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의 거짓말
황제의 궁으로
북경 성문.
"누구냐?"
명나라 병사가 물었다.
"조선에서 온 이복이라 하옵니다."
"무슨 일로 왔느냐?"
"곡식을 구하러 왔습니다."
"조선에 기근이 들었다며?"
"그렇사옵니다."
병사가 사라를 보았다.
눈이 휘둥그레졌다.
"저 여인은 누구냐?"
"제... 제 누이입니다."
"누이?"
"그렇사옵니다."
병사는 의심스러운 눈으로 보았다.
"안으로 들어가거라."
일행이 성안으로 들어갔다.
거리를 걷는데.
사람들이 사라를 보고 수근거렸다.
"저 여인 좀 봐."
"조선 사람 같은데 정말 아름답네."
"나이가 들었는데도..."
소문은 빠르게 퍼졌다.
황궁까지.
"폐하, 조선에서 온 일행 중에 절세미인이 있다고 합니다."
환관 왕대인이 보고했다.
"조선에서?"
선덕제가 관심을 보였다.
"얼마나 아름답다는 것이냐?"
"예순이 넘었는데도 꽃 같다고 합니다."
"흥미롭구나. 데려오너라."
"명을 받들겠나이다."
다음 날.
왕대인이 복을 찾아왔다.
"이복이라는 자가 누구냐?"
"소인이옵니다."
"황제 폐하께서 그대 일행을 부르신다."
"황제께서요?"
"그렇다. 특히 그대의 누이를."
복은 식은땀이 흘렀다.
'아, 내가 두려워한 일이 벌어지는구나...'
궁궐로 가는 가마 안.
사라가 속삭였다.
"여보, 어떻게 하죠?"
"모르겠소..."
"하늘님께서... 우리를 버리신 건가요?"
"아니오. 시험하시는 것이오."
"시험?"
"그렇소. 우리의 믿음을."
궁궐에 도착했다.
선덕제가 옥좌에 앉아 있었다.
"조선에서 온 자들이냐?"
"그렇사옵니다, 폐하."
복이 엎드렸다.
"고개를 들어라."
복이 고개를 들었다.
선덕제가 사라를 보았다.
눈이 빛났다.
"과연... 아름답구나."
"감사하옵니다, 폐하."
"저 여인은 누구냐?"
"제... 제 누이옵니다."
"누이?"
"그렇사옵니다."
"정말이냐?"
"그... 그렇사옵니다."
선덕제는 미소 지었다.
"좋다. 짐이 그대 누이를 후궁으로 삼겠다."
"폐하!"
복이 놀랐다.
"왜? 거부하겠느냐?"
"아... 아니옵니다..."
복은 땅에 엎드렸다.
'하늘님... 제가 거짓말한 대가입니까...'
"그대에게는 후한 상을 내리겠다."
"양과 소, 낙타와 노비들을."
"감... 감사하옵니다..."
사라가 궁으로 끌려갔다.
복은 그저 바라만 봤다.
"아저씨!"
득이 소리쳤다.
"왜 가만히 계십니까!"
"저것이 거짓말의 대가다..."
복은 무릎을 꿇고 울었다.
하늘님의 개입
그날 밤.
선덕제의 궁전.
황제는 사라를 맞이할 준비를 했다.
"아름다운 조선의 여인이여."
"폐하..."
사라가 떨고 있었다.
"두려워 마라. 짐이 잘 대해주겠다."
그 순간.
선덕제가 비명을 질렀다.
"으아악!"
"폐하!"
환관들이 달려왔다.
"몸이... 아프다..."
선덕제가 바닥에 쓰러졌다.
온몸에 종기가 올라왔다.
"어의를 불러라!"
"빨리!"
어의들이 왔다.
"이상합니다, 폐하."
"원인을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이런 병이..."
그날 밤, 선덕제는 꿈을 꾸었다.
하늘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네가 누구의 아내를 범하려 하느냐?"
"누구... 누구시오?"
"나는 하늘이다."
"하늘?"
"그 여인은 이복의 아내다."
"아내? 누이라고 했는데..."
"거짓말이다. 두려움 때문에 한 거짓말."
"그렇다면..."
"돌려보내라. 그렇지 않으면 너와 네 집안이 모두 죽으리라."
꿈에서 깬 선덕제는 땀범벅이었다.
"대인!"
왕대인이 달려왔다.
"조선인 이복을 당장 불러오라!"
"지금이옵니까?"
"당장!"
한밤중에 복이 불려왔다.
"네가 나에게 무슨 짓을 한 것이냐!"
선덕제가 소리쳤다.
"폐하, 무슨 말씀이신지..."
"그 여인이 네 아내라고 왜 말하지 않았느냐!"
"..."
"어찌하여 네 누이라고 하여, 짐이 그를 후궁으로 삼게 하였느냐!"
복은 엎드렸다.
"죄송하옵니다, 폐하."
"두려웠습니다."
"폐하께서 저를 죽이고 제 아내를 빼앗을까 두려워..."
"거짓말을 했구나!"
"용서하소서, 폐하."
선덕제는 한숨을 쉬었다.
"너의 하늘님께서 나타나셨다."
"예?"
"꿈에서. 그리고 경고하셨다."
"돌려보내지 않으면 나와 내 집안이 죽는다고."
복은 눈물을 흘렸다.
"하늘님..."
"자, 네 아내가 여기 있으니 데리고 떠나라."
"감사하옵니다, 폐하."
"하지만 명심하라."
"예."
"다시는 거짓말하지 마라."
"네 하늘님을 믿는다면, 두려워하지 마라."
"명심하겠나이다."
선덕제는 신하들에게 명했다.
"저들에게 곡식을 가득 실어주어라."
"그리고 안전하게 조선까지 호송하라."
"명을 받들겠나이다."
복과 사라는 궁을 나왔다.
"여보..."
"미안하오."
"아니에요. 저도 따랐잖아요."
"우리 둘 다 두려웠던 거죠."
"하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그래도 하늘님께서 지켜주셨소."
"네. 우리의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득이 다가왔다.
"아저씨, 숙모님."
"득아."
"하늘님께서는 위대하십니다."
"그렇구나. 우리가 연약해도, 하늘님은 신실하시다."
에필로그 - 믿음과 연약함
한 달 후.
일행은 조선으로 돌아왔다.
곡식을 가득 실은 수레.
양, 소, 낙타들.
"돌아오셨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환호했다.
"곡식이다!"
"살았다!"
복은 곡식을 나눠주었다.
"모두 가져가시오."
"하늘님께서 주신 것이오."
그날 밤, 복은 제단에서 기도했다.
"하늘님, 용서하소서."
"저는 두려웠습니다."
"당신을 믿는다 하면서도, 거짓말을 했습니다."
"제 아내를 누이라고 했습니다."
"연약했습니다."
"하지만 당신께서는 저를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명나라 황제에게 나타나 저를 구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제 알았습니다."
"믿음은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믿음은 두려워도 당신께 의지하는 것이라는 것을."
"제가 넘어졌을 때, 당신께서 일으켜주시는 것을."
혜능 대사가 다가왔다.
"복 거사."
"대사님."
"명나라에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복은 모든 것을 이야기했다.
거짓말.
두려움.
황제의 궁.
하늘님의 개입.
"그렇군요."
대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거사는 실수했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늘님은 용서하셨습니다."
"네."
"그것이 은혜입니다."
"우리가 의로워서가 아니라."
"하늘님이 자비로우시기 때문에."
"우리를 구원하시는 것입니다."
복은 눈물을 흘렸다.
일 년 후.
복은 다시 제단을 쌓았다.
"명나라 사건 기념 제단"
"하늘님께서 저를 구원하신 곳"
그곳에서 복은 사람들을 가르쳤다.
"여러분, 제가 명나라에 갔을 때."
"두려워서 거짓말을 했습니다."
"제 아내를 누이라고 했습니다."
"잘못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늘님께서는 저를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황제에게 나타나 저를 구하셨습니다."
"여러분도 그럴 것입니다."
"때로는 두려워서 실수할 것입니다."
"믿음이 약해질 것입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마십시오."
"하늘님은 우리의 연약함을 아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십니다."
"그것이 은혜입니다."
사라가 옆에 앉아 있었다.
사람들이 물었다.
"부인께서는 황제 궁에서 어떠셨습니까?"
"두려웠습니다."
사라가 대답했다.
"하지만 하늘님을 믿었습니다."
"남편이 거짓말했어도?"
"남편도 사람입니다. 연약합니다."
"하지만 하늘님은 연약하지 않으십니다."
"그분만 믿으면 됩니다."
모두가 박수쳤다.
그날 저녁, 복과 사라는 함께 앉아 있었다.
"여보, 후회하지 않소?"
"뭘요?"
"나를 따라온 것."
"아니요. 한 번도."
"거짓말쟁이 남편인데."
"당신도 사람이에요."
"완벽하지 않아요."
"하지만 하늘님을 사랑하잖아요."
"그걸로 충분해요."
복은 아내의 손을 잡았다.
"고맙소."
"나도요."
두 사람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별들이 빛나고 있었다.
하늘님께서 약속하신 그 별들.
"그 땅에 기근이 들었다. 아브람은 나그네살이하려고 이집트로 내려갔다. 그는 아내 사라이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내 누이라고 하시오. 주님께서는 아브람의 아내 사라이의 일로 파라오에게 여러 가지 큰 재앙을 내리셨다. 파라오가 말하였다. 자, 네 아내가 여기 있으니 데리고 떠나라."
창세기 12:10-20
믿음의 사람도 실수한다.
두려워서 거짓말한다.
연약함을 드러낸다.
하지만 하늘님은
그런 우리를 버리지 않으신다.
우리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구원하신다.
왜냐하면
은혜는 우리의 의로움이 아니라
하늘님의 자비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복은 실수했다.
하지만 하늘님은 신실하셨다.
우리도 그렇다.
넘어져도
하늘님께서 일으켜주신다.
그것이 은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