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경수와 만남
도경수와의 재회
"앉아라, 산돌아."
"예, 어르신."
산돌은 조심스럽게 앉았다.
도경수는 차를 따르며 말했다.
"힘든 여정이었겠구나."
"괜찮습니다, 어르신."
"작년에 이어 또 왔으니, 이제는 익숙하겠지?"
"예, 어르신. 그러나 이번에는 더 조심했습니다."
"그래야지. 요즘 일본 놈들이 극성이니까."
도경수는 산돌을 따뜻하게 바라보았다.
"산갑 어르신은 건강하신가?"
"예, 건강하십니다."
"다행이구나. 그분은 나의 옛 친구의 아들이시지. 충헌 형님의."
"들었습니다, 어르신."
도경수는 잠시 회상에 잠겼다.
"충헌 형님... 벌써 돌아가신 지 십팔 년이 되었구나."
"..."
"형님은 정말 훌륭한 분이셨다. 평생 교육으로 나라를 위하셨지."
도경수의 눈에 그리움이 스쳤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함께 공부했다. 기영 어르신의 서당에서."
"이기영 어르신 말씀이십니까?"
"그렇다. 산갑 어르신의 증조할아버님이시지."
도경수는 미소 지었다.
"기영 어르신은 정말 대단하신 분이셨다. 양반과 상민을 가리지 않고 가르치셨지. 그때만 해도 혁명적인 일이었다."
"..."
"그 가르침을 받은 우리는 깨달았지. 신분이 사람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행동이 그 사람을 결정한다는 것을."
도경수는 산돌을 바라보았다.
"산돌아, 너도 그런 사람이다."
"...예?"
"신분은 낮지만, 하는 일은 누구보다 높다. 목숨을 걸고 나라를 위해 일하고 있지 않느냐."
산돌은 고개를 숙였다.
"과찬이십니다, 어르신."
"과찬이 아니다. 사실이다."
군자금 전달
도경수는 분위기를 바꾸며 말했다.
"자, 그럼 물건을 보자."
"예, 어르신."
산돌은 자루에서 보따리를 조심스럽게 꺼냈다.
도경수는 보따리를 받아 열었다.
돈이 가득 들어 있었다.
십 원짜리, 오 원짜리, 일 원짜리...
도경수는 침착하게 돈을 세기 시작했다.
산돌은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
한참 후, 도경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천이백 원이 정확하구나."
"예, 어르신."
"산갑 어르신께서 이번에는 많이 모으셨구나."
"나리께서... 그리고 한도회 어르신들께서 삼 개월 동안 모으신 것입니다."
"삼 개월..."
도경수는 감동한 표정이 되었다.
"대단하시다. 정말 대단하시다."
도경수는 돈을 다시 보따리에 넣었다.
그리고 벽장으로 가서 다른 보따리를 꺼냈다.
"이것은?"
"이것은 다른 지역에서 모은 돈이다. 이것과 합치면 총 삼천 원이 된다."
"삼천 원!"
"그렇다. 이 돈은 다음 주에 만주로 보낼 것이다."
"홍범도 장군께로요?"
"그렇다."
도경수는 산돌의 어깨를 잡았다.
"산돌아, 네가 운반한 이 돈으로 독립군들이 무기를 살 수 있다. 훈련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일본놈들과 싸울 수 있다."
"..."
"네가 한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느냐?"
"...영광입니다, 어르신."
"영광? 아니다. 이것은 의무다. 우리의 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