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 (238)

가문의 역사

by 이 범

가문의 역사를 나누다
"산갑, 자네는 우리 가문의 역사를 얼마나 아는가?"
이청로 어르신이 물었다.
"잘 모릅니다, 어르신. 가르쳐주십시오."
"우리 함평이씨의 시조는 함평부원군 이언(李彦) 어른이시네."
"예, 알고 있습니다."
"고려시대 분이시지. 충렬왕 때 벼슬을 하시며 함평에 세거 하셨네."
이청로가 종친들을 둘러보았다.
"그 이후 우리 함평이씨는 대대로 충효(忠孝)를 가문의 근본으로 삼아왔네.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 효도하는 것."
"그리고 청백(淸白)이네."
다른 종친이 거들었다.
"우리 집안은 청렴하기로 유명했지. 중시조 이민호 어른도, 이성준 어른도, 이병기 어른도 모두 청렴하셨네."
"맞네. 그래서 부자는 못 되었지만, 명예는 지켰지."
종친들이 웃었다.
젊은 종친의 질문
한 젊은 종친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어르신들, 그런데... 지금 이 시대에 청렴과 충효가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뭐라고?"
"나라도 없는데, 무엇에 충성합니까? 가난하게 살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분위기가 잠시 싸늘해졌다.
이산갑이 입을 열었다.
"종제, 그 질문은 나도 스스로에게 많이 해봤네."
"예?"
"나도 때로는 회의가 들었네. 이렇게 힘들게 원칙을 지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하고."
젊은 종친이 이산갑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깨달았네."
이산갑이 위패를 가리켰다.
"저 위패들을 보게. 중시조 할아버님부터 우리 아버지까지. 모두 원칙을 지키며 사셨네."
"예..."
"그분들이 원칙을 지킨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부자가 되기 위해서? 아니었네. 떳떳하게 살기 위해서였네."
이산갑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나라를 잃었다고 해서 원칙까지 잃어서는 안 되네. 오히려 지금 같은 때일수록 더욱 원칙을 지켜야 하네."
"왜입니까?"
"그것이 우리가 조선 사람임을 증명하는 것이기 때문이네."
젊은 종친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종형... 감사합니다. 제가 잘못 생각했습니다."
이청로 어르신의 당부
이청로 어르신이 종친들을 둘러보았다.
"여러분, 오늘 우리가 이렇게 모인 이유는 무엇입니까?"
"조상님께 제를 올리기 위해서입니다."
"맞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이 아닙니다."
어르신의 목소리가 떨렸다.
"우리가 여기 모인 것은, 우리가 함평이씨임을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일본 놈들이 창씨개명을 강요해도, 신사참배를 강요해도, 우리의 뿌리는 변하지 않습니다."
"맞습니다!"
"우리는 함평이 씨입니다. 시조 이언 어른의 후손입니다. 중시조 이민호 어른의 후손입니다. 이것은 누구도 빼앗을 수 없습니다."
종친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산갑."
"예, 어르신."
"자네는 우리 가문의 적통이네. 이성준 어른의 증손이고, 이충헌 어른의 아들이지."
"예."
"자네가 가문을 지켜야 하네. 명륜학당을 지키고, 우리 정신을 지켜야 하네."
"명심하겠습니다."
이산갑이 깊이 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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