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의 교훈
배경 및 인물 소개
현대 대한민국, 2025년
서울 여의도 정치권
주인공:
강태준(姜泰俊, 52세): 3선 국회의원, 원내대표
이수진(李秀珍, 48세): 방송국 앵커, 태준의 아내
박민호(朴民鎬, 45세): 태준의 비서실장
최영석(崔永石, 60세): 야당 원내대표
김신부(金神父, 65세): 명동성당 주임신부
하나의 언어, 하나의 야망
2025년 봄, 국회의사당.
"동지 여러분!"
강태준이 당 의원들 앞에서 연설했다.
"우리는 이번 총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했습니다!"
"와아아!"
의원들이 환호했다.
"이제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개헌도! 법 개정도! 모두 가능합니다!"
박수가 터졌다.
"우리는 하나입니다(We are one)!"
"같은 생각, 같은 말, 같은 목표!"
"권력의 탑(Tower of Power)을 쌓아 올립시다!"
"그 꼭대기가 하늘에 닿을 때까지!"
의원들이 기립박수를 쳤다.
회의가 끝나고, 태준은 비서실장 박민호와 대화했다.
"민호야, 계획대로 진행해."
"어떤 계획 말씀이십니까?"
"언론 장악(掌握). 먼저 방송부터."
"하지만 의원님, 그건..."
"뭐가 문제야? 우리가 다수당이잖아."
"법적으로는 가능하지만..."
"법? 우리가 법을 만드는데!"
태준은 웃었다.
"권력이란 게 그런 거야. 가진 자가 규칙을 만드는 거지."
"알겠습니다."
그날 저녁, 집에서 아내 수진이 물었다.
"여보, 당신 요즘 너무 나가는 거 아니에요?"
"무슨 소리야?"
"언론 장악 법안이요. 방송국에서 난리예요."
"그게 나라를 위한 일이야."
"정말요? 아니면 당신들을 위한 일?"
"수진아, 정치를 몰라서 하는 소리야."
"전 기자예요. 언론의 자유(Freedom of Press)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요."
"자유? 그게 뭐가 중요해? 질서(Order)가 중요하지."
"여보..."
"그만해. 피곤해."
태준은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다음 날, 국회.
야당 원내대표 최영석이 연단에 섰다.
"의장님, 그리고 국민 여러분."
"여당이 추진하는 언론장악법은 민주주의(民主主義, Democracy)에 대한 도전입니다!"
"이것은 바벨탑(Tower of Babel)과 같습니다!"
"권력의 탑을 쌓아 하늘에 닿으려는 오만(傲慢, Arrogance)입니다!"
여당 의원들이 야유했다.
"꺼져!"
"늙은이!"
"시대착오적이야!"
태준이 일어나 말했다.
"최 의원님, 바벨탑 운운하시는데요."
"우리는 탑을 쌓는 게 아닙니다."
"대한민국을 발전시키는 겁니다!"
"같은 목소리로, 같은 방향으로!"
"그것이 효율(效率, Efficiency)입니다!"
박수가 터졌다.
최영석은 고개를 저었다.
"의원님은 성경을 읽어보셨습니까?"
"바벨탑 이야기를요."
"사람들이 하나의 언어로 탑을 쌓았습니다."
"그러자 하느님께서 뭐라고 하셨는지 아십니까?"
태준은 비웃었다.
"종교 이야기는 교회에서 하십시오."
"여기는 국회입니다."
벽돌을 쌓는 사람들
법안이 통과되었다.
언론장악법.
"축하합니다, 의원님!"
민호가 말했다.
"이제 시작이야."
"다음은 뭡니까?"
"사법부(司法府)지."
"검찰과 법원?"
"그래. 우리가 모든 걸 장악(掌握)해야 해."
"그럼... 삼권분립(三權分立)은요?"
"그게 뭐가 중요해? 낡은 개념이야."
태준은 거대한 설계도를 펼쳤다.
"봐. 이게 우리의 탑이야."
"권력의 탑(Tower of Power)."
"1층은 언론."
"2층은 사법부."
"3층은 경제계."
"4층은 교육계."
"그리고 꼭대기는..."
"뭡니까?"
"영원한 집권(永遠한 執權, Eternal Rule)."
민호는 소름이 돋았다.
"의원님, 그건... 독재(獨裁) 아닙니까?"
"독재? 그런 낡은 단어 쓰지 마."
"이건 '효율적 통치(Efficient Governance)'야."
그날부터 벽돌 쌓기가 시작되었다.
언론사 사장들이 교체되었다.
"우리 방향에 맞는 사람으로."
"비판적인 기자들은 좌천."
"순응하는 기자들은 승진."
법원에도 손을 뻗쳤다.
"판사 인사에 개입하자."
"우리 편 판사를 요직에."
"반대파 판사는 지방으로."
재벌들도 포섭했다.
"정치 후원금 내면 특혜를."
"안 내면 세무조사."
대학교도 장악했다.
"총장 임명에 개입."
"정부 비판하는 교수는 징계."
"순응하는 교수는 연구비 지원."
모든 것이 "하나(一)"가 되어갔다.
하나의 목소리.
하나의 방향.
하나의 권력.
수진은 남편의 변화를 지켜봤다.
"여보, 당신 이상해졌어요."
"뭐가?"
"예전엔 정의(正義)를 외치던 사람이었잖아요."
"지금도 정의를 위해 일하고 있어."
"거짓말(虛僞)! 당신 지금 독재자처럼 행동하고 있어요!"
"수진아, 조심해. 말."
"왜요? 아내한테도 협박하세요?"
"협박이 아니라 충고야."
"당신도 방송국 앵커잖아."
"언론인이면 정부를 지지해야지."
수진은 소름이 돋았다.
"당신... 정말 변했네요."
그날 밤, 수진은 김신부를 찾아갔다.
"신부님..."
"수진 씨, 무슨 일입니까?"
"제 남편이... 괴물이 되어가요."
수진은 눈물을 흘렸다.
"권력의 탑을 쌓고 있어요."
"바벨탑처럼."
김신부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죠?"
"기도합시다. 그리고 진실(眞實, Truth)을 말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