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164)

첫 문장의떨림

by 이 범

"첫 문장의 떨림"

“소연 님, 다들 도착했어요.”
청년은 설레는 얼굴로 말했다.
책방 한켠엔 작은 테이블과 노트,
그리고 참가자들의 이름이 적힌 카드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첫 워크숍 참가자는 젊은 여성이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노트를 펼치며 말했다.
“처음이라 많이 떨려요.
하지만…
이 공간이 저를 안아주는 것 같아서
용기 내봤어요.”

소연은 따뜻한 미소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마음이면 충분해요.
책방은 그런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준혁은 커피를 내리며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의 눈빛엔 조용한 감동과
책방이 품어가는 새로운 흐름에 대한 기대가 담겨 있었다.

그날, 책방은 평소보다 더 따뜻했다.
참가자들의 목소리,
그들이 꺼낸 첫 문장들,
그리고 그 문장 사이에 흐르는 온기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소연은 노트를 펼쳐
한 문장을 적었다.

> “첫 문장의 떨림은
> 마음을 꺼내는 용기에서 시작된다.”

저녁이 되어 워크숍이 마무리된 뒤,
소연은 창가에 앉아 말했다.
“준혁아,
오늘은 책방이
사람들의 시작을 품은 자리였어요.
그게 참… 아름다웠어요.”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소연아,
그 시작들이 이어져서
책방이 더 깊어지고 있어.
그리고 그 중심엔…
늘 너와 내가 있어.”

밖은 초가을의 바람이 창을 흔들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기타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첫 문장의 떨림 속에서
서로의 감정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계절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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