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결단
아버지의 결단
1943년 가을, 계민은 아버지와 정혁진 삼촌의 비밀 대화를 엿듣게 되었다.
"형님, 거사를 앞당겨야 합니다."
"..."
"제 아들 계민도 징집 명단에 올랐습니다."
계민은 숨을 죽였다. 자신이 명단에?
"안 됩니다!"
이산갑의 목소리가 떨렸다.
"계민이를 보낼 수는 없습니다. 절대로."
"그렇기에 지금 행동해야 합니다, 형님."
계민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아부지!"
"계민아!"
"제가 명단에 올랐다고요?"
이산갑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하지만 걱정 마라. 아부지가..."
"아부지,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요?"
"뭐?"
"저도 함께 싸우고 싶어요. 아부지만 위험한 일을 하실 수는 없어요."
"안 돼!"
이산갑이 단호하게 말했다.
"너는 학문을 해야 하는 사람이야. 싸움은 우리 세대가 할 일이고."
"하지만..."
"계민아."
정혁진이 계민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네 아버지 말씀이 맞다. 너는 살아남아야 한다. 해방이 오면, 이 나라를 이끌어갈 사람이 필요하니까."
계민은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저만 안전하게 있을 수는 없어요..."
"계민아, 네가 안전한 것이 우리에게는 가장 큰 힘이 된단다."
이산갑이 아들을 안았다.
"그러니 아부지를 믿고 기다려라. 반드시 살아 돌아올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