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 (205)

이별의 날 (離別)

by 이 범


9월 20일.

영광 국민학교 운동장.

아침부터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징용에 끌려가는 청년들과 그 가족들.

운동장 한쪽에는 일본 군인들이 트럭을 세워놓고 대기하고 있었다.




시마다 겐죠도 나와 있었다.

"시간 되면 출발한다! 늦지 마라!"

확성기에서 거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산갑도 마을 사람들과 함께 나왔다.




철수, 영식이, 춘삼이, 용팔이.

네 명의 청년이 가족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있었다.

"엄마, 걱정 마세요. 금방 돌아올게요."

"아버지, 제가 없어도 농사 잘 지으세요."

"누나, 동생들 잘 돌봐줘."

하지만 모두 알고 있었다.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아니, 돌아온다 해도 온전한 몸으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일본 본토의 탄광과 공장은 지옥이었다.

하루 열여섯 시간 노동, 굶주림, 폭행, 질병...

그리고 미군의 폭격까지.

"출발 준비!"

군인이 소리쳤다.

청년들이 하나둘 트럭에 올라탔다.

가족들은 손을 흔들며 울었다.

"살아서 돌아와!"

"꼭 살아서!"

트럭 엔진이 요란하게 돌아갔다.

그리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산갑은 그 모습을 묵묵히 지켜봤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너희들을 지켜주지 못해서.'

트럭이 멀어져 갔다.

먼지만 남았다.

운동장에는 울음소리만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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