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득, 따로 서다 (1)

나눔과 선택

by 이 범


배경 및 인물 소개
조선 세종 8년(1426년)
충청도에서 전라도까지
주인공:
이복(李福, 81세): 조선의 선비, 큰 부자
김사라(金沙羅, 71세): 복의 아내
이득(李得, 56세): 복의 조카
이득의 아내와 자식들
혜능 대사(慧能大師, 66세): 승려
마을 사람들


풍요와 갈등
세종 8년 봄.
명나라에서 돌아온 지 삼 년째.
복의 재산은 엄청나게 늘어났다.
"아저씨, 올해 농사도 대풍이네요."
득이 말했다.
"그렇구나. 하늘님께서 복을 주시는구나."
복의 집에는 양과 소가 가득했다.
은과 금도 창고에 넘쳤다.
종들만 오십 명이 넘었다.
"아저씨, 저도 가축이 많이 늘었습니다."
"그래? 얼마나?"
"양이 백 마리, 소가 오십 마리."
"훌륭하구나."
득도 부자가 되었다.
아저씨를 따라 명나라에 갔을 때 받은 재물로.
그리고 열심히 일해서.
하지만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저 목자 놈이!"
복의 목자가 소리쳤다.
"우리 양이 먹던 풀을 네가 먹이다니!"
"뭐? 이건 공동 목초지야!"
득의 목자가 맞섰다.
"공동이라도 순서가 있지!"
"순서? 누가 정했어?"
두 목자가 몸싸움을 했다.
"그만해!"
득이 달려왔다.
"무슨 일이냐?"
"이 사람이 우리 목초지를 침범했습니다!"
"목초지? 이건 아무나 쓸 수 있는 곳이야!"
복도 달려왔다.
"무슨 소리냐?"
"아저씨, 제 목자들이 자꾸 시비를 겁니다."
득의 목자가 말했다.
"뭐? 우리가?"
복의 목자가 화를 냈다.
"당신들이 먼저 우리 땅을 침범했잖아!"
"땅? 이게 누구 땅이야?"
복과 득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다음 날도 똑같은 일이 일어났다.
"또 싸웠습니다!"
"물 길을 두고 다투었습니다!"
사흘째도.
"우리 양이 다쳤습니다!"
"저쪽 목자가 때렸습니다!"
복은 한숨을 쉬었다.
'이러다간 큰일이 나겠구나...


나눔의 결단
일주일 후.
복은 득을 불렀다.
"득아, 앉아라."
"네, 아저씨."
둘이 마주 앉았다.
"요즘 우리 목자들 사이에 다툼이 많구나."
"죄송합니다."
"네 잘못이 아니다."
복은 차를 따랐다.
"득아, 우리는 한 혈육이 아니냐?"
"그렇습니다."
"너와 나 사이에, 그리고 우리 목자들 사이에 싸움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맞습니다."
"하지만..."
복은 밖을 내다보았다.
"이 땅이 우리가 함께 살기에는 너무 좁구나."
"아저씨..."
"우리의 재산이 너무 많아졌다."
"함께 살 수가 없게 되었구나."
득은 고개를 숙였다.
"그래서 말인데."
복이 득의 손을 잡았다.
"내게서 갈라져 나가거라."
"아저씨!"
"온 땅이 네 앞에 펼쳐져 있지 않느냐?"
"하지만 아저씨 없이 어떻게..."
"너는 이제 충분히 컸다."
"네가 왼쪽으로 가면 나는 오른쪽으로 가겠다."
"네가 오른쪽으로 가면 나는 왼쪽으로 가겠다."
"먼저 선택해라."
득은 눈물을 흘렸다.
"아저씨, 저를 내쫓으시는 겁니까?"
"아니다."
복이 득을 안았다.
"너를 독립시키는 것이다."
"이제 네 가정을 이루어라."
"하늘님께서 너에게도 복을 주실 것이다."
그날 밤, 득은 아내와 상의했다.
"여보, 아저씨께서 분가하라 하십니다."
"정말요?"
"네. 먼저 땅을 선택하래요."
"어디가 좋을까요?"
둘은 지도를 펼쳤다.
"여기 전라도 쪽은 어떨까?"
"물이 풍부하고 땅이 기름지다던데."
"그럼 그리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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