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 (260)

민란

by 이 범

1848년, 헌종의 죽음과 철종 즉위
기영이 서른셋 되던 해, 헌종이 후사 없이 승하했다.




안동 김씨는 강화도에서 농사짓던 이원범을 왕으로 옹립했다. 철종이었다.



"농사꾼이 임금이 되다니..."
"허수아비 임금이지. 안동 김씨가 나라를 좌지우지할 것이오."
마을 사람들은 수군거렸다.
기영은 서당에서 제자들에게 말했다.



"너희는 지금 무엇을 목격하고 있는지 아느냐?"
"...임금의 교체입니다."
"그렇다. 그런데 이것이 정상적인 왕위 계승이냐?"
제자들은 대답하지 못했다.
"이것은 세도가문이 왕을 허수아비로 만들어 권력을 독점하는 것이다. 이것이 옳으냐?"
"...옳지 않습니다."
"그렇다. 그런데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느냐?"
제자들은 고개를 숙였다.
"지금 당장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우리는 백성이고, 권력도 없고, 힘도 없다. 그러나 한 가지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기영은 칠판에 썼다.




"明明德於天下"
명명덕어천하
"밝은 덕을 천하에 밝히는 것. 이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바른 것을 배우고, 바른 것을 가르치고, 바른 것을 실천하는 것. 그것이 세상을 바꾸는 시작이다."

1853년, 아버지의 죽음
기영이 서른여덟 되던 해, 아버지 성준이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기영은 삼년상을 치렀다.




상중에도 그는 제자들을 가르쳤다.
"스승님, 상중에 가르치시면 예에 어긋나지 않습니까?"
"예란 형식만이 아니다. 아버님께서 평생 바라신 것은 백성이 잘 사는 것이었다. 내가 아버님의 뜻을 받들어 백성을 가르치는 것이 진정한 효도다."
삼년상을 마친 후, 기영은 집안의 가장이 되었다.
동생 기채는 스물여덟로 이미 무과에 급제하여 변방의 군관으로 나가 있었다.
막내 동생 채연은 스물셋으로, 뛰어난 가무 실력으로 마을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1860년, 최제우와 동학
기영이 마흔다섯 되던 해, 경주에서 최제우가 동학을 창시했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시천주(侍天主)라... 사람이 곧 하늘을 모신다?"
"인내천(人乃天)이라 하더군. 사람이 곧 하늘이라니..."
"양반이고 상놈이고 모두 평등하다고 하던데..."
마을 사람들은 수군거렸다.



기영은 동학의 교리를 듣고 깊이 생각에 잠겼다.
'인내천... 사람이 곧 하늘이다. 그렇다면 신분의 차별은 하늘의 뜻에 어긋나는 것이 아닌가.'
그는 제자들에게 말했다.
"요즘 동학이라는 가르침이 있다. 나는 그것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신분제도에 대한 의문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스승님, 그럼 신분제도가 잘못된 것입니까?"
"잘못되었다기보다는... 시대에 맞지 않게 되었다. 옛날에는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역할을 다하면 나라가 평화로웠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하냐? 양반은 백성을 수탈하고, 백성은 굶주리고, 나라는 썩어간다. 이것이 과연 올바른 제도냐?"
제자들은 깊이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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