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경수의이야기
도경수의 이야기 - 1905년의 맹세
도경수는 산돌을 다시 앉게 했다.
"산돌아,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이야기해 주마."
"예, 어르신."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었을 때 나는 충헌 형님을 만났다."
도경수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형님은 분노하고 계셨다. 나라가 외교권을 빼앗겼으니까."
"..."
"우리는 밤새 이야기를 나누었다. 무엇을 해야 하는가. 어떻게 나라를 되찾을 것인가."
도경수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리고 맹세했다. 형님은 교육으로, 나는 돈으로 나라를 위해 싸우겠다고."
"..."
"형님은 말씀하셨다. '경수야, 독립군에게는 총이 필요하다. 그러나 총을 사려면 돈이 필요하다. 네가 그 돈을 모아다오.'"
"..."
"나는 대답했다. '형님, 제가 하겠습니다. 제 목숨을 걸고 하겠습니다.'"
도경수는 눈물을 닦았다.
"그날 이후 나는 장사를 시작했다. 포목상, 곡물상, 무엇이든 했다. 크게 성공했다. 그리고 번 돈을 모두 독립군에게 보냈다."
"대단하십니다, 어르신."
"대단한 것이 아니다. 약속을 지키는 것뿐이다."
도경수는 산돌을 바라보았다.
"산돌아, 형님은 1905년에 돌아가셨다. 일본놈들의 고문으로."
"...알고 있습니다."
"형님이 돌아가신 후, 나는 더욱 열심히 일했다. 형님의 몫까지 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
"..."
"그리고 지금은 산갑 어르신께서 형님의 뜻을 이어가고 계시지. 군자금을 모으시고."
도경수는 산돌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너 같은 젊은이가 목숨을 걸고 그것을 운반하고 있다."
"어르신..."
"산돌아, 고맙다. 정말 고맙다."
29. 저녁 식사와 격려
그날 저녁, 도경수는 산돌에게 푸짐한 저녁을 대접했다.
"많이 먹어라. 여정이 힘들었을 것이다."
"감사합니다, 어르신."
밥, 국, 여러 반찬들.
산돌은 사흘 만에 제대로 된 식사였다.
"맛있습니까?"
"예, 정말 맛있습니다."
도경수는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산돌아, 집에는 가족이 있느냐?"
"아닙니다. 저는 고아입니다."
"그랬구나... 부모님은 언제 돌아가셨느냐?"
"제가 다섯 살 때였습니다."
"그래서 이산갑 어르신 댁에서 자란 것이로구나."
"예. 나리께서 저를 거두어 주셨습니다."
도경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산갑 어르신도 좋은 분이시구나. 형님을 닮으셨어."
"..."
"형님도 신분을 가리지 않으셨지. 사람을 사람으로 보셨어."
도경수는 산돌에게 물었다.
"산돌아, 두렵지 않으냐?"
"...무엇이 말씀이십니까?"
"이 일이. 군자금을 운반하는 일이. 잡히면 죽는데."
산돌은 잠시 생각하다 대답했다.
"두렵습니다."
"솔직하구나."
"예. 거짓말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두렵습니다."
산돌은 도경수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
"나리께서 은혜를 베푸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산돌의 목소리가 강해졌다.
"이것이 옳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
"제 부모님은 일본놈들 때문에 돌아가셨습니다."
"...!"
"명성황후 시해 사건 때였습니다. 부모님은 의병을 도왔다가 발각되어 죽임을 당했습니다."
도경수는 놀랐다.
"그랬구나..."
"저는 그때 다섯 살이었습니다. 부모님 얼굴도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산돌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그러나 한 가지는 기억합니다. 부모님께서 나라를 위해 무언가 하셨다는 것을."
"산돌아..."
"저도 부모님처럼 하고 싶습니다. 나라를 위해 무언가 하고 싶습니다."
산돌은 눈물을 닦았다.
"그래서 저는 두렵지만, 합니다. 이것이 제가 부모님께 드릴 수 있는 유일한 제사입니다."
도경수는 깊이 감동했다.
"산돌아... 너는 정말 훌륭한 사람이다."
도경수는 일어나 산돌을 껴안았다.
"네 부모님께서도 하늘에서 자랑스러워하고 계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