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 (255)

장남 이기영

by 이 범

칼보다 먼저 배운 것
기영이 태어나던 날,
성준은 전장에 있었다.
돌아왔을 때,
아이의 손은 이미 어머니의 손을 잡고 있었다.
“이 아이는 무엇을 가르치실 겁니까.”
화정이 물었다.
성준은 대답했다.
“이길 줄 알되,
이기려 하지 않는 법.”
武者之道 在於止戈
무인의 길은 창을 멈추는 데 있다.
기영은 글과 활을 함께 배웠다.
성준은 매일 저녁 아이에게 묻곤 했다.
“오늘 누구를 이겼느냐.”
아이는 대답했다.
“제 성급함을 이겼습니다.”

차남 이기채, 장녀 이채연
기채는 불같았고,
채연은 물 같았다.
성준은 아이들을 나누어 보지 않았다.
무관의 집이라 하여
딸을 글에서 떼어놓지 않았다.
“世道는 변한다.
그러나 人道는 가르쳐야 한다.”
채연은 글을 읽었고,
기채는 글을 싫어했으나
어머니 화정이 그를 붙잡았다.
“칼은 아버지가 가르치신다.
사람은 내가 가르친다.”
그 말에 성준은
아내를 다시 보았다.

첨사의 마지막 가르침
노년의 성준은
아이들을 마루에 앉혔다.
“우리 집안은
대단한 공신을 남기지 않았다.
그러나 부끄러운 이름도 남기지 않았다.”
그는 칼을 꺼내 놓았다.
“이것은 베라고 준 것이 아니다.
지키라고 준 것이다.”
守義而行 不問榮辱
의를 지키며 행하고, 영화와 욕됨을 묻지 않는다.
그날 밤,
윤화정은 조용히 말했다.
“당신은 좋은 무인이었습니다.”
성준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오.
나는 이제야
가장 늦게 집을 지은 사람입니다.”
아이들은 알았다.
그 집은 무너지지 않을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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