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살아야 100년인것을 (85)불의메트렉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by 이 범

다음날 아침, 서현은 알람보다 먼저 눈이 떠졌다. 6시 30분. 악몽을 꿨다. 모든 클라이언트가 동시에 전화를 걸어오고, 모든 일정이 겹치고, 그녀는 아무것도 끝내지 못하는 꿈.
'스트레스 받는구나...'
서현은 침대에서 일어나 거실로 나왔다. 창문을 열자 아침 공기가 들어왔다. 상쾌했다.
문득, 책장에 꽂혀 있는 책이 눈에 띄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3년 전에 산 책. 30페이지쯤 읽다가 멈췄다.
서현은 책을 꺼내 펼쳤다. 먼지가 날렸다.
책장을 넘기다, 한 문단이 눈에 들어왔다.
"긴급한 일과 중요한 일을 구분하라. 우리는 늘 긴급한 일에 쫓겨 살지만, 진짜 인생을 바꾸는 건 긴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이다."
서현은 그 문장을 다시 읽었다.
'긴급한 일과 중요한 일...'
그녀는 커피를 내리며 생각했다. 어제 그녀가 한 일들은 뭐였을까?
갑자기 당겨진 프레젠테이션
3시 제출 시안
급한 메일 답장
영업팀 과장의 전화
모두 급했다. 하지만 중요했을까?
프레젠테이션은 중요했다. 하지만 원래 일정대로 했어도 됐다. 시안도 중요했다. 하지만 진짜 3시까지 필요했을까? 영업팀 과장의 전화는? 다음 주 일인데 왜 어제 급했을까?
그리고 그녀가 하지 못한 일은?
팀원 면담
분기 전략 기획
자기계발 (운동, 독서)
장기 프로젝트 준비
이것들은 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중요했다.
'아...'
서현은 깨달았다. 자신이 3개월간, 아니 어쩌면 3년간, 급한 일만 쫓아왔다는 것을. 정작 중요한 일은 계속 미뤄왔다는 것을.
출근길 지하철에서, 서현은 휴대폰에 메모를 열었다.
"긴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 줄이기
긴급하고 중요한 일: 빨리 처리
긴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 시간 투자
긴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 하지 않기"
그녀는 이 매트릭스를 본 적이 있었다. 아이젠하워 매트릭스. 미국 대통령 아이젠하워가 썼다는 시간 관리 도구.
하지만 이해하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달랐다.
사무실에 도착하자, 김 이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서현 차장, 아침 미팅 준비했어?"
"네, 준비했습니다."
미팅은 한 시간 동안 이어졌다. 끝나고 나오자, 준호가 기다리고 있었다.
"차장님, 급한데요. B사에서..."
"잠깐."
서현이 준호를 멈췄다.
"얼마나 급해?"
"네?"
"지금 당장 해야 해? 오늘? 아니면 이번 주?"
준호는 당황했다.
"음... 이번 주까지요."
"그럼 지금 당장은 아니네. 오후에 시간 잡을게."
"네? 하지만..."
"준호야, 모든 게 급할 수는 없어. 우선순위를 정하자."
준호는 의아한 표정으로 돌아갔다. 서현도 자신이 놀라웠다. 평소의 자신이라면 "당장 할게!"라고 말했을 텐데.
서현은 책상에 앉아 종이를 꺼냈다. 그리고 네 칸으로 나눴다.
긴급함 | 긴급하지 않음
-----------------
중요함 | 중요하지 않음
그녀는 이번 주에 해야 할 일들을 적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나씩 칸에 배치했다.
긴급하고 중요한 일:
A사 계약서 검토 (내일까지)
C사 캠페인 런칭 (이번 주)
긴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
영업팀 예산 재조정 (다음 주 일)
루틴한 보고서들
긴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
팀원 면담
다음 분기 전략 수립
신규 프로젝트 기획
팀 역량 강화 워크숍
긴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
불필요한 회의들
습관적으로 확인하는 메일
서현은 깨달았다. 그녀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시간을 '긴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과 '긴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에 썼는지.
그날 오후, 서현은 회의 요청을 받았다.
"차장님, 내일 오후 2시에 전사 회의 있는데, 참석 가능하세요?"
"무슨 회의인데요?"
"정기 업데이트 회의요."
서현은 물었다.
"제가 꼭 참석해야 하나요?"
"음... 항상 오셨잖아요."
"하지만 꼭 필요한가요? 제 발표나 의견이 필요한 건가요?"
"아, 그건... 아닌 것 같은데요."
"그럼 이번엔 빠질게요. 회의록 공유해주세요."
서현은 전화를 끊고 달력에 메모했다.
"내일 오후 2시-3시: 팀원 면담 - 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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