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성포
법성포의 밤
두 달 후, 여름 어느 날 밤.
법성포 포구는 고요했다. 어선들이 물결에 흔들리며 잠들어 있었다.
한 척의 배가 조용히 포구를 떠났다. 배에는 네 명의 사내가 타고 있었다. 모두 어부 차림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눈빛은 예사롭지 않았다.
배는 서해 바다로 나아갔다. 달빛도 없는 캄캄한 밤이었다. 몇 시간을 항해한 후, 수평선에 불빛이 보였다.
"저기다."
배가 접근했다. 중국 어선이었다. 갑판에 사람들이 서 있었다.
두 배가 나란히 섰다. 밧줄이 던져졌고, 배들이 연결되었다.
중국 어선에서 한 사내가 뛰어내렸다. 조선말을 했다.
"한도회에서 왔소?"
"그렇소."
"물건을 확인하시오."
중국 어선의 선창에서 나무 상자들이 나왔다. 조심스럽게 옮겼다. 상자를 열자 소총이 들어 있었다. 모신나강 소총. 러시아제였다.
"모두 스무 자루요. 탄약은 오백 발."
"고맙소."
"조소앙 선생과 홍범도 장군께서 보내는 것이오. 잘 쓰시오."
물건을 모두 옮긴 후 두 배가 분리되었다. 중국 어선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조선 어선은 육지로 돌아왔다. 동이 트기 전에 법성포에 도착했다. 상자들을 재빨리 하역했다. 수레에 싣고 천으로 덮었다.
"생선이오. 새벽 시장에 가는 거요."
만약 누가 물으면 그렇게 대답하기로 했다. 하지만 다행히 아무도 없었다.
수레는 산길로 접어들었다. 폐사지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