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녘의 만남 (1)

운명의 첫 대면

by 이 범


배경 및 인물 소개
조선 세종 43년(1461년) 봄
브엘세바 들녘
주인공:
이사(以思, 9세): 약속의 아들, 순수하고 기다리는 소년
리브가(利福加, 17세): 신부, 긴장과 설렘
김종(金從, 73세): 아함의 충실한 종
이아함(李亞含, 116세): 매우 늙은 아버지
유모(乳母, 60세): 리브가의 유모


기다림의 날들
브엘세바.
이사는 매일 들녘에 나갔다.
"도련님, 또 나가십니까?"
하인이 물었다.
"응."
"김종 할아버지 오시는지 보려고."
"아직 멀었을 텐데요."
"그래도..."
이사는 들로 향했다.
한 달 전.
김종이 떠났다.
"김종 할아버지."
"네, 도련님."
"언제 오세요?"
"석 달쯤 걸릴 겁니다."
"그렇게 오래요?"
"함흥은 멉니다."
"빨리 오세요."
"그러겠습니다."
그 후로 이사는 매일 기다렸다.
아함도 기다렸다.
"아버지, 언제쯤 오실까요?"
"곧 올 것이다."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조급해하지 마라."
"네..."
하지만 이사는 조급했다.
'내 아내가 될 사람...'
'어떤 사람일까...'
'예쁠까...'
'착할까...'
'나를 좋아할까...'
아홉 살 소년의 순수한 호기심.
한 달이 지났다.
두 달이 지났다.
"아버지, 아직도 안 오세요."
"기다려라."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요?"
"아니다."
"김종은 신실(信實)한 종이다."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
석 달째 되는 날.
이사는 더 자주 들로 나갔다.
아침에도.
점심에도.
저녁에도.
"도련님, 너무 자주 나가시면 지치십니다."
"괜찮아."
"그래도..."
"꼭 오늘 오실 것 같아."
하지만 오지 않았다.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저녁의 산책
석 달 보름이 지난 어느 날.
저녁 무렵.
이사는 또 들로 나갔다.
"바람을 쐬러 가야지."
혼자서.
조용히.
들녘은 평화로웠다.
바람이 불었다.
시원했다.
"하늘님..."
이사는 기도했다.
"김종 할아버지를 지켜주세요..."
"그리고 제 아내가 될 분도..."
"안전하게 오게 해주세요..."
이사는 걸었다.
천천히.
생각에 잠겨.
'아버지가 늙으셨어...'
'걱정이야...'
'할머니는 돌아가셨고...'
'이제 나밖에 없어...'
'빨리 커야 하는데...'
해가 지기 시작했다.
하늘이 붉게 물들었다.
"예쁘다..."
이사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때.
저 멀리.
무언가 보였다.
"저건..."
눈을 가늘게 뜨고 보았다.
"낙타?"
"낙타 떼다!"
이사는 뛰기 시작했다.
"김종 할아버지!"
"돌아오셨다!"
가슴이 뛰었다.
설렜다.
'드디어...'
'드디어 오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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