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의 후예

이스마의 족보

by 이 범


배경 및 인물 소개
조선 단종 3년(1455년) ~ 예종 2년(1470년)
광야와 사막 지대
주인공:
이스마(以思馬, 36-137세): 하예의 아들, 광야의 족장
하예(夏禮, 52-90세): 명나라 출신 여종, 이스마의 어머니
열두 아들들: 이스마의 후손, 열두 부족의 시조
이사(以思, 68세): 약속의 적자, 이스마의 이복동생




광야의 삶
단종 3년(1455년).
이아함이 세상을 떠났다.
장례를 마치고.
이스마는 형 이사에게 작별을 고했다.
"형님."
"이스마..."
"이제 저는 돌아가야 합니다."
"..."
"광야로."
"그래야 하느냐?"
"네."
이사는 아쉬웠다.
"함께 살 수 없을까?"
"어렵습니다."
"왜?"
"저는 광야 사람입니다."
"..."
"형님은 약속의 아들이고."
"저는 광야의 아들입니다."
"역할이 다릅니다."
이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다..."
"하지만 형제입니다."
"그렇지."
"언젠가 다시 만나요."
"그래... 꼭..."
두 사람은 포옹했다.
"잘 가라, 이스마."
"형님도 잘 지내세요."
이스마는 떠났다.
광야로.
사막으로.
자유로운 땅으로.
"어머니."
"왜 그러느냐?"
하예가 물었다.
육십 세가 넘었지만.
여전히 건강했다.
"이제 우리만의 땅에서 삽시다."
"좋다."
"아버지께서도 원하셨을 거예요."
"그렇겠지..."
이스마에게는 아내가 있었다.
명나라에서 온 여인.
어머니가 구해준.
"여보."
"왜?"
"이제 우리만의 땅이야."
"좋아."
"자식들을 많이 낳자."
"응."
"큰 민족을 이루자."
"하늘님께서 약속하셨잖아."
"그래."
일 년 후.
첫 아들이 태어났다.
"이름을 뭐라 지을까?"
"느바욧(訥巴曰)이라 하자."
"무슨 뜻이야?"
"'첫 열매'라는 뜻이야."
"좋은 이름이네."
느바욧은 건강하게 자랐다.
활을 잘 쏘았다.
말을 잘 탔다.
"아버지처럼."
사람들이 말했다.
"광야의 사람."
두 번째 아들.
케다르(蓋多).
"'강하다'는 뜻이야."
세 번째 아들.
앗브엘(謁伯業).
"'하늘님의 종'이라는 뜻."
네 번째 아들.
밉삼(密森).
"'향기'라는 뜻."
다섯 번째 아들.
미스마(美思馬).
"'들리다'는 뜻."
"하늘님께서 들으신다."
여섯 번째 아들.
두마(斗馬).
"'침묵'이라는 뜻."
일곱 번째 아들.
마싸(馬思).
"'짐을 지다'는 뜻."
여덟 번째 아들.
하닷(河達).
"'날카롭다'는 뜻."
아홉 번째 아들.
테마(太馬).
"'남쪽'이라는 뜻."
열 번째 아들.
여투르(如投).
"'방황하다'는 뜻."
열한 번째 아들.
나피스(羅非思).
"'새로워지다'는 뜻."
열두 번째 아들.
케드마(蓋德馬).
"'동쪽'이라는 뜻."
열두 아들.
모두 건강하게 자랐다.
부족의 형성
세월이 흘렀다.
아들들이 성인이 되었다.
각자 장가를 갔다.
자식들을 낳았다.
"아버지."
느바욧이 말했다.
"저희가 너무 많아졌어요."
"그래?"
"네. 한 곳에 살기 힘듭니다."
"그럼?"
"각자 마을을 만들면 어떨까요?"
이스마는 생각했다.
"좋은 생각이다."
"정말요?"
"그래."
"각자 자기 부족(部族)을 이루어라."
"부족이요?"
"그렇다."
"너희는 족장(族長)이다."
"열두 부족의."
아들들은 기뻤다.
"감사합니다, 아버지!"
느바욧은 북쪽으로 갔다.
케다르는 서쪽으로.
앗브엘은 동쪽으로.
밉삼은 남쪽으로.
각자 방향을 정해.
자기 마을을 세웠다.
"이곳이 우리 땅이다!"
"느바욧 부족!"
"케다르 부족!"
"앗브엘 부족!"
각 부족은 번성했다.
자식들이 많이 태어났다.
양 떼가 늘었다.
말 떼도 늘었다.
"우리는 광야의 백성이다!"
"자유롭다!"
"아무도 우리를 지배하지 못한다!"
이스마는 자주 아들들을 찾아갔다.
"느바욧아."
"아버지!"
"잘 지내느냐?"
"네! 부족이 번성합니다!"
"좋구나."
"아버지 덕분입니다."
"아니다."
"하늘님의 은혜다."
케다르도 찾아갔다.
"케다르야."
"아버지!"
"부족은 어떠냐?"
"강합니다!"
"좋다."
"우리는 용맹합니다!"
"자랑스럽구나."
"감사합니다!"
모든 아들들을 찾아갔다.
열두 부족.
모두 잘 살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하늘님..."
이스마는 기도했다.
"저를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큰 민족이 되게 하셨습니다..."
"약속을 지키셨습니다..."
독립된 삶
세월이 더 흘렀다.
이스마는 구십 세가 되었다.
하예는 백사 세.
"어머니."
"왜 그러느냐?"
"건강하세요?"
"아직은 괜찮다."
"다행입니다."
"너는?"
"저도 건강합니다."
"광야 생활이 좋으냐?"
"네."
"힘들지 않고?"
"힘듭니다."
"..."
"하지만 자유롭습니다."
하예는 미소 지었다.
"그래..."
"자유가 제일이지..."
"네."
"어머니."
"왜?"
"후회하세요?"
"뭘?"
"브엘세바를 떠난 것."
하예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
"이것이 우리 길이다."
"네."
"이사는 약속의 아들."
"우리는 자유의 아들."
"명심하겠습니다."
이스마의 부족들은.
하윌라(河日羅)에서 수르(守)에 이르는.
넓은 지방에 살았다.
수르는 명나라 맞은쪽.
북방으로 가는 곳에 있었다.
"이곳이 우리 땅이다."
"넓다."
"광활하다."
"자유롭다."
가끔 브엘세바에서.
소식이 들려왔다.
"형님이 잘 지내신답니다."
"그래?"
"네. 쌍둥이를 낳으셨답니다."
"쌍둥이?"
"야곱과 에서."
"좋은 소식이구나."
"형님께 안부 전해드릴까요?"
"그래."
"잘 지낸다고."
"알겠습니다."
하지만 자주 만나지는 않았다.
"왜 형님을 안 만나세요?"
아들들이 물었다.
"우리는..."
"네?"
"형제들에게 맞서 혼자 떨어져 살아야 한다."
"왜요?"
"그것이 우리 운명이다."
"천사께서 말씀하셨다."
"할머니에게."
"아..."
"'네 아들은 들나귀 같은 사람.'"
"'모든 이와 대적하고.'"
"'형제들에게 맞서 혼자 살 것.'"
"그래서요?"
"우리는 독립적이다."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는다."
"자유롭다."
아들들은 이해했다.
"알겠습니다, 아버지."
광야 족장의 죽음
백 년이 더 흘렀다.
이스마는 백삼십칠 세가 되었다.
매우 늙었다.
"아버지."
아들들이 모였다.
열두 족장.
모두 백 세가 넘었다.
"왔느냐..."
"네, 아버지."
"다들 늙었구나..."
"아버지도요..."
이스마는 미소 지었다.
"나는... 곧 갈 것 같다..."
"아버지..."
"울지 마라."
"..."
"나는 백삼십칠 년을 살았다."
"충분하다."
"하지만..."
"들어라."
"네."
"너희는 열두 부족이다."
"..."
"각자 강하게 살아라."
"네."
"자유롭게 살아라."
"네."
"누구에게도 지배받지 마라."
"명심하겠습니다."
"그리고..."
"네?"
"하늘님을 잊지 마라."
"..."
"우리를 버리지 않으신 분."
"광야에서 살게 하신 분."
"큰 민족이 되게 하신 분."
"알겠습니다, 아버지."
그날 밤.
이스마는 숨을 거두었다.
백삼십칠 세.
평안히.
선조들 곁으로 갔다.
아들들은 울었다.
"아버지..."
"광야의 족장..."
"우리의 아버지..."
장례를 치렀다.
광야 한복판.
큰 나무 아래.
"여기에 모시자."
"아버지께서 좋아하시던 곳."
돌무덤을 쌓았다.
"아버지, 편히 쉬세요."
"자유로우셨던 아버지."
"광야를 사랑하셨던 아버지."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열두 족장이 함께 기도했다.
"하늘님."
"아버지를 받아주소서."
"그는 자유롭게 사셨습니다."
"광야에서."
"당신과 함께."
"이제 편히 쉬게 하소서."
"아멘."
장례가 끝났다.
족장들은 각자 부족으로 돌아갔다.
"안녕, 형님들."
"안녕, 동생들."
"각자 잘 살자."
"다음에 또 만나자."
그들은 흩어졌다.
광야로.
사막으로.
자유를 향해.


에필로그 - 광야의 후예
세월이 흘렀다.
열두 부족은 계속 번성했다.
"우리는 이스마의 후손!"
"광야의 백성!"
"자유의 백성!"
느바욧 부족은 북쪽에서.
케다르 부족은 서쪽에서.
앗브엘 부족은 동쪽에서.
각자 강하게 살았다.
누구에게도 지배받지 않았다.
"우리는 독립적이다!"
"우리는 자유롭다!"
가끔 브엘세바에서.
이사의 후손들과 만났다.
"우리는 형제다."
"하지만 다른 길을 간다."
"너희는 약속의 백성."
"우리는 광야의 백성."
"각자 자기 길을."
서로 존중했다.
다투지 않았다.
"아함 할아버지의 후손."
"하지만 다른 운명."
백 년이 지나고.
천 년이 지났다.
이스마의 후손들은.
여전히 광야에 살았다.
하윌라에서 수르까지.
넓은 땅에.
자유롭게.
독립적으로.
형제들에게 맞서.
혼자 떨어져.
그것이 그들의 운명이었다.
천사가 예언한 대로.
"들나귀 같은 사람."
"모든 이와 대적하고."
"형제들에게 맞서 혼자 살 것."
이루어졌다.
그들은 자유로웠다.
강했다.
독립적이었다.
그것이 이스마의 유산(遺産)이었다.
광야의 후예들.
영원히.

"이들이 이스마엘의 아들들이고, 또 마을과 고을에 따라 본 그들의 이름으로서, 열두 부족의 족장들이다. 이스마엘이 산 햇수는 백삼십칠 년이다. 그는 숨을 거두고 죽어 선조들 곁으로 갔다. 그들은 하윌라에서 수르에 이르는 지방에 살았다. 이렇게 그는 자기의 모든 형제들에게 맞서 혼자 떨어져 살았다."
- 창세기 25:16-18
광야의 축복.
이스마는 약속의 아들이 아니었다.
하지만 축복받았다.
열두 아들.
열두 부족.
큰 민족.
하늘님께서 약속을 지키셨다.
"그를 큰 민족이 되게 하겠다."
이루어졌다.
그들은 광야에 살았다.
자유롭게.
독립적으로.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고.
형제들에게 맞서 혼자 떨어져.
그것이 운명이었다.
예언대로.
하지만 그것도 축복이었다.
자유.
독립.
강함.
교훈:
약속의 자녀가 아니어도.
축복받을 수 있다.
다른 방식으로.
다른 길로.
각자의 운명이 있다.
이사는 약속의 길.
이스마는 자유의 길.
둘 다 하늘님의 자녀.
둘 다 축복.
다만 역할이 다를 뿐.
자유도 축복이다.
광야도 은혜다.
하늘님은 공평하시다.
모두를 기억하신다.
모두를 축복하신다.
각자의 방식으로.

월, 화, 수,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