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 (216)

이별

by 이 범

봄, 일본군의 탄압이 심해지면서 상해에서의 활동이 어려워졌다. 의열단 조직이 발각되어 여러 동료들이 체포되었다.

화산은 백호신과 김한오를 불러 말했다.

"우리는 흩어져야 하오. 나는 충칭으로 가서 임시정부와 합류할 것이오. 자네들은 옌안으로 돌아가시오."

백호신은 아쉬웠다. 화산과 함께한 2년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치열한 시간이었다.

"언젠가 다시 만날 것이오." 화산이 백호신의 어깨를 두드렸다. "조선이 해방되는 그날, 우리는 다시 만날 것이오. 그때까지 살아남으시오."

"선생님도 무사하십시오."

화산은 마지막으로 한마디 덧붙였다. "호신, 명심하게. 혁명은 결코 쉽지 않네. 그리고 혁명가는 영웅이 되려고 싸우는 게 아니라네. 인민을 위해 싸우는 것이네. 그것을 잊지 마시게."

백호신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화산의 말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여전히 영웅이 되고 싶다는 욕망이 가득했다.

그들은 그렇게 헤어졌다. 하지만 그것은 이별이 아니었다. 훗날, 조선이 해방된 후 지리산에서, 백호신은 다시 화산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때 화산은 이현상이라는 이름으로, 빨치산 사령관으로 그의 앞에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먼 미래의 이야기였다. 지금 백호신은 옌안으로 돌아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더 강한 전사가 되어야 했다.

그리고 그의 내면 깊은 곳에서는 야망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민족 해방의 영웅이 되고 싶다는,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싶다는 과대망상이.

백호신, 본명 백정치.

그는 머슴에서 혁명가가 되었다. 아니, 혁명가라고 스스로를 믿게 되었다. 공산주의 사회가 지상낙원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혔고, 자신이 민족 해방의 영웅이라는 과대망상에 빠졌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 거짓은 아니었다. 그는 정말로 일제에 맞서 싸웠고, 동료들과 함께 피 흘렸다. 비록 그 동기가 신분 상승과 생존이었을지라도, 그가 흘린 땀과 눈물은 진짜였다.

1945년, 조선이 해방되었을 때, 백호신은 남한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남로당에 가입해 활동했다. 사회주의 혁명을 꿈꾸며, 남한을 공산화하려 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의 꿈과 달랐다. 남로당은 탄압받았고, 동지들은 하나둘 체포되거나 전향했다. 결국 백호신은 지리산으로 들어가 빨치산이 되었다.

그곳에서 그는 다시 화산을 만났다. 이현상이라는 본명으로 돌아온 옛 스승. 그는 이현상의 휘하에서 싸웠다. 산속에서, 추위와 굶주림 속에서, 국군의 총탄을 피하며.

그리고 그곳에서 백호신은 깨달았다. 혁명은 영웅을 만들지 않는다는 것을. 혁명은 오직 희생자들만 만들 뿐이라는 것을.

하지만 그때는 이미 너무 늦었다. 돌아갈 곳도, 선택할 수도 없었다. 백호신은 끝까지 싸웠다. 자신이 믿었던 이념을 위해. 아니, 이미 스스로도 믿지 않게 된 이념에 매달려.

왜냐하면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월, 화, 수,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