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과 이스마(1)

두 아들의 운명

by 이 범


배경 및 인물 소개
조선 세종 34년(1452년)
충청도 공주
주인공:
이복(李福, 107세): 의로운 선비
김사라(金沙羅, 97세): 복의 아내
이스마(以思馬, 21세): 하예가 낳은 아들
하예(夏禮, 51세): 명나라 출신 여종
혜능 대사(慧能大師, 92세): 고승

아버지의 간절한 소원
세종 34년 봄.
복은 백칠 세가 되었다.
하늘님께서 다시 나타나셨다.
"아함아."
하늘님께서 복의 이름을 바꾸셨다.
이복(李福)에서 이아함(李亞含)으로.
"네, 하늘님."
"나는 전능한 하느님이다."
"알고 있습니다."
"내 앞에서 흠 없이 살아라."
"명심하겠습니다."
"나는 나와 너 사이에, 그리고 네 뒤에 오는 후손들 사이에 내 계약을 세우겠다."
"감사합니다."
"너에게 아들을 주겠다."
"사라를 통해."
아함은 놀랐다.
"사라가요?"
"그렇다."
"하지만 사라는 구십칠 세입니다!"
"나에게 불가능이 있느냐?"
"...없습니다."
"내년 이맘때 사라가 아들을 낳을 것이다."
"그 이름을 이사(以思)라 하여라."
"이사(以思)..."
"'웃음'이라는 뜻이다."
아함은 엎드렸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걱정이 있었다.
'이사가 태어나면... 이스마는?'
아함은 이스마를 사랑했다.
비록 하예의 아들이었지만.
이십일 년을 함께 키웠다.
총명하고 용감한 아들.
아함은 용기를 내어 물었다.
"하늘님..."
"말하여라."
"이스마는 어떻게 됩니까?"
"이스마?"
"네. 제 아들 이스마 말입니다."
아함의 목소리가 떨렸다.
"이스마엘이나 당신 앞에서 오래 살기를 바랍니다."
아함은 간절히 기도했다.
"제발... 이 아이를 버리지 마소서."
"제가 사랑하는 아들입니다."
"비록 약속의 아들은 아니지만."
"이 아이도 제 피를 나눈 자식입니다."
하늘님께서는 조용히 들으셨다.
그리고 대답하셨다.
"아니다."
"예?"
"이스마가 약속의 아들은 아니다."
"..."
"너의 아내 사라가 너에게 아들을 낳아 줄 것이다."
"너는 그 이름을 이사라 하여라."
"나는 그의 뒤에 오는 후손들을 위하여 그와 나의 계약을 영원한 계약으로 세우겠다."
아함은 슬펐다.
'이스마는... 약속 밖인가...'
하지만 하늘님께서 계속 말씀하셨다.
"그러나."
"네?"
"이스마를 위한 너의 소원도 들어 주겠다."
아함은 고개를 들었다.
"정말입니까?"
"그렇다. 나는 그에게 복을 내리겠다."
"감사합니다!"
"그가 자식을 많이 낳아 크게 번성하게 하겠다."
"하늘님..."
"그는 열두 족장을 낳을 것이다."
"나는 그를 큰 민족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아함은 눈물을 흘렸다.
"감사합니다, 하늘님."
"이스마도 축복해 주셔서."
"하지만 명심하여라."
"네."
"나의 이 계약은 내년 이맘때에 사라가 너에게 낳아 줄 이사와 세우겠다."
"알겠습니다."
"이사가 약속의 아들이다."
"네."
"이스마도 복을 받지만."
"계약의 후계자는 이사다."
"명심하겠습니다."
하늘님께서는 아함과 말씀을 마치시고 그를 떠나 올라가셨다.

할례의 표시
아함은 제단에서 일어났다.
결심이 섰다.
'오늘 당장 해야 한다.'
집으로 돌아와 이스마를 불렀다.
"이스마야."
"네, 아버지."
"하늘님께서 나타나셨다."
"정말요?"
"그렇다. 그리고 명령하셨다."
"무엇을요?"
"할례(割禮)를 행하라고."
"할례요?"
이스마는 처음 듣는 말이었다.
"그렇다. 남자의 표피를 베는 것이다."
"왜 그런 걸 하나요?"
"계약의 표시다."
아함이 설명했다.
"하늘님과 우리 사이의 계약."
"우리가 하늘님의 백성이라는 표시."
"아프지 않나요?"
"아플 것이다."
"그런데 왜...?"
"고통 없는 계약은 없다."
아함이 말했다.
"진정한 헌신에는 희생이 따른다."
"알겠습니다."
이스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함은 집안의 모든 남자를 불렀다.
김종과 그의 아들들.
다른 종들.
돈으로 산 종들.
모두 합쳐 백여 명.
"오늘 우리는 할례를 받을 것이다."
아함이 선포했다.
"하늘님께서 명하셨다."
"이것이 계약의 표시다."
"우리가 하늘님의 백성이라는 증표다."
사람들은 두려워했다.
"아프지 않습니까?"
"아플 것이다."
"그런데 왜 해야 합니까?"
"하늘님께서 명하셨기 때문이다."
아함이 먼저 앞으로 나갔다.
"내가 먼저 받겠다."
"주인 어른!"
"백칠 세에도 할 수 있다."
날카로운 칼을 들었다.
혜능 대사가 옆에서 기도했다.
"하늘님, 함께하소서."
아함은 자신의 표피를 베었다.
"으윽..."
고통이 왔다.
하지만 참았다.
"되었다."
피가 흘렀다.
"이제 나도!"
이스마가 앞으로 나왔다.
"아버지처럼 저도 하겠습니다."
아함이 아들의 표피를 베었다.
"으..."
이스마도 고통을 참았다.
"잘 견뎠다, 아들아."
"괜찮습니다, 아버지."
이스마는 열세 살이었다.
그날 하루 동안.
집안의 모든 남자들이 할례를 받았다.
씨종들.
외국에서 온 종들.
모두.
"우리는 이제 하늘님의 백성이다."
아함이 선포했다.
"할례받은 자들이다."
"계약의 백성이다."

이스마와의 대화
그날 밤.
아함은 이스마를 불렀다.
"이스마야, 앉아라."
"네, 아버지."
둘이 마주 앉았다.
"아프냐?"
"조금요."
"견딜 만하냐?"
"네."
아함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아버지, 무슨 말씀 하시려고...?"
"이스마야."
"네."
"하늘님께서 오늘 말씀하셨다."
"네, 들었습니다. 할례에 대해서."
"그것만이 아니다."
아함의 목소리가 떨렸다.
"사라 할머니가 아들을 낳으신다고."
"...네."
"너는 알고 있었느냐?"
"짐작은 했습니다."
"언제부터?"
"오래전부터요."
이스마가 고개를 숙였다.
"저는 약속의 아들이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이스마야..."
"괜찮아요, 아버지."
이스마가 웃었다.
"제 어머니는 여종이었고."
"아버지의 본 부인은 사라 할머니시죠."
"그 할머니에게서 나올 아들이 진짜 약속의 아들이겠죠."
"미안하다."
"왜 미안하세요?"
"네가... 서운하지 않을까 해서."
"조금은요."
이스마가 솔직하게 말했다.
"하지만 오늘 하늘님께서 저도 축복하신다고 하셨잖아요."
"그래, 들었구나."
"네. 저도 큰 민족이 될 거라고."
"열두 족장을 낳을 거라고."
"그렇다."
"그걸로 충분해요, 아버지."
이스마가 아버지의 손을 잡았다.
"저는 이사 동생을 사랑할 거예요."
"이스마야..."
"약속의 아들이든 아니든."
"우리는 형제잖아요."
아함은 아들을 안았다.
"고맙다, 이스마야."
"네가 이렇게 이해해 줘서."
"저도 하늘님의 자녀니까요."
두 사람은 한동안 껴안고 있었다.


새로운 시작
다음 날.
아함은 사라에게 말했다.
"여보."
"네."
"내년 이맘때 아들을 낳을 것이오."
"...정말요?"
"하늘님께서 약속하셨소."
사라는 눈물을 흘렸다.
"저는... 구십칠 세예요..."
"하늘님께 불가능이 있겠소?"
"믿어지지 않아요..."
"믿읍시다. 함께."
일 년이 지났다.
정말로 사라가 임신했다.
"여보! 아기가... 아기가 생겼어요!"
"하늘님께 감사드립니다!"
이스마는 복잡한 심정이었다.
'드디어 약속의 아들이 오는구나...'
'내 동생이...'
하예가 아들에게 물었다.
"이스마야, 괜찮니?"
"네, 어머니."
"정말?"
"정말이에요."
"섭섭하지 않니?"
"조금은요."
이스마가 솔직하게 말했다.
"하지만 하늘님께서 저도 축복하셨잖아요."
"그래... 열두 족장을 낳는다고..."
"네. 저도 큰 민족이 될 거예요."
"이사와는 다른 길이겠지만."
"그래도 하늘님의 길이에요."
하예는 아들을 안았다.
"넌 참 훌륭한 아들이야."
"감사해요, 어머니."
아홉 달 후.
사라가 아들을 낳았다.
"으앙! 으앙!"
"아들입니다!"
"이사다! 이름은 이사야!"
아함이 외쳤다.
"웃음이다!"
"하늘님께서 우리에게 웃음을 주셨다!"
이스마가 동생을 보러 왔다.
"작고 귀엽네요."
"이스마야, 동생이다."
"네, 아버지."
"이사를 사랑해 주겠니?"
"물론이죠."
이스마가 아기의 손을 잡았다.
"이사야, 나는 네 형 이스마야."
"우리는 다른 길을 가겠지만."
"형제야."
"영원히."
아함은 감동했다.
'이 아이... 참 훌륭하구나...'
에필로그 - 두 아들의 운명
십 년이 지났다.
아함은 백십칠 세.
이스마는 삼십일 세.
이사는 열 살.
두 형제는 함께 자랐다.
"형! 같이 놀아요!"
"그래, 이사야."
"활 쏘는 거 가르쳐 주세요!"
"알았어."
이스마는 이사를 사랑했다.
질투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달랐다.
"이사가 약속의 아들이야."
"이스마는 여종의 아들이고."
"차이가 있지."
어느 날.
하늘님께서 아함에게 말씀하셨다.
"이스마를 보낼 때가 되었다."
"보낸다고요?"
"그렇다. 그가 독립할 때다."
"어디로요?"
"광야로."
"광야요?"
"그렇다. 그곳에서 그가 큰 민족이 될 것이다."
"하지만..."
"두려워 마라. 내가 함께할 것이다."
아함은 슬펐지만 순종했다.
"알겠습니다."
이스마에게 말했다.
"이스마야."
"네, 아버지."
"네가 떠날 때가 되었다."
"...알고 있었어요."
"정말?"
"네. 언젠가는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미안하다."
"아니에요, 아버지."
이스마가 웃었다.
"저는 제 길을 가겠어요."
"하늘님께서 함께하실 거예요."
"그래... 그럴 거다..."
이스마는 떠났다.
어머니 하예와 함께.
광야로.
하지만 두려워하지 않았다.
"하늘님께서 저를 큰 민족으로 만드실 거예요."
"열두 족장을 낳을 거예요."
"저도 하늘님의 자녀니까요."
"아브라함이 하느님께 '이스마엘이나 당신 앞에서 오래 살기를 바랍니다' 하고 아뢰자,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니다. 사라가 아들을 낳아 줄 것이다. 그 이름을 이사악이라 하여라. 이스마엘을 위한 너의 소원도 들어 주겠다. 나는 그에게 복을 내리고, 그를 큰 민족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그러나 나의 계약은 이사악과 세우겠다.'"
창세기 17:18-21
두 아들, 두 축복.
이사는 약속의 아들.
계약의 후계자.
선택받은 자.
이스마는 축복의 아들.
큰 민족의 조상.
사랑받는 자.
둘 다 하늘님의 자녀.
둘 다 복을 받음.
하지만 역할이 다름.
우리도 마찬가지.
모두 하늘님의 자녀.
모두 사랑받음.
하지만 역할이 다름.
부르심이 다름.
중요한 것은:
자기 자리에서 충실한 것.
질투하지 않는 것.
하늘님의 계획을 신뢰하는 것.
이스마처럼.
그것이 성숙한 믿음이다.

월, 화, 수,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