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모닷 이야기(픽션)

사막의 첫 번째 아들

by 이 범

사막의 첫 번째 아들
프롤로그: 분리의 시대
대홍수 이후 세상이 다시 채워지던 시대, 에벨의 두 아들은 서로 다른 길을 선택했다. 형 벨렉은 북쪽으로 향했고, 동생 욕단은 남쪽 사막을 향해 떠났다. 욕단의 첫아들로 태어난 알모닷은 아버지와 함께 아직 이름조차 없는 광활한 사막을 마주했다.


별을 세는 아이
"아버지, 저 별들은 모두 몇 개나 될까요?"
어린 알모닷은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욕단은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미소 지었다.
"네 증조할아버지 아브람께서 하나님으로부터 약속을 받으셨단다. 자손이 저 하늘의 별처럼 많아질 것이라고."
"그럼 저도 많은 자손을 갖게 되나요?"
"그럴 것이다, 알모닷.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네가 그들에게 무엇을 남겨줄 것인가다."
욕단 가문은 남쪽으로, 더 남쪽으로 이동했다. 비옥한 초승달 지대를 벗어나 황량한 사막이 펼쳐진 곳. 다른 사람들은 왜 그런 불모지로 가느냐고 물었지만, 욕단은 확신에 차 있었다.
"이곳에는 아무도 없다. 우리가 처음이 될 것이다."
알모닷은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곧 알게 될 것이었다.



사막의 언어
열다섯 살이 된 알모닷은 이제 청년이 되어 있었다. 그는 형제들 중 가장 먼저 태어난 만큼, 아버지로부터 특별한 기대를 받았다.
어느 날, 욕단은 알모닷을 불러 말했다.
"아들아, 우리는 새로운 땅에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이 땅의 이름이 없고, 이곳의 언어도 없다."
"무슨 말씀이신지..."
"우리 조상들은 바벨에서 흩어졌을 때 각자의 언어를 받았다. 하지만 이 사막에는 우리만의 말이 필요하다. 모래바람의 방향을 설명하는 말, 오아시스까지의 거리를 재는 법, 별을 보고 길을 찾는 지혜를."
욕단은 알모닷에게 임무를 주었다. 이 새로운 땅의 언어를 만들어내는 것.
알모닷은 매일 사막을 거닐며 관찰했다. 모래의 종류, 바람의 성질, 낙타의 습성, 물이 고이는 곳의 특징. 그는 각각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다.
"카말(kamal) - 사막의 배, 우리의 낙타"
"사하라(sahara) - 끝없는 황야"
"바다위(badawi) - 사막의 사람, 유목하는 자"
그의 형제들이 하나둘 태어날 때마다, 알모닷은 그들에게 이 새로운 언어를 가르쳤다. 셀렙, 하살마웻, 예라... 열세 명의 형제들은 알모닷을 통해 사막의 지혜를 배웠다.




첫 번째 우물
스무 살이 되던 해, 극심한 가뭄이 찾아왔다. 가문은 마지막 오아시스마저 말라가는 것을 목격했다.
"아버지, 우리가 잘못 선택한 것 아닙니까? 북쪽 형님 벨렉의 땅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동생 셀렙이 절망하며 말했다. 하지만 알모닷은 다르게 생각했다.
"아니다. 조상들께서 말씀하셨다. 물은 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아래에도 있다고."
알모닷은 밤낮으로 땅을 관찰했다. 어디에 나무가 더 푸른지, 어디에 동물들이 모이는지, 어디의 땅이 더 축축한지.
마침내 그는 한 장소를 가리켰다.
"여기를 파십시오."
사람들은 의아해했다. 그곳은 다른 곳과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였다. 하지만 욕단은 아들을 믿었다.
삼 일을 팠다. 사 일을 팠다. 형제들은 지쳐갔다.
"형님, 이제 그만..."
다섯째 날 새벽, 한 형제의 곡괭이가 축축한 모래를 뚫고 들어갔다. 그리고 물이 솟아올랐다.
"물이다! 물이 나왔다!"
그날 밤, 가문 전체가 그 우물가에 모였다. 욕단은 알모닷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아들아, 네가 오늘 한 일은 단순히 물을 찾은 것이 아니다. 네가 우리 후손들이 이 땅에서 살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그 우물은 '알모닷의 우물'이라 불리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첫 번째 우물이었지만, 마지막은 아니었다.


대상로의 탄생
세월이 흐르고 알모닷은 결혼하여 자신의 가정을 꾸렸다. 그의 아내 레일라는 북쪽에서 온 여인이었다.
"당신의 사람들은 북쪽에 무엇을 가지고 있나요?" 알모닷이 물었다.
"곡식, 기름, 포도주... 그리고 청동과 철로 만든 도구들이요."
"우리에게는 유향과 몰약이 있소. 이 나무들은 오직 이 남쪽 땅에서만 자라나오."
알모닷의 눈이 빛났다. 그는 형제들을 모았다.
"형제들이여, 들으시오. 북쪽 사람들은 우리가 가진 것을 원하고, 우리는 그들이 가진 것이 필요하오. 우리가 그 사이를 연결하면 어떻겠소?"
"하지만 형님, 그 거리가 얼마나 먼데요? 그리고 사막은 위험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우리가 필요한 것이오. 우리는 이 사막을 아오. 우물의 위치를, 안전한 길을, 별을 보고 방향을 찾는 법을."
이렇게 첫 번째 대상(caravan)이 조직되었다. 알모닷이 이끄는 낙타 무리는 남쪽의 유향과 몰약을 싣고 북쪽으로 향했다.
여정은 험난했다. 모래폭풍이 그들을 덮쳤고, 도적들이 노렸으며, 물이 떨어질 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알모닷은 자신이 평생 배운 지혜로 무리를 이끌었다.
달이 두 번 차고 기울 때쯤, 그들은 북쪽의 도시에 도착했다. 사람들은 신기한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이 향기로운 수지는 무엇이오?"
"유향입니다. 신들께 드리는 제사에 태우면 하늘에 닿는 향기가 납니다."
상인들의 눈이 반짝였다. 거래가 성사되었고, 알모닷은 곡식과 도구, 직물을 가득 싣고 돌아왔다.
이것이 시작이었다. 후에 '유향의 길(Incense Route)'이라 불리게 될 위대한 교역로의 첫걸음.
제5장: 열세 개의 지파
욕단이 노년에 이르렀을 때, 그는 열세 명의 아들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 알모닷, 셀렙, 하살마웻, 예라, 하도람, 우살, 디글라, 오발, 아비마엘, 스바, 오빌, 하윌라, 요밥.
"아들들아, 이제 때가 되었다. 너희 각자가 자신의 땅을 찾아 떠날 시간이다."
형제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함께 자란 그들이 흩어진다는 것이 슬펐다.
욕단은 알모닷을 바라보았다.
"알모닷, 너는 맏아들로서 형제들을 이끌어 왔다. 이제 그들에게 마지막 선물을 주어라."
알모닷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평생 모아온 지혜를 형제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셀렙에게는 산악 지대의 비밀을.
하살마웻에게는 해안 항구의 지식을.
예라에게는 숲과 골짜기의 이해를.
각 형제는 자신만의 영역을 받았고, 그곳에서 부족을 이루었다. 하지만 그들은 알모닷이 만든 교역로를 통해 계속 연결되어 있었다.
"형님, 우리는 비록 떨어져 있어도 하나입니다." 막내 요밥이 말했다.
"그렇다. 우리는 욕단의 아들들이고, 셈의 후손이며, 노아의 자손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남쪽 땅의 첫 번째 사람들이다."

마지막 여정
알모닷이 칠십 세가 되었을 때, 그는 자신의 아들들과 손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그의 후손들은 이미 수백 명에 이르렀다.
어느 날 저녁, 그는 가장 큰 손자를 불렀다.
"얘야, 나와 함께 걷자꾸나."
그들은 오래된 언덕에 올랐다. 그곳에서 사막이 한눈에 보였다.
"할아버지, 사막이 너무 크고 무서워 보여요."
"그렇게 보이지? 하지만 내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더 무서웠단다. 아무것도 없었고, 아무도 없었지."
"지금은 다르잖아요."
"그렇다. 이제 우물들이 있고, 길들이 있고, 마을들이 있고, 사람들이 있다. 우리가 만든 것들이다."
알모닷은 주머니에서 작은 돌을 꺼냈다. 그것은 그가 처음 파낸 우물에서 가져온 것이었다.
"이것을 너에게 준다. 이것은 시작을 기억하게 해줄 것이다. 네가 아무리 많은 것을 이루어도, 한때는 아무것도 없었다는 것을. 그리고 한 사람의 용기와 지혜가 얼마나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는지를."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두렵지 않으셨어요?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알모닷은 오랫동안 침묵했다.
"두려웠단다. 매일 밤이 두려웠지. 하지만 네 증조할아버지 욕단이 내게 말씀하셨지. '두려움은 잘못이 아니다. 두려움 때문에 시도하지 않는 것이 잘못이다'라고."
에필로그: 별들의 약속
알모닷은 편안히 눈을 감았다. 그의 주변에는 자녀들과 손자들, 증손자들이 모여 있었다.
그의 장례식 날, 열세 지파의 사람들이 모두 모였다. 그들은 알모닷이 처음 파낸 우물 옆에 기념비를 세웠다.
그날 밤, 하늘에는 별들이 가득했다.
욕단의 후손들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기억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주신 약속을. 그리고 알모닷이 그 약속의 첫 번째 열매였다는 것을.
사막 어딘가에서 대상이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낙타들의 방울 소리가 밤공기에 울렸다. 그들은 알모닷이 개척한 길을 따라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길은 수천 년 동안 계속될 것이었다.
저자의 말: 이 이야기는 성경의 짧은 기록(창세기 10:26)에서 영감을 받은 픽션입니다. 알모닷의 실제 삶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지만, 그와 그의 형제들이 아라비아 남부에 정착한 아랍 부족들의 조상이라는 학자들의 추정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더했습니다. 유향의 길, 사막의 지혜, 대상 무역 등은 실제로 고대 아라비아 반도에서 발전했던 문화적 요소들입니다.

월, 화, 수, 목, 금,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