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 (198)

마을의 미래 (未來)

by 이 범

마을의 미래 (未來)
그날 밤, 저녁을 먹고 아이들을 재운 뒤.
이산갑과 지윤은 다시 마주 앉았다.
"오늘 시마다가 왔었소."
"또요?"
"응. 부역 일정을 확인하러."
"어떻게 됐어요?"
"다음 주부터 도로 공사에 사람들을 보내야 해요. 10명씩 교대로."
"힘들겠네요..."
"어쩔 수 없소. 하지만 징용 가는 것보단 낫지."
이산갑은 한숨을 쉬었다.
"그나저나... 조병수와 박성표 재판이 다음 달이래요."
"정말요?"
"응. 정혁제 형사가 증거를 확실히 잡았대요."
"다행이에요. 그 악당들이 드디어..."
"하지만 시마다가 가만있지 않을 거요. 총독부에 손을 쓸 거예요."
"그럼 어떡하죠?"
"우리도 준비해야지. 한도회에서 여론을 만들 겁니다."
이산갑은 결연한 표정이었다.
"이번 기회에 친일파들을 확실히 응징해야 해요."
지윤은 남편의 손을 잡았다.
"조심하세요. 위험할 거예요."
"알아요. 하지만 해야 할 일이오."
두 사람은 한동안 말없이 앉아 있었다.
창밖으로 달빛이 스며들고 있었다.
"여보."
지윤이 조용히 말했다.
"언제쯤... 평화가 올까요?"
"글쎄요..."
이산갑은 하늘을 올려다봤다.
"몇 년이 걸릴지, 몇십 년이 걸릴지 모르겠소. 하지만..."
그는 지윤을 바라봤다.
"반드시 올 거요. 우리가 포기하지 않는 한."
"네."
지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아이들이 자유로운 나라에서 살 수 있도록... 우리가 버텨야 해요."
"그래요. 그게 우리의 사명(使命)이오."
두 사람은 서로를 껴안았다.
비록 앞길은 험하지만.
비록 고통이 기다리고 있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을 것이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미래의 희망을 위해.
이 땅의 자유를 위해.
다음 날 아침.
햇살이 찬란하게 빛났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집 안을 채웠다.
"아버지! 엄니!"
"오늘도 좋은 날이에요!"
계오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 미소를 보며 이산갑과 지윤은 다짐했다.
'이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우리는 계속 싸울 것이다.'
'희망을 잃지 않을 것이다.'
학당에서는 오늘도 아이들의 낭랑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나라를 사랑하자! 겨레를 사랑하자!"
그 소리가 산을 넘고 들을 넘어 퍼져나갔다.
어둠을 밝히는 빛처럼.
절망을 뚫고 피어나는 희망처럼.
마을은 계속 버텼다.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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