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해석의 끝
2123년 겨울, 선우그룹 이사회.
박민준(48세)의 꿈 해석이 끝났다.
"7년 호황, 7년 위기."
이사들이 웅성거렸다.
태민 회장(66세)이 손을 들어 조용히 시켰다.
"여러분, 박민준 이사장의 제안을 들어봅시다."
박민준이 일어섰다.
"회장님, 이사님들, 제안드립니다."
프레젠테이션이 시작되었다.
"첫째, 지금부터 한 사람이 선우그룹 전체를 총괄해야 합니다."
"14년간 일관되게 이 계획을 실행할 사람."
"둘째, 각 사업부에 감독관을 임명하십시오."
"호황기 7년 동안 수익의 20%를 의무적으로 비축하게 하십시오."
"셋째, 비축금을 중앙에서 관리하십시오."
"각 사업부가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넷째, 이 비축금은 7년 후 위기를 위한 것입니다."
"절대로 다른 용도로 쓰면 안 됩니다."
"그러면 우리 그룹은 위기에서 살아남을 것입니다."
한 이사가 손을 들었다.
"박 이사장님, 수익의 20%면 엄청난 금액인데요."
"맞습니다."
"그럼 성장이 둔화되는 거 아닙니까?"
"단기적으로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존입니다."
다른 이사가 물었다.
"그 총괄 책임자는 누구입니까?"
침묵.
태민이 말했다.
"박민준 이사장입니다."
"예?"
"박 이사장을 우리 선우그룹 부회장으로 모시겠습니다."
"미래전략 총괄 부회장. 14년 계획의 총책임자입니다."
박민준은 잠시 망설이다 대답했다.
"수락하겠습니다. 단, 전권을 주셔야 합니다."
"어떤 전권?"
"첫째, 각 사업부 감독관을 제가 임명합니다."
"둘째, 비축 계획을 제가 결정합니다."
"셋째, 14년간 이 계획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저에게 있습니다."
태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전권을 드리겠습니다."
"단 한 가지."
"무엇입니까?"
"저보다는 낮습니다. 저는 회장이니까요."
박민준이 미소 지었다.
"당연합니다, 회장님."
일주일 후, 취임식.
선우그룹 대강당.
5000명의 직원이 모였다.
태민이 단상에 올랐다.
"오늘 중대 발표를 하겠습니다."
"박민준 AI 윤리 재단 이사장을 우리 선우그룹 부회장으로 영입했습니다."
박수.
"박 부회장은 미래전략 총괄을 맡으실 것입니다."
"향후 14년간 우리 그룹의 생존 전략을 이끄실 것입니다."
태민이 상자를 열었다.
세 가지가 들어 있었다.
첫째, 인장 반지.
선우그룹 CI가 새겨진 백금 반지.
"이것은 부회장의 권한입니다."
태민이 박민준의 손에 반지를 끼웠다.
"이 반지가 있으면 그룹 내 모든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둘째, 특별 제작 정장.
최고급 이탈리아 수트.
"이것은 부회장의 신분입니다."
태민이 직접 재킷을 입혀줬다.
"이 옷을 입은 사람은 제 다음가는 권한자입니다."
셋째, 금 명패.
'선우그룹 부회장 박민준'이라고 새겨진.
"이것은 부회장의 정체성입니다."
태민이 명패를 달아줬다.
"이제 선우그룹 전체가 당신 손 아래 있습니다."
"제 허락 없이는 아무도 당신을 거스를 수 없습니다."
직원들이 일어나 박수를 쳤다
박민준이 단상으로 나왔다.
"존경하는 선우그룹 임직원 여러분."
"저는 오늘부터 14년 계획을 시작합니다."
"7년 준비, 7년 생존."
"쉽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이해하지 못할 결정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믿어주십시오."
"이것은 우리 모두의 생존을 위한 것입니다."
박민준이 화면을 켰다.
"오늘부터 각 사업부에 '미래전략 감독관'을 임명합니다."
화면에 20명의 이름이 떴다.
"이 감독관들은 각 사업부 수익의 20%를 비축할 것입니다."
"7년간."
"그리고 7년 후, 우리가 위기를 맞을 때 이 비축금으로 버틸 것입니다."
"누구도 해고하지 않고."
"누구도 포기하지 않고."
직원들이 숙연해졌다.
2124년, 첫 해.
박민준(49세)은 바빴다.
전국 사업장을 돌아다녔다.
"여러분, 제가 왜 여기 왔는지 아십니까?"
직원들이 웅성거렸다.
"여러분과 함께 준비하려고 왔습니다."
"7년 후의 위기를."
한 직원이 손을 들었다.
"부회장님, 정말 위기가 옵니까?"
"옵니다. 확실합니다."
"어떻게 확신하십니까?"
박민준이 설명했다.
"선우지안이 예측했습니다. 태민 회장님이 꿈을 꾸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하느님의 인도하심을 믿습니다."
"신뢰해주십시오."
첫 해, 박민준은 수익의 20%를 비축했다.
5000억 원.
이사들이 불평했다.
"이 돈으로 투자하면 1조 원을 만들 수 있는데!"
박민준은 흔들리지 않았다.
"아닙니다. 이것은 생명보험입니다."
2125년, 2년차.
1조 원 추가 비축.
총 1조 5000억 원.
주주들이 항의했다.
"배당을 늘려주십시오!"
"비축금을 풀어주십시오!"
박민준은 주주총회에서 말했다.
"7년 후, 여러분은 이 결정에 감사할 것입니다."
2126년, 3년차.
AI 호황이 본격화되었다.
다른 기업들은 미친 듯이 확장했다.
"선우그룹은 왜 안 커?"
"박민준 부회장이 보수적이야."
하지만 박민준은 계획대로 갔다.
1조 5000억 원 추가 비축.
총 3조 원.
2127년, 4년차.
박민준의 아들 므나쎄(6세)가 물었다.
"아빠, 사람들이 아빠 욕해요."
"무슨 욕?"
"너무 보수적이래요. 겁쟁이래요."
박민준이 아들을 안아 올렸다.
"므나쎄야, 아빠가 겁쟁이 맞아."
"정말요?"
"응. 아빠는 7년 후가 무서워. 그래서 준비하는 거야."
"용감한 사람은 준비 안 해요?"
"용감한 사람은 준비해. 무모한 사람은 준비 안 해."
므나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아빠는 용감한 거네요."
박민준이 웃었다.
"고마워, 므나쎄."
2130년, 7년차.
호황기 마지막 해.
박민준은 총 비축금을 발표했다.
"7조 원."
이사회가 놀랐다.
"7조요?"
"네. 7년간 매년 1조 원씩 쌓았습니다."
"엄청난 금액이군요."
"이것으로 우리는 7년을 버틸 수 있습니다."
한 이사가 물었다.
"부회장님, 그 7조 원을 어떻게 관리하십니까?"
"각 지역 본부에 분산 저장했습니다."
"왜요?"
"한 곳에 집중하면 위험합니다. 분산이 안전합니다."
박민준이 지도를 보여줬다.
"서울 본사에 2조."
"부산 지사에 1조."
"대구, 광주, 대전 각 1조씩."
"제주 재단에 1조."
"어디 하나가 무너져도 다른 곳이 살아남습니다."
태민(73세)이 감탄했다.
"박 부회장, 정말 치밀하시오."
"생존을 위해서는 당연합니다."
2131년.
호황이 끝났다.
정확히 박민준이 예측한 대로.
AI 시장이 둔화되기 시작했다.
다른 기업들이 당황했다.
"뭐지? 왜 성장이 멈췄지?"
하지만 선우그룹은 준비되어 있었다.
박민준이 전 직원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여러분, 7년간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위기가 시작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준비했습니다."
"7조 원의 비축금이 있습니다."
"우리는 한 명도 해고하지 않을 것입니다."
"7년간 버틸 것입니다."
"믿어주십시오."
직원들이 울었다.
"부회장님이 우리를 지켜주시는구나."
박민준(56세)은 그날 밤 평창 새벽터를 찾았다.
혼자.
"하느님, 7년이 지났습니다."
"제가 48세 때 시작했습니다."
"이제 56세가 되었습니다."
"7년간 비축했습니다."
"7조 원."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바람이 불었다.
"이제 7년을 버텨야 합니다."
"저를 인도해주십시오."
"흔들리지 않게."
"끝까지 가게."
별이 쏟아졌다.
하늘의 대답처럼.
박민준의 일기, 2131년 1월 1일:
"7년이 지났다.
48세에 시작해서 56세가 되었다.
청년에서 중년이 되었다.
7년간 쌓았다.
7조 원.
바다의 모래처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사람들이 욕했다.
'보수적이다.'
'겁쟁이다.'
'기회를 놓친다.'
하지만 나는 흔들리지 않았다.
지안의 지혜를 믿었기 때문이다.
태민 회장의 꿈을 믿었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인도하심을 믿었기 때문이다.
이제 위기가 시작된다.
7년간 버텨야 한다.
하지만 두렵지 않다.
준비했기 때문이다.
7조 원이 있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 함께하시기 때문이다.
므나쎄, 에프라임.
아빠가 너희를 지킬게.
소연, 여보.
당신도 지킬게.
선우그룹 5만 명.
여러분도 지킬게.
7년간.
끝까지.
하느님, 함께하소서.
아멘."
에필로그
2131년부터 2138년까지.
7년의 위기.
다른 AI 기업들이 무너졌다.
대량 해고.
파산.
매각.
하지만 선우그룹은 달랐다.
7조 원을 풀어 직원들을 지켰다.
기술 개발을 멈추지 않았다.
사회 공헌을 계속했다.
2138년, 위기가 끝났을 때.
선우그룹은 글로벌 1위가 되었다.
박민준(63세)은 은퇴를 발표했다.
"14년간 감사했습니다."
"이제 다음 세대에게 넘깁니다."
장남 므나쎄(17세)가 물었다.
"아빠, 14년간 힘들지 않았어요?"
박민준이 아들을 바라봤다.
"힘들었지. 하지만 보람 있었어."
"뭐가 가장 보람 있었어요?"
"한 명도 버리지 않은 것."
므나쎄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아빠처럼 할 거예요."
"고마워, 므나쎄."
평창 새벽터에 마지막 돌이 세워졌다.
"7조의 지혜"
거기에는 이렇게 새겨졌다:
"박민준의 14년
2124-2138
7년 쌓았다.
7조 원.
바다의 모래처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사람들이 욕했다.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흔들리지 않았다.
7년 후.
위기가 왔다.
하지만 우리는 준비되어 있었다.
7조 원이 있었다.
그리고 살아남았다.
한 명도 버리지 않고.
모두를 지켰다.
준비는 낭비가 아니다.
준비는 사랑이다.
미래를 위한 사랑.
사람들을 위한 사랑.
당신도 준비하라.
7년이 걸리든,
70년이 걸리든.
끝까지.
그것이 지혜다.
박민준
'7조를 쌓은 자'"
그 돌은 오늘도
미래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말을 건넨다.
"지금 쌓아라.
7년 후를 위해.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해도.
욕해도.
흔들리지 마라.
준비는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