... 이 땅을 되찾아야 합니다."

방 안이 다시 조용해졌다.

위험한 말이었다.

하지만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다.

그들도 알고 있었다.

언젠가는 싸워야 한다는 것을.

회의가 끝나고 사람들이 돌아간 뒤.

지윤이 차를 들고 왔다.

"수고하셨어요."

"고맙소."

이산갑은 차를 홀짝였다.

"걱정되시죠?"

지윤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응..."

"하지만 서방님이라면 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 믿음이 고맙소."

이산갑은 창밖을 바라봤다.

달이 밝았다.

"지윤."

"네?"

"학당은 계속 해야 하오."

"예?"

"아무리 어려워도, 학당만큼은 계속되어야 해요. 아이들의 교육을 멈추면 안 돼요."

지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요. 걱정 마세요. 제가 지킬게요."

"고맙소."

두 사람은 서로 손을 잡았다.

창밖으로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도 빛은 있었다.

희망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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