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소앙의 편지
1935년, 은밀한 연결
조소앙의 편지
1935년 봄, 이산갑은 서재에서 편지 한 통을 받았다. 봉투에는 발신인 이름이 없었다. 하지만 이산갑은 알아볼 수 있었다. 필체가 익숙했다.
조심스럽게 봉투를 뜯었다. 편지에는 암호로 쓰여 있었다. 이산갑은 책장에서 특정 책을 꺼내 대조하며 해독했다.
"이산갑 선생께. 오랜만입니다. 단재 선생이 돌아가신 후 한동안 연락이 끊겨 죄송합니다. 한재호 동지를 통해 선생의 소식을 듣고 있습니다. 한 선단의 활약이 대단하다고 들었습니다. 우리도 도울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곧 소식이 있을 것입니다. 조소앙."
이산갑은 편지를 읽고 또 읽었다. 조소앙. 임시정부에서 활동하는 독립운동가. 삼균주의를 주창하는 이론가. 신채호 선생과 함께 한도회를 후원해 왔던 인물.
그는 즉시 한재호를 불렀다. 한도회의 연락책이었다.
"한 형, 조소앙 선생과 연락이 닿았소?"
한재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최근 상해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대한독립의군부를 통해서입니다."
"무슨 내용이오?"
"무기 지원 이야기입니다."
이산갑은 눈을 크게 떴다. "무기라고?"
"예. 소총과 탄약을 소량이지만 지원할 수 있다고 합니다. 홍범도 장군과도 연결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산갑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무기. 한 선단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었다. 지금까지는 목검과 죽도로 훈련했다. 진짜 총은 몇 자루밖에 없었다.
"어떻게 반입할 것이오?"
"법성포 루트를 이용할 계획입니다."
"법성포?"
"예. 어선을 이용하는 겁니다. 밤에 바다로 나가 중국 어선과 접선합니다. 물자를 싣고 돌아오는 거죠."
이산갑은 고개를 끄덕였다. "위험하지만... 가능하겠소."
"이미 믿을 만한 어부들과 접촉했습니다. 그들도 독립운동을 지지합니다."
"좋소. 진행하시오. 하지만 절대 발각되어서는 안 되오."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