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에 반하다
리브가도 보았다.
저 멀리.
들을 가로질러.
이쪽으로 오는 누군가를.
"저기..."
"누가 오고 있어요."
유모가 말했다.
"누구일까요?"
리브가는 김종에게 물었다.
"저기 들을 가로질러."
"우리 쪽으로 오는 저 남자는 누구입니까?"
김종이 바라보았다.
멀리서도 알아보았다.
걸음걸이.
모습.
"그분은..."
김종이 미소 지었다.
"나의 주인입니다."
"주인님이요?"
"네."
"이사 도련님이십니다."
리브가의 가슴이 뛰었다.
'드디어...'
'내 남편이 될 분을...'
'처음 보는구나...'
급히 낙타에서 내렸다.
"아가씨, 조심하세요!"
유모가 걱정했다.
"괜찮아요."
리브가는 서둘러.
너울을 꺼냈다.
얼굴을 가렸다.
옛 풍습(風習)대로.
신부는 신랑 앞에서.
얼굴을 가려야 했다.
처음 만날 때는.
"아가씨, 떨리시죠?"
"네... 많이..."
"괜찮으실 거예요."
리브가는 너울 뒤에서.
이사를 바라보았다.
점점 가까워졌다.
아홉 살 소년.
작았다.
'어리네...'
하지만 눈빛이 맑았다.
순수했다.
'착해 보여...'
이사도 가까이 왔다.
숨을 헐떡이며.
"김종 할아버지!"
"도련님!"
"돌아오셨어요!"
"네!"
이사는 리브가를 보았다.
너울을 쓴 여인.
키가 크고.
품위가 있었다.
'저분이...'
'내 아내가 될 분인가...'
이사는 부끄러워졌다.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작은 목소리.
리브가도 부끄러웠다.
"안녕하세요... 도련님..."
두 사람은 서로를 쳐다보지 못했다.
김종이 웃었다.
'두 분 다 부끄러워하시는구나...'
"도련님."
"네?"
"집으로 가시지요."
"네..."
"주인 어른께서 기다리십니다."
"아버지!"
이사는 앞장섰다.
리브가는 낙타를 타고 따라갔다.
행렬이 마을로 들어갔다.
결(結) - 김종의 보고
집에 도착했다.
아함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버지!"
"이사야."
"김종 할아버지 오셨어요!"
"그래, 보이는구나."
김종이 들어왔다.
"주인 어른."
"돌아왔구나."
"네."
"고생했다."
"아닙니다."
"성공했느냐?"
"네."
김종은 무릎을 꿇었다.
"주인 어른."
"말해보거라."
"제가 한 모든 일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김종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함흥으로의 여정.
우물가에서의 기도.
리브가를 만난 일.
표적(表迹)이 이루어진 일.
"물동이를 기울여."
"제가 물을 마시게 해 주십시오 하자."
"그 처녀가 말했습니다."
"'마시십시오.'"
"'당신의 낙타들에게도 물을 먹이겠습니다.'"
"정확히 제가 기도한 대로였습니다."
아함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늘님께서 인도하셨구나."
"그렇습니다."
김종은 계속 말했다.
브투엘의 집에서의 일.
가족들의 환대.
리브가의 결단.
축복.
여정.
모든 것을.
"그리하여 제가."
"리브가 양을 모시고 왔습니다."
아함은 감격했다.
"고맙다, 종아."
"네가 충성(忠誠)되이 일했구나."
"주인 어른의 명을 따랐을 뿐입니다."
"하늘님께서 함께하셨다."
"그렇습니다."
아함은 리브가를 불렀다.
"리브가."
"네, 어르신."
"이리 오너라."
리브가가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아직 너울을 쓰고.
아함은 그를 바라보았다.
"고생했구나."
"아닙니다."
"먼 길을 왔구나."
"하늘님께서 함께하셨습니다."
"그래..."
아함은 미소 지었다.
"네가 내 며느리(媤婦)구나."
"네..."
"잘 왔다."
"감사합니다."
"이사를 잘 부탁한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함은 이사를 불렀다.
"이사야."
"네, 아버지."
"리브가다."
"..."
"네 아내가 될 사람이다."
"네..."
"잘 대해주어라."
"네, 아버지."
두 사람은 다시 서로를 보지 못했다.
부끄러워서.
에필로그 - 사라의 천막
해가 완전히 졌다.
밤이 되었다.
아함이 말했다.
"이사야."
"네."
"리브가를 데리고 가거라."
"어디로요?"
"네 어머니 사라의 천막(天幕)으로."
"할머니 천막이요?"
"그렇다."
"그곳은 비어 있는데요."
"이제 리브가가 쓸 것이다."
"아..."
이사는 리브가를 바라보았다.
"저기..."
"네, 도련님?"
"저를... 따라오시겠어요?"
"네."
두 사람은 함께 걸었다.
조용히.
말없이.
사라의 천막에 도착했다.
삼 년 전.
사라가 죽은 후.
비어 있던 곳.
"여기예요."
"네."
리브가는 천막 안으로 들어갔다.
깨끗했다.
준비되어 있었다.
"편히 쉬세요."
이사가 말했다.
"감사합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네..."
이사는 돌아갔다.
리브가는 혼자 남았다.
천막 안에서.
유모가 들어왔다.
"아가씨."
"유모..."
"괜찮으세요?"
"응..."
"도련님 어떠세요?"
"어려..."
"그래도 착해 보이시죠?"
"응... 순수해 보여..."
"잘하실 거예요."
"그럴까?"
"하늘님께서 맺어주신 인연(因緣)이에요."
리브가는 천막을 둘러보았다.
"이곳이..."
"할머니가 사시던 곳이구나..."
"이제 제가 살게 되는구나..."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
평안했다.
'여기가 내 집이구나...'
'이곳에서 살게 되는구나...'
'하늘님...'
'저를 인도해 주세요...'
밖에서는.
아함이 혼자 앉아 있었다.
"사래..."
"종이 며느리를 데려왔소..."
"좋은 며느리요..."
"이사가 이제 장가를 가게 되었소..."
"당신이 보았으면 좋았을 텐데..."
눈물이 흘렀다.
"보고 싶소..."
별이 빛났다.
사십 년 전.
하늘님께서 보여주신 그 별들.
"네 후손이 저렇게 많아질 것이다."
이제 시작되고 있었다.
이사를 통해.
리브가를 통해.
"감사합니다, 하늘님..."
"리브가도 눈을 들어 이사악을 보고서는 얼른 낙타에서 내려, 그 종에게 물었다. '들을 가로질러 우리 쪽으로 오는 저 남자는 누구입니까?' 그 종이 '그분은 나의 주인입니다.' 하고 대답하자, 리브가는 너울을 꺼내어 얼굴을 가렸다. 그 종은 이사악에게 자기가 한 모든 일을 이야기하였다."
창세기 24:64-66
첫 만남.
들녘에서.
저녁 무렵.
두 사람은 만났다.
이사는 기다렸다.
매일.
들로 나가서.
리브가는 왔다.
먼 길을.
순종으로.
첫 눈에.
서로 부끄러워했다.
말을 못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끌렸다.
운명을 느꼈다.
김종은 보고했다.
충실하게.
모든 일을.
하늘님의 인도하심을.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이사와 리브가의.
함께하는 삶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