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 조카를 구하다

의로운 전쟁

by 이 범


배경 및 인물 소개

조선 세종 10년(1428년)

충청도에서 전라도까지

주인공:

이복(李福, 83세): 공주에 사는 의로운 선비

김사라(金沙羅, 73세): 복의 아내

이득(李得, 58세): 남원에 사는 복의 조카

박대감(朴大監, 50세): 남원 일대의 토호

최만리(崔萬理, 45세): 복의 이웃, 무사 출신

혜능 대사(慧能大師, 68세): 승려

장정들 318명


남원의 전쟁

세종 10년 여름.

전라도 남원에 큰 사건이 일어났다.

남원을 포함한 다섯 고을이 박대감의 횡포에 시달리고 있었다.

박대감은 남원 일대를 장악한 토호였다.



"세금을 더 내라!"

"땅을 내놓아라!"

백성들을 괴롭혔다.

십이 년 동안.

사람들은 참았다.

하지만 십삼 년째 되는 해.

"더 이상 못 참겠소!"

남원 사또가 일어섰다.

다른 네 고을 수령들과 함께.

"박대감의 횡포를 막아야 하오!"

"조정에 상소를 올립시다!"

그들은 동맹을 맺었다.

박대감에게 반기를 들었다.

"감히!"

박대감이 노했다.

"내게 대드는구나!"

그는 다른 토호들과 연합했다.

충청도의 강대감.

경상도의 정대감.

전라도 북쪽의 황대감.

모두 네 명의 토호가 연합했다.

"저들을 짓밟아라!"

박대감이 명령했다.

세종 10년 가을.

네 토호의 군사들이 남원으로 쳐들어왔다.

사병들 수백 명.

"어떻게 합니까?"

다섯 고을 수령들이 모였다.

"싸워야지요."

"하지만 군사가 부족합니다."

"백성들을 모읍시다."

급히 군사를 모았다.

하지만 훈련받지 못한 백성들.

"전열을 갖춰라!"

수령이 외쳤다.

백성들이 서툴게 줄을 섰다.

전투가 시작되었다.

"공격!"

박대감의 사병들이 몰려왔다.

"막아라!"

하지만 백성들은 제대로 싸우지 못했다.

"도망쳐!"

"살려줘!"

남원 수령이 달아났다.

다른 수령들도 산으로 도망쳤다.

박대감의 군사들이 남원을 점령했다.

"모든 재물을 가져와라!"

"곡식도, 가축도 다!"

남원이 약탈당했다.

득의 집도 습격당했다.

"이득을 잡아라!"

"저자가 수령들을 도왔다!"

득은 싸우려 했다.

하지만 적들이 너무 많았다.

"아버지!"

아들이 소리쳤다.

"도망가거라!"

하지만 득은 잡혔다.




"끌고 가라!"

득과 그의 가족, 재물이 모두 끌려갔다.

북쪽으로.

박대감의 본거지로


소식을 듣다

며칠 후.

한 사람이 공주로 달려왔다.

"이복 어르신!"

"누구시오?"

"남원에서 왔습니다!"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큰일 났습니다!"

"무슨 일이오?"

"득 나리가... 잡혀갔습니다!"

"뭐라고?"

복이 벌떡 일어났다.



"박대감이 남원을 쳤습니다!"

"다섯 고을을 약탈했습니다!"

"득 나리도 잡혀갔습니다!"

복은 주저앉았다.

"득이를..."

사라가 달려왔다.

"여보! 무슨 일이에요?"

"득이가... 잡혀갔다오..."

"세상에!"

복은 떨리는 손으로 일어났다.



"어디로 끌려갔소?"

"박대감의 본거지입니다."

"충청도 북쪽, 천안 근처입니다."

"얼마나 멉니까?"

"여기서 사흘거리입니다."

복은 결심했다.

"구하러 가야겠소."

"여보!"

사라가 놀랐다.

"당신 나이가 팔십삼이예요!"

"알고 있소. 하지만 특이를 버릴 수 없소."

"어떻게 구하시려고요?"

"모르겠소. 하지만 하늘님께서 방법을 주실 것이오."

복은 이웃 최만리를 찾아갔다.

"최 형제."

"복 어르신, 무슨 일이십니까?"

"도움이 필요하오."

복은 사정을 이야기했다.

"그래서 군사가 필요하오."

"군사요?"

"그렇소. 싸울 수 있는 사람들."

최만리는 무사 출신이었다.

젊었을 때 병조에서 일했다.

"얼마나 필요하신가요?"

"많으면 많을수록..."

"알겠습니다. 모아보겠습니다."

최만리가 나섰다.

"이복 어르신께서 부르십니다!"

"어르신의 조카가 잡혔습니다!"

"구하러 가야 합니다!"

마을 사람들이 모였다.

"저도 가겠습니다!"

"저도요!"

복은 감동했다.

나흘 만에 삼백십팔 명이 모였다.




"이렇게 많이..."

"어르신을 위해서라면 당연합니다."

최만리가 말했다.

"어르신께서 우리에게 얼마나 잘해주셨습니까."

"곡식도 나눠주시고."

"가난한 사람 도와주시고."

"이제 우리가 도울 차례입니다."

복은 눈물을 흘렸다.

"고맙소... 정말 고맙소..."


밤의 기습

사흘 후.

복의 군대가 천안 근처에 도착했다.

"저기가 박대감의 진지입니다."

정탐꾼이 보고했다.

"얼마나 되오?"

"군사가 오백 명쯤 됩니다."

"우리보다 많구나..."

복은 고민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그날 밤, 꿈을 꾸었다.

하늘님께서 나타나셨다.

"복아."

"네, 하늘님."

"두려워 마라."

"하지만 적이 많습니다..."

"여러 패로 나누어라."

"여러 패로요?"

"그렇다. 밤에 기습하라."

"밤에요?"

"적들이 방심할 것이다."

"알겠습니다."

꿈에서 깬 복은 최만리를 불렀다.

"최 형제, 작전을 바꾸겠소."

"어떻게요?"

"우리를 여러 패로 나눕시다."

"그리고 밤에 기습합시다."

"밤에요?"

"그렇소. 하늘님께서 가르쳐주셨소."

최만리는 군사를 나눴다.

동서남북 네 방향.

각각 팔십 명씩.

"준비됐습니다."

"좋소. 자정에 공격합시다."

밤이 깊었다.




박대감의 진지.

군사들이 잠들어 있었다.

"푸하하!"

박대감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남원 놈들, 제대로 혼내줬지?"

"그렇습니다, 대감님!"

"득이란 놈도 잡았고."

"내일 저자를 혼내줘야지."

"감히 나한테 대들었으니."

그때.

"적습이다!"

파수꾼이 소리쳤다.




"뭐?"

"동쪽에서!"

"아니, 서쪽에서도!"

"남쪽에서도!"

"사방에서 적이 옵니다!"

박대감이 놀라 일어났다.

"뭐? 얼마나 되는데?"

"수천 명인 것 같습니다!"

사실은 삼백십팔 명이었다.

하지만 사방에서 횃불을 들고 소리를 지르니.

마치 대군처럼 보였다.

"와아아!"

복의 군사들이 공격했다.

"막아라!"

박대감의 군사들이 허둥댔다.

잠에서 깬 그들은 제대로 싸우지 못했다.

"도망쳐!"

"죽는다!"

박대감도 달아났다.




"대감님!"

"나 살아야지!"

박대감이 말을 타고 도망쳤다.

군사들도 뿔뿔이 흩어졌다.

복의 군사들이 진지를 점령했다.

"승리했습니다!"

최만리가 외쳤다.

"하늘님께 감사드리오."

복이 무릎을 꿇었다.

구원과 회복

복은 포로들을 찾았다.

"득아!"

"아저씨!"

득이 묶여 있었다.

"풀어드려라!"

"네!"

득이 풀려났다.

"아저씨... 오셨습니까..."

"당연하지. 너를 어찌 버리겠느냐."

두 사람은 껴안고 울었다.

"죄송합니다..."

"무엇이 미안하냐."

"제가 욕심내서 남원에 간 것이..."

"아니다."

복이 득의 어깨를 잡았다.




"그것도 하늘님의 계획이었다."

"하늘님의 계획요?"

"그렇다. 너를 통해 남원 백성들이 도움을 받았잖느냐."

"하지만..."

"그리고 이번 일로 네가 배웠을 게다."

"무엇을요?"

"욕심내지 말라는 것."

"그리고 악한 사람들과 가까이하지 말라는 것."

득은 고개를 끄덕였다.

복은 모든 재물을 되찾았다.

득의 재물.

남원의 재물.

다섯 고을에서 빼앗긴 모든 것.

"모두 돌려드립시다."

"어르신, 전리품은요?"

"필요 없소."

"우리는 의로운 싸움을 한 것이오."

"욕심내서 싸운 게 아니오."

군사들이 감동했다.

"역시 복 어르신이십니다."

일행은 남원으로 돌아갔다.

재물을 돌려주었다.

"고맙습니다!"

"이복 어르신 만세!"

백성들이 환호했다.

남원 수령이 나왔다.

"어르신, 정말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당연한 일을 했을 뿐입니다."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보답은 필요 없습니다."

"다만 백성들을 잘 돌보십시오."

"명심하겠습니다."

복은 득에게 물었다.

"이제 어찌할 거냐?"

"아저씨..."

득은 잠시 생각했다.

"남원에 남겠습니다."

"남원에?"

"네. 이곳 백성들이 저를 필요로 합니다."

"이번 일로 알았습니다."

"제가 여기 있어야 하는 이유를."

복은 미소 지었다.




"잘 생각했다."

"하지만 조심해라."

"박대감 같은 자들이 또 올 수 있다."

"알겠습니다. 하늘님을 의지하겠습니다."

복은 공주로 돌아갔다.

삼백십팔 명의 군사와 함께.

"여러분, 고맙소."

"어르신 덕분입니다."

"아니오. 여러분 덕분이오."

"우리가 함께 의로운 일을 했소."

"이것을 잊지 맙시다."

"힘을 합치면 악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에필로그 - 의로운 전사

그 일 이후.

복의 명성이 더 높아졌다.

"이복 어르신은 의로운 분이시다."

"팔십삼의 나이에 조카를 구하러 가셨다."

"삼백십팔 명을 이끌고 적을 무찔렀다."

사람들이 복을 찾아왔다.

"어르신, 저희도 가르쳐주십시오."

"무엇을?"

"의롭게 사는 법을요."

복은 그들을 모았다.

"여러분, 의롭게 산다는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정직하게 사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약자를 돕는 것입니다."

"맞습니다."

"그리고..."

복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악에 맞서 싸우는 것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싸웁니까?"

"힘으로?"

"아닙니다."

"그럼요?"

"하늘님의 능력으로."

"그리고 서로 연합하여."

"저희는 약합니다."

한 사람이 말했다.

"따로따로는 약합니다."

복이 대답했다.

"하지만 함께하면 강합니다."

"삼백십팔 명이 연합하니."

"오백 명을 이겼습니다."

"여러분도 연합하십시오."

"그리고 하늘님을 의지하십시오."

"그러면 악을 이길 수 있습니다."

일 년 후.

득은 남원에서 마을을 만들었다.

"의촌"

의로운 마을.

"여기는 정직한 사람들만 삽니다."

"약자를 돕는 사람들."

"하늘님을 섬기는 사람들."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박해받던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

의롭게 살고 싶은 사람들.

"득 어르신, 감사합니다."

"저희에게 피난처를 주셔서."

"아닙니다."

득이 말했다.

"이것은 제 아저씨께서 가르쳐주신 것입니다."

"의롭게 사는 법을."

"그리고 하늘님께서 주신 것입니다."

"악한 곳에서도 의로운 공동체를 만들 수 있는 용기를."

십 년 후.

복은 구십삼 세가 되었다.

득을 구한 일은 전설이 되었다.

"옛날에 이복이라는 의인이 있었다."

"팔십삼의 나이에 조카를 구하러 갔다."

"삼백십팔 명과 함께."

"밤에 기습하여 적을 물리쳤다."

"그것도 하늘님의 능력으로."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대대로 전했다.

"의로운 자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비록 나이가 많아도."

"비록 적이 많아도."

"하늘님과 함께하면 이긴다."

복은 혜능 대사와 차를 마시며 말했다.

"대사님, 제가 그때 가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득 거사는 죽었겠지요."

"네... 그래서 갔습니다."

"비록 나이가 많았지만."

"의로운 일이었으니까요."

"잘하셨습니다."

대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이 바로 자비입니다."

"가족을 구하는 것."

"약자를 돕는 것."

"악에 맞서는 것."

"그것이 하늘님의 뜻입니다."

"아브람은 자기 조카가 잡혀갔다는 소식을 듣고, 자기 집에서 태어나서 훈련받은 장정 삼백십팔 명을 불러 모아 단까지 쫓아갔다. 아브람과 그의 종들은 여러 패로 나뉘어 밤에 그들을 치고, 다마스쿠스 북쪽에 있는 호바까지 쫓아갔다. 그는 모든 재물을 도로 가져오고, 그의 조카 롯과 그의 재물을 도로 데려왔다."

- 창세기 14:14-16

의로운 자는 가족을 버리지 않는다.

비록 나이가 많아도.

비록 위험해도.

의로운 자는 악에 맞선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힘이 아니라 하늘님의 능력으로.

복은 팔십삼의 나이에 싸웠다.

조카를 구하기 위해.

삼백십팔 명과 함께.

그리고 이겼다.

하늘님께서 함께하셨기 때문에.

우리도 그래야 한다.

가족을 지키고.

약자를 돕고.

악에 맞서야 한다.

나이는 핑계가 아니다.

적이 많은 것도 핑계가 아니다.

하늘님과 함께하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

그것이 믿음이다.

그것이 의로움이다.

월, 화, 수,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