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란 (276)

츨발

by 이 범

출발
다음 날 새벽, 산돌은 떠났다.
"나리, 다녀오겠습니다."
"조심해라. 그리고 기억해라."
"예?"
"書中有路. 책 속에 길이 있다."
"...나리?"
"우리 증조할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이다. 네가 가는 그 길이 바로 그 길이다."
산돌은 고개를 끄덕였다.
"명심하겠습니다."
산돌은 삿갓을 쓰고 걸었다.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돌아보면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나리... 꼭 무사히 돌아오겠습니다.'

첫날 밤 - 주막에서
첫날 밤, 산돌은 작은 주막에 들렀다.
"주인장, 방 하나 주시오."
"그러시오. 삼십 전이오."
"여기 있소."
방을 잡고 저녁을 먹는데, 옆 테이블에서 이상한 대화가 들렸다.
"요즘 일본 경찰들이 검문을 강화했다더군."
"왜?"
"독립군 자금을 잡으려고 하는 모양이야."
산돌은 귀를 기울였다.
"지난주에도 한 사람이 잡혔다지."
"그래서?"
"즉결 처형당했다더군."
산돌은 식은땀이 흘렀다.
'더 조심해야겠다.'
그날 밤, 산돌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보따리를 베개 삼아 꼭 안고 누웠다.
'나리를 실망시킬 수 없다. 반드시 성공한다.'
.둘째 날검문소의 위기
둘째 날 오후, 산돌은 큰 길에서 검문소를 마주쳤다.
'일본 경찰이다!'
돌아가려 했지만, 이미 눈에 띈 상태였다.
"야! 저기 너!"
"...예?"
"이리 와!"
산돌은 천천히 다가갔다.
일본 경찰 두 명이 있었다.
"어디 가는 길이냐?"
"경성에 곡식 팔러 갑니다."
"곡식?"
경찰이 자루를 가리켰다.
"저거?"
"예."
"열어봐."
산돌의 심장이 멈추는 것 같았다.
'들켰다...'
그러나 침착하게 자루를 풀었다.
위에는 곡식이 가득했다.
경찰이 손을 넣어 더듬었다.
산돌은 숨을 죽였다.
'조금만 더 깊이 넣으면... 보따리가 나온다...'
그때였다.
"야! 이쪽에서 수상한 놈 잡았다!"
다른 경찰이 소리쳤다.
"뭐?"
두 경찰이 그쪽으로 달려갔다.
"야, 너는 빨리 가!"
"예... 예!"
산돌은 황급히 자루를 싸서 떠났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아슬아슬했다...'


산돌은 이제 역참에들려 예전처럼 말을 빌려 경성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바람을 가르며 박차를 가했다


셋째 날 - 경성 도착
셋째 날 오후, 산돌은 마침내 경성에 도착했다.
조심스럽게 남산골로 향했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말을몰며, 산돌은 긴장했다.
'도경수 어른의 집은... 세 번째 골목...'
골목을 돌아 들어갔다.
큰 기와집이 나타났다.
산돌은 대문을 두드렸다.
"누구십니까?"
하인이 나왔다.
"저는 영광에서 온 산돌이라고 합니다. 이산갑 나리의 심부름으로 왔습니다."
"아, 잠깐만 기다리십시오."
잠시 후, 문이 열렸다.
"들어오시오."

"감사합니다."
산돌은 집 안으로 들어갔다.
넓은 마당.
언재나 처럼 잘 가꾸어진 정원.
'정말 큰 집이었다...'
사랑채로 안내되었다.
문이 열리고, 한 노인이 앉아 있었다.
예순 중반쯤으로 보였다.
눈빛이 예리했지만, 온화했다.
"산돌이로구나."
"예, 어르신."
"작년에 이어 또 왔구나. 잘 왔다."
도경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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