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108)

두 자리의 리듬

by 이 범

"두 자리의 리듬"

“연재, 수락했어요.”
소연은 조용히 말했다.
책방 창가에 앉은 그녀의 눈빛엔
결심과 약간의 불안이 함께 깃들어 있었다.

준혁은 커피를 내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잘했어요, 소연 씨.
당신의 글은 더 넓은 곳으로 가야 해요.
책방은… 언제나 당신의 뿌리니까.”

그날, 책방은 평소보다 조금 더 분주했다.
소연은 오전엔 책방을 지키고,
오후엔 글을 쓰는 리듬을 만들기 시작했다.

노트엔 새로운 문장이 피어났다.

> “두 자리를 지킨다는 건
> 두 마음을 동시에 품는 일이다.”

하루가 끝날 무렵,
소연은 창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책방에 앉아 있으면
글이 더 진심으로 흘러나와요.
이 공간이… 나를 잊지 않게 해줘요.”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소연아,
너는 흔들릴 수 있어.
하지만 이 자리에서
다시 중심을 찾을 수 있다는 걸…
나는 믿어요.”

밖은 초가을의 바람이 창을 흔들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클래식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두 자리의 리듬 속에서
서로의 감정을 더 깊이 꺼내었고,
그 마음은 또 다른 계절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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