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 은신처
탈출 - 노파의 은신처
산돌은 좁은 골목으로, 계단으로, 담장을 넘어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저놈 빨리 잡아!"
경찰들이 바로 뒤에서 쫓아왔다.
앞에 막다른 골목이 나타났다.
'끝났다...'
그런데 옆에 작은 문이 보였다.
산돌은 문을 두드렸다.
"살려주세요!"
문이 열렸다.
노파가 나왔다.
"... 누구냐?"
"죄송합니다! 숨겨주세요!"
노파는 산돌을 빤히 바라보았다.
"경찰한테 쫓기는 게냐?"
"예..."
노파는 잠시 망설이더니 말했다.
"빨리 들어와!"
산돌은 안으로 들어갔다.
"저 장롱 속에 들어가거라!"
"예?"
"빨리!"
산돌은 장롱 속으로 들어갔다.
문이 닫혔다.
어둠.
숨소리만 들렸다.
밖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문 열어!"
경찰들이었다.
"예, 예..."
노파가 문을 열었다.
"여기 수상한 놈이 들어오지 않았느냐?"
"아니요. 저는 혼자 있었습니다."
"거짓말하면 죽는다!"
"정말입니다. 제가 거짓말을 왜 하겠습니까? 저는 늙은이입니다."
경찰들이 방을 수색했다.
산돌은 장롱 속에서 숨을 죽였다.
'제발... 제발...'
경찰이 장롱 앞을 지나갔다.
'발견되면 끝이야...'
그러나 경찰은 장롱을 열지 않았다.
"이상하네... 분명 이쪽으로 왔는데..."
"다른 곳을 찾아보자."
경찰들이 나갔다.
한참 후, 노파가 말했다.
"이제 나와도 된다."
산돌이 장롱에서 나왔다.
"감사합니다, 할머니. 정말 감사합니다."
노파는 산돌을 바라보았다.
"너 같은 애가 누군지 안다."
"...!"
"독립운동하는 애들이지."
노파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내 아들도 그랬다."
"... 예?"
"십 년 전에 죽었지. 일본 놈들한테."
노파는 눈물을 닦았다.
"그래서 너를 숨겨준 것이다. 내 아들 대신이라고 생각하고."
"할머니..."
"괜찮다. 그러니 너라도 살아야지."
35. 노파의 이야기
노파는 산돌에게 물을 주었다.
"마셔라."
"감사합니다."
산돌은 물을 마셨다.
노파는 앉아서 말했다.
"내 아들 이름은 석만이라고 했다."
"..."
"착한 아이였지. 효자였고."
노파는 회상에 잠겼다.
"1913년이었다. 아들이 스물다섯 되던 해."
"..."
"아들은 독립운동을 하고 있었다. 나는 몰랐지. 나중에 알았다."
노파는 눈물을 흘렸다.
"어느 날 일본 경찰들이 집에 들이닥쳤다. 그리고 아들을 끌고 갔다."
"..."
"나는 경찰서로 찾아갔다. 아들을 보고 싶다고 애원했다."
"..."
"그러나 그들은 나를 쫓아냈다. '네 아들은 역적이다.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노파는 소리 내어 울었다.
"이틀 후, 아들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고문으로."
"할머니..."
"시신도 받을 수 없었다. 그들은 시신을 어디다 버렸는지 알려주지 않았다."
노파는 산돌을 바라보았다.
"그래서 나는 너 같은 애들을 보면 도와주고 싶다."
"..."
"내 아들을 대신해서라도."
산돌은 노파에게 깊이 절했다.
"할머니,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괜찮다."
노파는 산돌에게 옷을 주었다.
"이것을 입어라. 경찰들이 네 옷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길로 나가거라. 뒷문이 있다."
노파는 산돌을 뒷문으로 안내했다.
"이 골목을 따라가면 성문으로 가는 다른 길이 나온다."
"예."
"조심해라. 그리고..."
노파는 산돌의 손을 잡았다.
"꼭 살아남아라. 내 아들처럼 죽지 마라."
산돌은 눈물을 흘렸다.
"예, 할머니. 꼭 살아서... 나라가 광복되는 날을 보겠습니다."
"그래... 그날이 오면 내 아들도 기뻐할 것이다."
산돌은 뒷문으로 나갔다.
마지막으로 노파에게 절했다.
"할머니, 제가 만약 살아남는다면,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그래... 기다리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