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
2156년 봄, 판교 선우 패밀리 타운.
태준 할아버지 장례 후 3개월.
박민준(80세)은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다.
할아버지를 보낸 충격.
80년의 삶이 쌓인 피로.
병원 침대에 누웠다.
며느리 소연(91세)은 이미 5년 전 세상을 떠났다.
이제 박민준에게 남은 것은 아들들뿐.
어느 날 저녁.
박민준은 므나쎄(34세)와 에프라임(32세)을 불렀다.
"아이들아, 아버지 곁으로 오너라."
두 아들이 병실로 왔다.
므나쎄는 선우건설 전무.
에프라임은 AI 윤리 재단 이사장.
둘 다 이미 중견 리더.
"아버지, 부르셨습니까?"
박민준이 두 아들을 바라봤다.
"나는 이제 곧 간다."
"아버지, 그런 말씀..."
"아니다. 나는 안다."
박민준이 몸을 일으켰다.
"너희에게 축복하고 싶구나."
"정식으로."
"조상들이 그랬던 것처럼."
므나쎄와 에프라임은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었다.
박민준이 손을 뻗었다.
박민준의 눈이 흐려졌다.
80세, 노환으로 시력이 약해졌다.
"누가 므나 세고 누가 에프라임이냐?"
"아버지, 제가 므나쎄입니다. 맏아들."
므나쎄가 아버지 오른쪽으로 갔다.
"저는 에프라임입니다."
에프라임이 왼쪽으로 갔다.
전통대로라면 오른손은 장남에게.
왼손은 차남에게.
박민준이 두 손을 뻗었다.
하지만...
오른손을 에프라임 머리에.
왼손을 므나쎄 머리에.
므나쎄가 놀랐다.
"아버지, 잠깐만요."
"왜 그러느냐?"
"제가 맏아들입니다."
"아버지 오른손은 제 머리에 얹으셔야 합니다."
므나쎄가 아버지 손을 옮기려 했다.
에프라임 머리에서 자기 머리로.
박민준이 손을 빼지 않았다.
"아들아, 나도 안다."
"너도 크게 될 것이다."
"선우건설을 이끌고."
"많은 건물을 짓고."
"많은 사람을 먹여 살릴 것이다."
므나쎄가 눈물을 흘렸다.
"그럼 왜 아버지는..."
박민준이 에프라임을 바라봤다.
"하지만 네 동생이 너보다 더 크게 될 것이다."
"그의 영향력이 온 나라에 미칠 것이다."
"아니, 온 세계에."
박민준이 축복을 시작했다.
먼저 므나쎄에게.
왼손을 머리에 얹고.
"하느님께서 너를 에프라임처럼 만들어 주시리라."
므나쎄가 멈칫했다.
'동생처럼?'
'내가 장남인데?'
하지만 아버지는 계속했다.
"므나쎄야, 너는 건축가가 될 것이다."
"아버지처럼 준비하는 자가 될 것이다."
"견고한 것을 세우는 자."
"사람들에게 집을 주고, 일터를 주고, 안식처를 줄 것이다."
"그것이 네 사명이다."
그리고 에프라임에게.
오른손을 머리에 얹고.
"하느님께서 너를 므나쎄처럼 만들어 주시리라."
에프라임도 혼란스러웠다.
'형처럼?'
'내가 차남인데?'
박민준이 설명했다.
"에프라임아, 너는 선지자가 될 것이다."
"증조할아버지 민준처럼."
"조카 지안처럼."
"이 시대에 하느님의 음성을 전할 것이다."
"기술과 윤리를."
"물질과 영성을."
"네 영향력이 온 세계에 미칠 것이다."
박민준이 두 아들을 함께 축복했다.
"앞으로 우리 선우 가문 사람들이 축복할 때 이렇게 말할 것이다."
"'하느님께서 너를 에프라임과 므나쎄처럼 만들어 주시리라.'"
"에프라임이 먼저."
"므나쎄가 나중에."
"이것이 하느님의 순서다."
므나쎄와 에프라임은 서로를 바라봤다.
놀라움.
혼란.
하지만 아버지를 신뢰했다.
"네, 아버지."
"감사합니다."
축복을 마치고.
박민준이 두 아들을 불렀다.
"아이들아, 나는 이제 곧 간다."
"아버지..."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너희와 함께 계실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너희를 조상들의 땅으로 데려가실 것이다."
"조상들의 땅이요?"
"평창 새벽 터다."
박민준이 설명했다.
"너희는 지금 판교에서 산다."
"일하고, 사랑하고, 섬긴다."
"하지만 언젠가 평창으로 돌아갈 것이다."
"나처럼."
"할아버지 태준처럼."
"그것이 우리의 운명이다."
박민준이 에프라임을 특별히 바라봤다.
"에프라임아."
"예, 아버지."
"너에게 하나 더 준다."
"무엇입니까?"
박민준이 서류 봉투를 꺼냈다.
"평창 새벽터 땅문서다."
"30만 평."
"형 므나쎄에게 판교를 주었다."
"선우건설 경영권과 함께."
"하지만 너에게는 평창을 준다."
"우리의 영적 유산을."
에프라임은 떨리는 손으로 문서를 받았다.
"아버지... 이건 너무 큰 것입니다."
"크지 않다. 이것이 네 사명이다."
"평창을 지키는 것."
"우리 가문의 성지를."
"그리고 그곳에서 다음 세대를 가르치는 것."
"하느님을 만나게 하는 것."
박민준이 므나쎄도 바라봤다.
"므나쎄야, 서운하지 않으냐?"
므나쎄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주신 판교로 충분합니다."
"그리고..."
므나쎄가 동생을 바라봤다.
"에프라임이 평창을 지키면, 저는 판교를 지키겠습니다."
"둘이 함께."
"형제가 함께."
박민준이 미소 지었다.
"그래, 그렇게 하여라."
"므나쎄는 현재를."
"에프라임은 영원을."
"둘이 함께 우리 가문을 지켜라."
에필로그
1주일 후.
2156년 4월 1일.
박민준이 세상을 떠났다.
80세.
에프라임이 곁에 있었다.
"아버지..."
박민준은 마지막으로 미소 지었다.
"평창에서... 만나자..."
"할아버지들... 지안 형... 모두 거기 계신다..."
"나도... 곧 가마..."
그리고 눈을 감았다.
장례식.
온 가족이 모였다.
그리고 박민준의 유언대로 평창 새벽터로 향했다.
므나쎄와 에프라임이 관을 직접 운구했다.
형제가 함께.
평창 새벽터.
선우민준, 태준 할아버지 옆에.
박민준이 묻혔다.
묘비:
"박민준
2075-2156
81세의 여정
14년을 준비한 자.
7조를 쌓은 자.
나라를 섬긴 자.
그리고 두 아들에게
역전된 축복을 준 자.
'에프라임이 므나쎄보다 크리라.'
하느님의 순서를 따른 자.
평창에서 영원히."
장례 후.
므나쎄와 에프라임은 아버지 묘 앞에 섰다.
"형, 우리 약속하자."
"무슨 약속?"
"아버지 말씀대로 살자."
"나는 판교를 지킬게. 현실을."
"나는 평창을 지킬게. 영성을."
"좋아. 약속하자."
두 형제가 악수했다.
34세와 32세.
차세대 리더들.
박민준의 유서
장례 후 발견된 편지.
므나쎄와 에프라임에게.
"사랑하는 아들들아,
너희가 이 편지를 읽을 때,
나는 이미 평창에 있을 것이다.
므나쎄야,
네가 서운해할까 걱정했다.
동생에게 오른손 축복을 주어서.
하지만 이해해 다오.
이것은 사랑의 차이가 아니다.
사명의 차이다.
너는 건축가다.
이 세대를 섬기는.
보이는 것을 세우는.
그것이 네 은사다.
에프라임은 선지자다.
다음 세대를 섬기는.
보이지 않는 것을 세우는.
그것이 그의 은사다.
둘 다 중요하다.
둘 다 필요하다.
므나쎄 없이는 판교가 무너진다.
에프라임 없이는 평창이 잊힌다.
둘이 함께 가거라.
형제로.
동역자로.
그리고 기억하거라.
하느님의 축복은 순서와 무관하다.
장자도, 차자도 모두 귀하다.
사랑한다, 아들들아.
평창에서 만나자.
아버지 박민준"
므나쎄와 에프라임은 편지를 읽고 울었다.
그리고 서로 껴안았다.
"형, 미안해. 내가 오른손 축복받아서..."
"아니야. 아버지 말씀이 맞아."
"우리는 다른 사명이 있어."
"그래. 함께 가자."
"함께."
평창 새벽터 - 새 비석
에프라임은 아버지 장례 후.
새 비석을 세웠다.
"역전된 축복"
거기에는:
"므나쎄와 에프라임
2156
아버지는 순서를 바꾸셨다.
오른손을 차남에게.
왼손을 장남에게.
'에프라임이 므나쎄보다 크리라.'
이것은 사랑의 차이가 아니다.
사명의 차이다.
므나쎄 - 현재를 섬기는 자.
판교를 세우는 자.
보이는 왕국의 건축가.
에프라임 - 미래를 섬기는 자.
평창을 지키는 자.
보이지 않는 왕국의 선지자.
둘 다 크다.
둘 다 귀하다.
둘 다 필요하다.
하느님의 축복은
출생 순서가 아니라
사명으로 정해진다.
당신도 차남인가?
낙심하지 마라.
당신도 장남인가?
교만하지 마라.
하느님께는
모두가 귀하다.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사명으로.
에프라임
2156년
아버지 박민준을 추모하며"
에프라임은 비석 앞에서 기도했다.
"아버지, 제 사명을 다하겠습니다."
"평창을 지키겠습니다."
"영원을 섬기겠습니다."
"형 므나쎄는 판교를 지킬 것입니다."
"현재를 섬길 것입니다."
"우리 둘이 함께."
"역전된 축복으로."
"아멘."
바람이 불었다.
아버지의 응답처럼.
새 시대가 시작되었다.
5대의 시대.
므나쎄와 에프라임의 시대