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5년, 도쿄.
2055년, 도쿄.
선우민준은 60세가 되었다. 선우다나카 테크놀로지 회장으로서 20년을 일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다나카 가문의 지분이 여전히 55%였고, 선우그룹의 지분은 45%였다. 민준은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었지만, 최종 결정권은 다나카 가문에 있었다.
어느 날, 이사회에서 충돌이 일어났다.
"선우 회장, 당신의 AI 윤리 가이드라인 때문에 중국 시장 진출이 막혔습니다!" 다나카 가문의 친척 이사 하나가 항의했다.
"윤리를 타협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수조 원의 시장을 포기하는 겁니다!"
"돈이 전부는 아닙니다."
"당신은 외부인입니다! 이 회사의 본래 주인은 다나카 가문입니다!"
민준은 참았다. 하지만 가슴이 답답했다.
회의 후, 레이코가 민준을 찾아왔다.
"민준, 괜찮아요?"
"괜찮지 않아요, 레이코. 저는 20년간 이 회사를 위해 헌신했어요. 하지만 여전히 외부인 취급을 받네요."
"친척들이 문제예요.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는 감히 그러지 못했는데..."
민준은 창밖을 바라봤다.
"레이코, 저는 결심했어요. 지분을 늘려야겠어요."
"어떻게요? 다나카 가문은 절대 지분을 팔지 않을 거예요."
"다른 방법이 있어요."
민준은 평창 새벽터를 떠올렸다. 야곱의 이야기를. 라반의 집에서 일하며 지혜롭게 재산을 모은 이야기를.
'나도 할 수 있어. 정직하게, 하지만 지혜롭게.'
민준은 조용히 계획을 세웠다.
선우다나카 테크놀로지는 매년 수익의 일부를 신기술 개발에 재투자했다. 민준은 이 구조를 이용하기로 했다.
그는 새로운 자회사 설립을 제안했다.
"이사회 여러분, '선우다나카 AI 연구소'를 독립 법인으로 설립하고자 합니다."
"왜 독립 법인으로 만듭니까?" 한 이사가 물었다.
"유연성 때문입니다. 연구는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합니다. 모회사의 복잡한 이사회 구조에서는 속도가 느립니다."
"지분 구조는 어떻게 됩니까?"
"모회사가 70%, 나머지 30%는 연구소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으로 제공합니다. 인재 유치를 위해서요."
이사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합리적인 제안이었다.
"그리고 제가 연구소 대표를 겸임하겠습니다."
"좋습니다. 승인합니다."
민준은 미소 지었다. 첫 단계 완료.
선우다나카 AI 연구소가 설립되었다.
민준은 세계 최고의 인재들을 영입했다. MIT, 스탠포드, 도쿄대 출신의 천재들.
그들에게 후한 스톡옵션을 제공했다.
"여러분, 이 연구소의 30%는 여러분 것입니다. 우리가 성공하면, 여러분도 부자가 됩니다."
연구원들의 눈이 반짝였다.
민준은 그들에게 자유를 주었다.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게.
그 결과, 혁신적인 기술들이 쏟아졌다.
차세대 AI 칩: 기존보다 10배 빠른 처리 속도
양자 컴퓨팅 알고리즘: 불가능했던 계산들 가능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생각만으로 기기 제어
이 기술들은 모회사인 선우다나카 테크놀로지에 라이선스로 제공되었다.
매년 수천억 원의 로열티가 연구소로 흘러들어왔다.
연구소의 가치는 급상승했다.
2년 만에, 연구소의 기업 가치는 5조 원을 넘어섰다.
민준은 두 번째 단계를 시작했다.
그는 조용히 연구소 직원들의 스톡옵션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김 박사님, 혹시 옵션을 현금화하고 싶으시면 제가 사드리겠습니다."
"정말요? 얼마에요?"
"시장가보다 20% 높게 드리겠습니다."
"좋습니다!"
한 명, 두 명, 열 명.
3년 동안, 민준은 연구소 지분 30% 중 25%를 매입했다.
개인 자산을 모두 투입했다. 심지어 대출까지 받았다.
레이코가 걱정했다. "민준, 너무 위험해요. 빚까지 내면서..."
"믿어요, 레이코. 이것은 투자예요."
"하지만..."
"야곱도 라반의 집에서 14년을 일했어요. 그리고 지혜롭게 자신의 재산을 모았죠. 저도 할 수 있어요."
2060년, 선우다나카 AI 연구소의 혁신적인 기술이 빛을 발했다.
차세대 AI 칩이 애플, 구글, 아마존에 공급되기 시작했다.
연간 매출이 10조 원을 돌파했다.
연구소의 기업 가치는 50조 원으로 평가되었다.
모회사 선우다나카 테크놀로지(30조 원)보다 더 가치 있는 회사가 된 것이다.
이사회가 소집되었다.
"선우 회장, 연구소를 상장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한 이사가 제안했다.
"상장이요?"
"예. 연구소의 가치가 너무 커졌습니다. 상장하면 모회사도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민준은 속으로 미소 지었다. 바로 이것을 기다렸다.
"좋습니다. 상장을 추진하겠습니다."
2061년, 선우다나카 AI 연구소가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었다.
첫날 주가가 50% 급등했다.
모회사가 보유한 70% 지분의 가치는 35조 원이 되었다.
하지만 민준이 개인적으로 보유한 25% 지분의 가치는 12.5조 원이 되었다.
순식간에 민준은 한국에서 손꼽히는 부자가 되었다.
더 중요한 것은 다음 단계였다.
민준은 모회사 이사회에 제안했다.
"이사회 여러분, 제가 모회사의 지분을 더 매입하고 싶습니다."
"무슨 말씀입니까?"
"저는 연구소 상장으로 상당한 자금을 확보했습니다. 이 자금으로 모회사 지분을 사고 싶습니다."
다나카 가문의 친척들이 웅성거렸다.
"우리는 팔지 않습니다!"
"물론입니다. 다나카 가문의 지분을 사겠다는 게 아닙니다." 민준이 미소 지었다. "시장에서 유통되는 소액주주들의 지분을 사겠다는 겁니다."
모회사 지분 구조는:
다나카 가문: 55%
선우그룹: 25%
소액주주: 20%
민준은 그 20%를 노린 것이다.
"그리고 선우그룹 본사와 협의하여, 그들이 보유한 25% 중 10%를 제게 넘기기로 했습니다."
형 태준이 화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맞습니다. 민준이가 평생 헌신한 대가입니다. 선우그룹은 동의합니다."
민준은 계산했다.
소액주주 20% 매입
선우그룹에서 10% 양도
연구소를 통한 간접 지배력
실질적으로 민준은 모회사의 30%+를 확보하게 되었다.
여전히 다나카 가문(55%)보다 작았지만, 이제는 무시할 수 없는 지분이었다.
2062년, 새로운 이사회 구성.
민준: 30%
다나카 가문(레이코 포함): 55%
선우그룹 본사: 15%
레이코가 민준에게 다가왔다.
"민준, 당신 정말 대단해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어요?"
"성경에서 배웠어요. 야곱이 라반의 집에서 양 떼를 늘린 방법을요."
"양 떼요?"
"야곱은 라반과 약속했어요. '줄무늬 양, 얼룩진 양, 점박이 양은 제 것이고, 나머지는 당신 것'이라고요."
"그래서요?"
"라반은 '그런 양은 많지 않으니 손해 볼 일 없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야곱은 지혜롭게 그런 양들을 늘렸어요."
민준이 계속했다.
"저도 마찬가지예요. 연구소는 처음에 작았어요. 다나카 가문은 '모회사에 비하면 보잘것없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저는 연구소를 키웠어요. 그리고 그것으로 모회사 지분까지 확보했어요."
레이코가 웃었다. "당신은 현대판 야곱이군요."
"차이가 있어요."
"뭐가요?"
"야곱은 라반을 속였어요. 하지만 저는 속이지 않았어요. 모든 것을 공개적으로, 합법적으로 했어요."
"그게 더 대단한 거예요."
민준은 레이코의 손을 잡았다.
"레이코, 고마워요. 당신이 저를 믿어주지 않았으면 불가능했어요."
"우리는 팀이잖아요."
2065년, 민준은 선우다나카 테크놀로지 최대주주가 되었다.
어떻게?
레이코와 리나가 자신들의 다나카 가문 지분 일부를 민준에게 증여한 것이다.
"민준, 당신이 이 회사의 진짜 주인이에요." 레이코가 말했다.
"우리는 당신을 믿어요." 리나가 덧붙였다.
최종 지분 구조:
민준: 35%
레이코: 20%
다나카 가문 친척들: 15%
리나: 10%
선우그룹: 15%
기타: 5%
민준은 사실상 회사를 지배하게 되었다.
다나카 가문 친척들이 항의했다.
"이건 배신이다! 선우가 우리 회사를 빼앗아간다!"
하지만 레이코가 단호하게 말했다.
"이 회사는 선우 회장이 살렸어요. 20년 전 우리는 파산 직전이었어요. 누가 진짜 주인인지 생각해보세요."
친척들은 입을 다물었다.
2070년, 민준의 70세 생일.
선우다나카 테크놀로지는 세계 1위 AI 기업이 되었다.
시가총액 200조 원.
민준의 개인 재산은 70조 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민준은 교만하지 않았다.
생일 파티에서 그는 발표했다.
"저는 제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겠습니다."
청중이 숨을 죽였다.
"35조 원을 '선우다나카 재단'에 출연하겠습니다. AI 윤리 연구, 교육 지원, 빈곤 퇴치에 사용될 것입니다."
기립박수.
레이코가 일어났다. "저도 제 지분의 절반을 기부하겠습니다."
리나도 일어났다. "저도요."
형 태준이 화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민준아, 자랑스럽다. 너는 단순히 재산을 모은 게 아니라, 그것을 나누는 법을 배웠구나."
민준은 눈물을 흘렸다.
"형님, 저는 평창 새벽터에서 배웠어요. 받은 것의 10분의 1을 드리겠다고 약속했죠. 하지만 하느님께서 너무 많이 주셔서, 이제는 절반을 드려야 할 것 같아요."
그날 밤, 민준은 혼자 평창 새벽터를 찾았다.
바위 앞에 무릎을 꿇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20년 전 저는 이곳에 왔을 때 아무것도 없었어요. 직책도, 지분도, 권한도."
바람이 불었다.
"하지만 당신은 저에게 지혜를 주셨어요. 야곱처럼 라반의 집에서 일하며 제 것을 모으는 지혜를요."
소나무가 흔들렸다.
"하지만 저는 속이지 않았어요. 정직하게, 합법적으로, 투명하게 했어요. 그래도 당신은 축복하셨어요."
민준은 배낭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작은 나뭇가지였다.
"이것은 제가 연구소에서 가져온 겁니다. 저희가 개발한 AI 칩의 첫 프로토타입이에요."
그는 그것을 바위 옆에 놓았다.
"야곱이 물구유에 나뭇가지를 세운 것처럼, 저도 제 지혜의 도구를 여기 둡니다. 이것이 제 여정을 기억하게 해주세요."
그리고 기도했다.
"앞으로도 저를 인도해주세요. 재산은 이제 충분합니다. 하지만 지혜는 계속 필요합니다. 이 재산을 어떻게 선하게 사용할지 가르쳐주세요."
밤하늘에 별이 쏟아졌다.
민준은 평화를 느꼈다.
—끝—
에필로그
2090년, 민준의 장례식.
그는 100세를 살았다.
일곱 자녀가 관 앞에 섰다.
르우벤이 말했다.
"아버지는 지혜로운 사람이셨습니다. 야곱처럼 라반의 집에서 일하며, 정직하게 자신의 것을 모으셨습니다."
유다가 덧붙였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재산을 나누셨다는 겁니다. 70조 원을 사회에 환원하셨어요."
요셉이 말했다.
"아버지의 유언이 있습니다. '재산은 빌린 것이다. 하느님께서 주셨다가 거두어가신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다.'"
관이 평창 새벽터로 운구되었다.
그곳에 일곱 번째 돌이 놓였다.
민준의 재산 돌.
거기에는 이렇게 새겨졌다:
"지혜로운 번영
2040-2090
나는 빈손으로 왔다.
라반의 집에서 일했다.
야곱처럼 지혜롭게 내 것을 모았다.
하지만 속이지 않았다.
정직하게, 투명하게, 합법적으로.
하느님은 축복하셨다.
재산이 70조 원이 되었다.
하지만 그것을 쥐지 않았다.
절반을 돌려드렸다.
재산은 목적이 아니라 도구다.
선을 행하는 도구다.
당신도 지혜롭게 일하십시오.
그리고 나누십시오.
선우민준"
그 돌은 오늘도 새벽터에서
재산을 추구하는 모든 이에게
조용히 말을 건넨다.
"정직하게 모으십시오.
그리고 너그럽게 나누십시오.
그것이 진정한 번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