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의 십자가
스바의 아내: 김태희 (Kim Tae-hee)
年齡: 36세
出身: 環境運動家
學歷: 서울大 環境工學, MIT 再生에너지 碩士
職業: Green Energy Korea 代表
性格: 理想主義者, 熱情的
子女: 딸 2명 (7세, 4세)
特徵: 스바의 에너지 事業에 環境的 價値 부여. 典型的인 MZ世代 環境主義者
녹색의 십자가
김태희는 서울대 환경공학과 4학년 봄날, 처음 그를 만났다. 대학로 한 작은 카페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에너지 포럼'이었다. 스물넷의 그녀는 마이크를 쥐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는 지구를 빌려 쓰고 있는 겁니다. 다음 세대에게 돌려줘야 할 것을요."
청중 사이에 앉아 있던 한 남자가 박수를 쳤다. 다른 이들보다 조금 늦게, 하지만 가장 오래. 그가 바로 스바였다. 당시 서른이었던 그는 막 중동에서 돌아온 에너지 엔지니어였다.
포럼이 끝나고 스바가 다가왔다.
"태양광 패널의 효율성에 대한 당신 의견, 흥미로웠어요. 하지만 현실은 좀 다릅니다."
태희는 눈살을 찌푸렸다. "현실이요? 현실이 이대로 가면 지구 평균기온이 2도 상승할 건데요."
"알아요.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상만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기술입니다."
그렇게 시작된 논쟁은 카페 문을 닫을 때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그 다음날도, 그 다음 주도. 어느새 논쟁은 대화가 되었고, 대화는 데이트가 되었다.
2년 뒤, 태희는 MIT에서 재생에너지 석사과정 합격 통지를 받았다. 스바는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가세요. 당신의 꿈을 이루세요. 난 여기서 기다릴게요."
"바보. 장거리 연애 같은 거 못 견딘다며?"
"당신이라면 견딜 수 있어요."
보스턴에서의 2년은 태희를 변화시켰다. 그녀는 단순한 환경운동가가 아니라, 기술과 이상을 결합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되었다. 졸업하던 날, 스바가 찰스 강변에 나타났다. 그의 손에는 반지가 있었다.
"태양광 패널처럼 빛나는 당신과 평생을 함께하고 싶어요."
결혼식은 작고 소박했다. 태희의 고집으로 일회용품 하나 없는, 완전히 친환경적인 결혼식이었다. 하객들은 나무로 만든 접시에 유기농 음식을 담아 먹었고, 축의금 대신 나무 한 그루씩을 심었다.
"당신과 결혼한 건지, 지구와 결혼한 건지 모르겠어요." 스바가 웃으며 말했다.
"둘 다예요. 패키지 딜이에요." 태희도 웃었다.
결혼 3년 차, 첫 딸 지우가 태어났다. 태희는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작은 환경 컨설팅 회사에서 일했다. 스바는 에너지 기업의 중간 관리자로 승진했지만, 그의 회사는 여전히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었다.
"당신 회사가 추진하는 석탄발전소 프로젝트, 정말 하는 거예요?" 태희가 물었다.
스바는 노트북을 덮으며 한숨을 쉬었다. "태희, 나도 알아요. 하지만 당장 수백만 명에게 전기를 공급해야 해요. 재생에너지만으론 부족합니다."
"부족한 게 아니라 투자를 안 하는 거죠!"
"현실을 봐요. 재생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알아요?"
그날 밤, 둘은 처음으로 등을 돌리고 잤다.
태희는 자신의 길을 가기로 했다. 그녀는 회사를 그만두고 'Green Energy Korea'를 설립했다. 작은 사무실 하나, 직원 세 명으로 시작한 스타트업이었다. 목표는 명확했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보급률을 10년 내에 50%까지 끌어올리는 것.
"미쳤어요?" 투자자들이 물었다.
"아니요, 절실한 거예요." 태희는 대답했다.
스바는 아내를 말리지 않았다. 대신 조용히 그녀의 사업계획서를 검토해주고, 밤늦게까지 재무제표를 함께 정리했다. 의견은 달랐지만, 사랑은 여전했다.
둘째 딸 하늘이가 태어난 해, 태희의 회사는 첫 번째 대형 프로젝트를 따냈다. 경기도의 한 중소도시 전체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일이었다. 그녀는 임신 7개월의 몸으로 현장을 뛰어다녔다.
"태희, 좀 쉬어요." 스바가 걱정했다.
"괜찮아요. 이 아이도 엄마가 뭘 하는지 배우는 거예요."
하늘이는 예정일보다 2주 일찍 태어났다. 태희가 태양광 패널 준공식에 참석했다가 진통이 온 것이다. 스바는 회의 중이었지만 모든 걸 집어던지고 달려왔다.
"당신은 정말... 미친 사람이에요." 스바가 땀범벅이 된 아내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미친 여자와 결혼한 당신은 뭐예요?" 태희가 힘겹게 웃었다.
하늘이는 건강하게 태어났다. 그리고 바로 그날, 태희의 프로젝트가 환경부 장관상을 받았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딸들이 7세와 4세가 되던 해, 위기가 찾아왔다.
스바의 회사가 대규모 천연가스 발전소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그리고 스바가 그 프로젝트의 총괄 책임자로 임명되었다. 승진이자 인정이었다. 하지만 태희에게는 배신이었다.
"어떻게 그걸 받을 수가 있어요?" 태희의 목소리가 떨렸다.
"태희, 이건 내 커리어에서 가장 큰 기회예요. 그리고 천연가스는 석탄보다 훨씬 깨끗해요."
"덜 더러운 것과 깨끗한 건 달라요!"
"당신은 항상 이래요. 흑백논리로만 세상을 봐요.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요!"
"제 남편이 지구를 죽이는 일에 앞장서는데 어떻게 침묵해요?"
그날 밤, 스바는 집을 나갔다. 호텔에서 일주일을 보냈다. 딸들은 아빠가 어디 갔냐고 물었고, 태희는 대답할 수 없었다.
일주일 후, 태희의 회사로 한 통의 제안서가 날아들었다. 스바의 천연가스 발전소 프로젝트에 재생에너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접목하는 것. 제안자는 스바였다.
태희는 제안서를 읽고 또 읽었다. 그것은 타협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한 걸음 전진이기도 했다. 천연가스 의존도를 30% 줄이고, 그 자리를 태양광과 풍력으로 채우는 계획.
"완벽하지 않아요." 스바가 사무실로 찾아와 말했다. "하지만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최선이에요. 함께해 줄래요?"
태희는 오랫동안 침묵했다. 창밖으로 서울의 스모그 낀 하늘이 보였다. 이상적인 세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것이 현실이었다.
"조건이 있어요." 태희가 말했다. "5년 내에 재생에너지 비율을 50%로 올려요. 10년 내엔 100%."
"불가능해요."
"그럼 거래 없어요."
스바는 웃었다. 처음 만났던 그날, 대학로 카페에서 논쟁하던 그 여자가 여기 있었다.
"좋아요. 해보죠. 함께."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태희의 회사와 스바의 회사가 협력했다. 쉽지 않았다. 기술적 난제들이 산적했고, 투자자들은 회의적이었다. 태희는 밤낮없이 일했고, 스바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날 밤, 7살 지우가 물었다. "엄마, 아빠는 왜 맨날 싸워요?"
태희는 딸을 안아주며 말했다. "싸우는 게 아니라 함께 문제를 풀고 있는 거야."
"근데 목소리가 커요."
"그건... 엄마 아빠가 둘 다 열정적이어서 그래."
"열정이 뭐예요?"
태희는 웃었다. "네가 좋아하는 것을 정말정말 좋아하는 마음이야."
"그럼 엄마는 나무를 열정해요?"
"응. 그리고 너희들도. 너희들에게 깨끗한 세상을 물려주고 싶어서 엄마는 이 일을 하는 거야."
지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엄마의 진심은 느낄 수 있었다.
프로젝트 착공 2년 차, 첫 번째 하이브리드 발전소가 완공되었다. 천연가스 60%, 태양광 25%, 풍력 15%의 비율이었다. 목표했던 50%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기존 화석연료 발전소보다 탄소배출량을 40% 줄인 성과였다.
준공식 날, 태희와 스바는 나란히 서 있었다. 기자들이 물었다.
"부부가 함께 일하는 게 어때요?"
태희가 먼저 대답했다. "끔찍해요. 매일 싸워요."
기자들이 웃었다. 스바가 덧붙였다. "하지만 같은 방향을 보고 싸우니까 괜찮아요."
"같은 방향이요?"
"더 나은 미래요." 태희가 말했다. "방법은 다를 수 있어요. 제 남편은 현실주의자고, 전 이상주의자죠. 하지만 우리 딸들이 숨 쉴 공기, 마실 물, 살아갈 지구를 지키고 싶다는 목표는 같아요."
그날 저녁, 네 식구는 한강변에 앉아 치킨을 먹었다. 물론 태희의 고집으로 종이 포장에 나무 포크를 사용했다.
"엄마, 저 발전소가 우리가 만든 거예요?" 지우가 물었다.
"응. 엄마랑 아빠가 함께 만들었어."
"멋있다!" 4살 하늘이가 박수쳤다.
스바가 태희의 손을 잡았다. "미안해요. 당신이 원하는 100% 재생에너지는 아니어서."
태희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당신 말이 맞았어요. 한 번에 모든 걸 바꿀 순 없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언젠가는 100%도 가능하겠죠."
"약속해요?"
"약속해요."
그들은 손가락을 걸었다. 딸들도 따라서 손가락을 걸었다. 네 사람의 새끼손가락이 얽혔다.
한강 너머로 해가 지고 있었다. 그리고 저 멀리, 그들이 만든 발전소의 풍력 터빈이 천천히 돌아가고 있었다. 완벽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제보다는 나았다.
5년 후, Green Energy Korea는 한국 재생에너지 시장의 선두주자가 되었다. 스바는 회사를 옮겨 재생에너지 전문 기업의 CEO가 되었다. 그들의 두 번째 프로젝트는 재생에너지 비율 70%를 달성했다.
12살이 된 지우는 학교에서 환경 동아리를 만들었다. 9살 하늘이는 '나무 심기 대회'에서 1등을 했다.
어느 토요일 오후, 가족은 함께 나무를 심으러 갔다. 서울 근교의 한 야산이었다.
"이 나무가 다 자라면 난 몇 살이 돼요?" 지우가 물었다.
"한 30년쯤 걸리니까... 마흔둘?" 태희가 계산했다.
"우와, 엄마만큼 늙는 거네요!"
"야, 이것아!" 태희가 웃으며 딸을 쫓아갔다.
스바는 하늘이와 함께 열심히 땅을 팠다. 땀이 흘렀지만 기분이 좋았다.
"아빠, 이 나무는 이름이 뭐예요?"
"소나무야."
"왜 소나무예요?"
"글쎄... 옛날부터 그렇게 불렀대."
"난 이 나무 이름을 '희망이'로 할래요."
스바는 딸을 안아 올렸다. "좋은 이름이다."
나무를 다 심고, 네 사람은 잔디밭에 누워 하늘을 보았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이었다.
"당신과 결혼하길 잘했어요." 스바가 말했다.
"갑자기 왜요?"
"당신이 아니었으면 난 그냥 평범한 엔지니어로 살았을 거예요. 월급 받고, 승진하고, 은퇴하고. 하지만 당신 덕분에 난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어요."
태희는 남편의 손을 꼭 잡았다. "나도요. 당신이 아니었으면 전 그냥 이상만 외치는 운동가로 남았을 거예요. 현실을 바꾸는 법을 당신한테 배웠어요."
"그럼 우린 서로를 완성시킨 거네요."
"아직 완성은 아니에요. 아직 할 일이 많아요."
"그렇죠. 100% 재생에너지, 탄소 제로, 지속가능한 미래..."
"하나씩 해요. 천천히. 함께."
하늘에서 새 한 마리가 날아갔다. 자유롭게, 깨끗한 공기를 가르며.
36세의 김태희는 남편과 두 딸 옆에 누워, 자신이 꿈꾸던 미래가 조금씩 현실이 되어가고 있음을 느꼈다. 완벽하지 않았다. 여전히 싸워야 할 것들이 많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한, 희망은 있었다.
"엄마." 지우가 불렀다.
"응?"
"나도 커서 엄마처럼 지구를 지키는 사람이 될 거예요."
태희의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그래. 엄마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나도!" 하늘이가 외쳤다.
"너희 둘이면 엄마 아빠보다 천 배는 잘하겠다." 스바가 웃었다.
바람이 불었다. 방금 심은 소나무 묘목이 흔들렸다. 아직은 작고 연약했지만, 언젠가는 하늘을 찌를 만큼 자랄 것이다. 희망처럼. 사랑처럼. 그들의 내일처럼.
김태희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꿈꾸었다. 딸들이 살아갈 세상. 태양과 바람으로 움직이는 세상. 나무가 숨 쉬고, 강물이 맑고, 하늘이 파란 세상.
그 꿈을 위해, 그녀는 내일도 싸울 것이다. 남편과 때로는 다투고, 때로는 손잡고. 하지만 항상 같은 방향을 향해.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녹색의 미래를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