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167)

다음 장을 그리는 마음

by 이 범

"다음 장을 그리는 마음"

“소연 님, 확장 공간 후보지 리스트입니다.”
청년은 조심스럽게 서류를 내밀었다.
“지금 책방과 너무 멀지 않으면서도
조용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가진 곳들이에요.”

소연은 서류를 넘기며 말했다.
“책방이 커진다는 건
단순히 공간이 넓어진다는 게 아니라
우리가 품는 마음도 더 깊어져야 한다는 뜻이에요.”

준혁은 커피를 내리며
그 대화를 지켜보았다.
그의 눈빛엔 조용한 설렘과
책방의 다음 장을 함께 그려나가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었다.

그날, 책방은 평소보다 더 고요했다.
확장에 대한 이야기가 조심스럽게 오갔고,
두 사람은 그 속에서
책방의 본질을 지키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다.

소연은 노트를 펼쳐
한 문장을 적었다.

> “다음 장을 그리는 마음은
> 지금의 온기를 잃지 않으려는 다짐에서 시작된다.”

저녁이 되어 회의가 마무리된 뒤,
소연은 창가에 앉아 말했다.
“준혁아,
책방이 자라난다는 건
우리도 함께 자란다는 뜻 같아요.
조금은 두렵지만…
당신이 있어서 괜찮아요.”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소연아,
우리가 지켜온 마음을 잊지 않는다면
어디든 책방이 될 수 있어.
그리고 그 중심엔…
늘 너와 내가 있어.”

밖은 초가을의 바람이 창을 흔들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현악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다음 장을 그리는 마음 속에서
서로의 감정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계절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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