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머무는 서당 (4)픽션

유배의바다

by seungbum lee


새벽 안개가 바다 위에 낮게 깔려 있었다.
나룻배 하나가 조용히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고 있었다.
배 위에는 세 사람이 타고 있었다.


두 명은 관군이었고, 가운데에는 손이 묶인 채 앉아 있는 윤도현이 있었다.
바다는 잔잔했지만 하늘은 잿빛이었다.
노를 젓던 뱃사공이 힐끗 윤도현을 바라보았다.


“선비 양반이 이런 길을 가게 될 줄은 몰랐겠지요.”
윤도현은 미소를 지었다.
“인생의 길이란 원래 알 수 없는 것이지요.”
관군이 비웃었다.


“그 입이 문제였지.”
윤도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멀어져 가는 육지를 바라보았다.
산이 희미하게 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그 산 어딘가에 서당이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지금쯤 글을 읽고 있을까.
윤도현은 눈을 감았다.
잠시 후 그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글은 사라지지 않는다.”
바람이 배를 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