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 조급함의 결과
배경 및 인물 소개
조선 세종 21년(1439년)
충청도 공주
주인공:
이복(李福, 94세): 의로운 선비, 여전히 자식 없음
김사라(金沙羅, 84세): 복의 아내
하예(夏禮, 30세): 명나라에서 온 여종
김종(金從, 55세): 복의 집에서 태어난 종
혜능 대사(慧能大師, 79세): 고승
조급함의 시작
세종 21년 봄.
복은 구십사 세가 되었다.
사라는 팔십사 세.
언약을 받은 지 십 년.
여전히 자식이 없었다.
"여보..."
사라가 말했다.
"네."
"우리... 정말 자식을 가질 수 있을까요?"
"하늘님께서 약속하셨소."
"하지만 십 년이나 지났어요."
"기다려야지요."
"언제까지요?"
복은 대답하지 못했다.
사라는 밤새 고민했다.
'하늘님께서 약속하셨지만...'
'이렇게 기다리기만 해야 하나?'
'혹시 내가 뭔가 해야 하는 건 아닐까?'
다음 날.
사라는 여종 하예를 불렀다.
"하예야."
"네, 마님."
하예는 삼십 세의 명나라 여인이었다.
십 년 전 명나라에서 돌아올 때 데려온.
"너..."
사라가 머뭇거렸다.
"네, 마님?"
"주인 어르신과... 한자리에 들 수 있겠느냐?"
"예?"
하예가 놀랐다.
"마님, 무슨 말씀이세요?"
"주님께서 나에게 자식을 갖지 못하게 하시니."
사라의 목소리가 떨렸다.
"너를 통해서라도 내가 아들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르잖니."
"하지만..."
"제발. 이것이 유일한 방법인 것 같구나."
그날 저녁.
사라는 남편에게 말했다.
"여보."
"뭐요?"
"제안이 있어요."
"무슨?"
"하예를... 당신의 아내로 삼으세요."
"뭐라고?"
복이 놀라 일어났다.
"무슨 소리요?"
"우리에게 자식이 없잖아요."
"하지만 하늘님께서..."
"십 년이나 기다렸어요!"
사라가 소리쳤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해요?"
"우리는 이미 너무 늙었어요!"
"하지만..."
"혹시 하늘님께서 이렇게 하라고 하신 건 아닐까요?"
"하예를 통해 자식을 얻으라고."
복은 망설였다.
"여보, 그건..."
"제발이에요."
사라가 울먹였다.
"이것밖에 방법이 없어요."
복은 고민했다.
밤새도록.
'하늘님, 어떻게 해야 합니까?'
'아내의 말이 맞습니까?'
'아니면 제가 계속 기다려야 합니까?'
하지만 대답이 없었다.
결국 복은 결정했다.
"알겠소."
"정말요?"
"아내의 뜻대로 하겠소."
임신과 갈등
한 달 후.
하예가 임신했다.
"마님! 아기가 생겼어요!"
"정말?"
사라는 기뻤다.
"드디어... 우리 집에 아이가!"
하지만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하예가 교만해졌다.
"내가 주인 어르신의 아이를 가졌어."
다른 종들에게 말했다.
"마님은 못 낳았지만 나는 낳을 수 있어."
"하예, 조심해."
김종이 경고했다.
"마님께서 들으시면 큰일 나."
"들으면 어때? 사실인걸."
하예는 사라를 대하는 태도도 바뀌었다.
"마님, 이건 제가 할 수 없어요."
"왜?"
"제가 임신했잖아요. 주인 어르신의 아이를."
"..."
"마님께서 하세요."
사라는 분노했다.
"여보!"
복을 찾아갔다.
"내가 이렇게 부당한 일을 겪는 것은 당신 책임이에요!"
"여보, 진정하시오."
"진정하라고요?"
"내가 내 여종을 당신 품 안에 안겨 주었는데!"
"이 여종은 자기가 임신한 것을 알고서 나를 업신여긴답니다!"
사라는 울었다.
"아, 하늘님께서 나와 당신 사이의 시비를 가려 주셨으면!"
복은 한숨을 쉬었다.
"여보, 당신의 여종이니 당신 손에 달려 있지 않소?"
"그럼...?"
"당신 좋을 대로 하구려."
"정말요?"
"그렇소."
사라는 하예를 구박하기 시작했다.
"이것 해라, 저것 해라."
"쉬지 말고 일해라."
"네가 무슨 주인이냐?"
하예는 견딜 수 없었다.
"마님... 저는 임신했어요..."
"그래서? 일 못 할 정도야?"
"하지만..."
"입 다물고 일이나 해!"
어느 날 밤.
하예는 결심했다.
'여기서는 못 살겠어.'
'도망가자.'
광야에서의 만남
하예는 밤에 도망쳤다.
북쪽으로.
명나라로 가려고.
며칠을 걸었다.
물도 떨어지고.
힘도 다했다.
"물... 물..."
광야에 샘이 하나 있었다.
"물이다!"
하예는 물을 마셨다.
그리고 주저앉아 울었다.
"어떻게 하지..."
"명나라까지 갈 수 있을까..."
"혼자서... 임신한 몸으로..."
그때 누군가 나타났다.
백발의 노인.
빛나는 옷을 입고.
"사라 마님의 여종 하예야."
"누구세요?"
하예가 놀라 일어났다.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길이냐?"
"저는..."
하예는 망설였다.
"저의 여주인 사라 마님을 피하여 도망치는 길입니다."
"왜 도망쳤느냐?"
"마님께서 저를 구박하셔서..."
"임신한 몸인데..."
노인이 말했다.
"너의 여주인에게 돌아가서 그에게 복종하여라."
"네?"
"돌아가라고요?"
"그렇다."
"하지만 마님께서 저를..."
"두려워 마라."
노인의 목소리가 달라졌다.
더 권위 있고.
더 따뜻하고.
"내가 너의 후손을 셀 수 없을 만큼 번성하게 해 주겠다."
"제... 제 후손을요?"
"그렇다."
하예는 깨달았다.
'이분이... 하늘의 사자시구나...'
천사가 계속 말했다.
"보라, 너는 임신한 몸."
"이제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이스마라 하여라."
"이스마?"
"그렇다. '하늘님께서 들으셨다'는 뜻이다."
"네가 고통 속에서 부르짖는 소리를."
"하늘님께서 들으셨다."
하예는 눈물을 흘렸다.
"하늘님께서... 제 부르짖음을 들으셨다고요?"
"그렇다."
천사가 계속 말했다.
"하지만 그 아이는 험난한 삶을 살 것이다."
"들나귀 같은 사람이 되리라."
"들나귀요?"
"자유롭지만 거칠 것이다."
"모든 이를 치려고 손을 들고."
"모든 이는 그를 치려고 손을 들리라."
"그는 자기의 모든 형제들에게 맞서 혼자 살아가리라."
하예는 두려웠다.
"그런 운명이라니..."
"하지만 두려워 마라."
"그도 하늘님의 자녀다."
"하늘님께서 돌보실 것이다."
천사가 사라졌다.
하예는 그 자리에 엎드렸다.
"제가... 하늘님을 뵈었는데..."
"아직도 살아 있다니..."
"당신은 '저를 돌보시는 하늘님'이십니다."
하예는 그 우물의 이름을 지었다.
"돌보시는 하늘님의 우물."
그리고 공주로 돌아갔다.
이스마의 탄생
보름 후.
하예가 돌아왔다.
"마님..."
"하예?"
사라가 놀랐다.
"어디 갔었니?"
"도망쳤다가... 돌아왔습니다."
"왜 돌아왔니?"
"하늘의 사자께서 명하셨습니다."
"하늘의 사자?"
하예는 모든 것을 이야기했다.
광야의 샘.
천사의 방문.
아들의 이름.
예언.
사라는 복잡한 심정이었다.
'하늘님께서... 하예에게도 약속하셨다니...'
복도 이야기를 들었다.
"이스마... '하늘님께서 들으셨다'..."
"좋은 이름이구나."
"주인어른, 괜찮으세요?"
"괜찮다."
"하지만..."
"하늘님께서 하시는 일이다."
"받아들여야지."
아홉 달 후.
하예가 아들을 낳았다.
"이스마!"
복이 아기를 안았다.
"이스마... 네 이름은 이스마다."
"하늘님께서 네 어미의 부르짖음을 들으셨다."
아기가 울었다.
힘찬 울음소리.
"건강하구나."
복은 기뻤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아이가... 내가 기다리던 아들일까?'
'아니면...?'
사라는 복잡했다.
"제 뜻대로 한 것이 맞았을까?"
혜능 대사에게 물었다.
"마님."
"네, 대사님."
"조급하셨습니다."
"... 네."
"하늘님의 때를 기다리지 못하셨습니다."
"후회됩니다."
"하지만 하늘님께서는 이 상황도 사용하실 것입니다."
"정말요?"
"그렇습니다. 이스마도 하늘님의 자녀입니다."
"축복받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지만?"
"약속의 아들은 따로 있을 것입니다."
사라는 눈물을 흘렸다.
"제가... 큰 실수를 했군요."
"후회만 하지 마십시오."
"지금부터라도 하늘님을 기다리십시오."
에필로그 - 두 아들의 운명
복은 팔십육 세에 이스마를 얻었다.
기뻤지만.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다.
'하늘님께서 약속하신 아들은...'
'별처럼 많은 후손을 줄 그 아들은...'
'이스마인가?'
'아니면 따로 있는가?'
밤마다 별을 보며 기도했다.
"하늘님, 제가 조급했습니다."
"아내의 말을 듣고 하예와 동침했습니다."
"당신의 때를 기다리지 못했습니다."
"용서하소서."
"그래도 이스마를 축복해 주소서."
"이 아이도 제 아들입니다."
이스마는 자랐다.
활발하고.
거칠고.
자유로운 아이.
"이스마! 위험해!"
"괜찮아요, 할아버지!"
나무에 올라가고.
말을 타고.
싸움도 잘했다.
"저 아이 좀 봐."
사람들이 말했다.
"들나귀 같네."
"자유롭지만 거칠어."
천사의 예언대로였다.
십 년이 지났다.
복은 구십육 세.
이스마는 열 살.
여전히 약속의 아들은 오지 않았다.
"하늘님... 언제입니까?"
"제가 기다리는 그 아들은..."
"언제 오십니까?"
하늘은 조용했다.
하지만 복은 계속 믿었다.
"하늘님께서 약속하셨다."
"반드시 이루실 것이다."
"이스마가 아닌."
"사라의 몸에서 날 아들."
"그 아들이 올 것이다."
"나는 믿는다."
"아브람의 아내 사라이는 그에게 자식을 낳아 주지 못하였다. 사라이가 아브람에게 말하였다. 주님께서 나에게 자식을 갖지 못하게 하시니, 내 여종과 한자리에 드셔요. 아브람은 사라이의 말을 들었다. 하가르가 아브람에게 아들을 낳아 주었다. 아브람은 하가르가 낳은 아들의 이름을 이스마엘이라 하였다."
창세기 16:1-15
조급함의 대가.
하늘님께서 약속하셨다.
자식을 주신다고.
후손이 별처럼 많아진다고.
하지만 기다림은 길었다.
십 년.
이십 년.
사라는 조급했다.
'내가 뭔가 해야 하지 않을까?'
복도 흔들렸다.
아내의 말을 들었다.
결과는 복잡했다.
이스마가 태어났다.
축복받은 아이.
하지만 약속의 아들은 아니었다.
교훈:
하늘님의 때를 기다려라.
인간적 방법으로 서두르지 마라.
조급함은 복잡함을 낳는다.
하지만 동시에:
하늘님은 우리의 실수도 사용하신다.
이스마도 축복받았다.
하늘님의 자녀였다.
완벽하지 않아도.
실수해도.
하늘님은 여전히 일하신다.
그것이 은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